지난달 28일 오후, 미국 LA 코리아타운 인근에 있는 가든스위트 호텔이 평소보다 훨씬 북적거렸다. 주차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호텔을 한 바퀴 두를 정도로 밀려드는 차량 행렬에 호텔 관계자들이 놀란 얼굴로 뛰어나와 주변 정리를 하는 모습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에 없던 진풍경이 연출된 것은 이곳에서 열린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차량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바로 ‘커플 매칭 이벤트-사랑의 만남’이다. 커플닷넷이 지난 5월24일 뉴욕에 이어 진행한 글로벌 매칭이벤트의 두 번째 행사다.
뉴욕에서는 80명이 참가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더 많은 100명이 참가해 한인 싱글 만남 행사로는 미주 최대 규모로 열렸다. 현지 한국계 싱글들로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 현실화된 것이다.
커플닷넷은 한국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글로벌 브랜드다. 한국에서 선우는 34년 된 최초의 결혼정보회사로 널리 알려졌고, 브랜드 가치도 상당하다. 그러나 글로벌을 향한 이상을 이루기 위해 선우라는 브랜드를 포기하고, 커플닷넷으로 승부를 벌이고 있다.
‘사랑의 만남’은 커플닷넷이 글로벌 매칭을 본격화하는 출사표인 동시에 세계 곳곳에 진출해있는 한인 싱글들에게 배우자 만남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공익적인 목적도 있다.
3개월 넘게 미국에 머물면서 만남 행사를 준비해왔다. 미국에서 20년 이상 한인 싱글들을 만나고 있다. 결혼에 대한 열망은 큰데 현실적으로 만남 기회가 적어서 늘 목말라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훌륭한 부모들이 이제 자녀 결혼에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참가자의 60%는 한국어가 서툰 1.5세대들이다. 그런데도 한국계 만남에 참가한 데는 본인의 의지와 함께 부모의 바람도 작용했다. 한 남성 참가자의 80대 중반 아버지는 아들 편에 유기농 꿀과 과일 등을 보내왔다. 결혼이 늦어진 변호사 외아들에 대한 걱정, 그리고 이번 행사에 거는 아버지의 희망이 잘 느껴지는 일화다.
LA 사랑의 만남 행사는 현지 SNS 광고와 커플닷넷t 회원 중심으로 홍보가 됐는데, 참가인원 100명은 일찌감치 마감됐다.
만남은 스피드 데이트로 진행됐다. 스피드 데이트는 선우가 34년 전 세계 최초로 시작한 단체미팅으로 여러 명의 이성을 1대 1 로테이션으로 만나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8명의 이성을 차례로 만나고, 대화하면서 호감이 가는 이성과 명함, 연락처 또는 SNS 계정 등을 교환하게 된다.
한자리에서 8명을 만나는 비용이 200달러다. 결혼정보회사에서 1년 간 8명을 만나는데 3300달러에서 1만달러가 들고, 또 데이트 할 때 들어가는 비용까지 계산하면 스피드데이트는 효율성의 극대화라고 자부한다.
텍사스에서 비행기 결항으로 오지 못한 남성 1명을 제외한 99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만남이 시작됐다. 한 테이블에 남녀 10명이 교대로 앉고, 남녀가 서로 의자를 돌려서 마주 보고 15분씩 대화를 나눈 다음 남성이 좌석과 테이블을 이동하면서 만남을 가졌다.
중간에 짧은 휴식시간을 두 번 갖는 것 외에 3시간 동안 8명을 만나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힘든 과정이다. 그런데도 참가자들은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지친 기색 없이 대화에 열중했다.
그렇더라도 8명을 만나다 보면 다 기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다른 테이블에 있던 이성에게도 관심이 생길 수 있다. 스피드 데이팅은 이런 경우까지 고려했다.
온라인 커플닷넷에서 1주일 간 참가자들의 프로필을 확인하고 만남 신청을 하거나 받을 수 있고, 그 중 3명까지 연락처 교환이 가능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해 만남의 확률을 높인 이 과정이 중요하다. 선우의 최고도 IT 기술과 스피드 데이트를 결합시켜 K스피드 데이트, K매칭의 세계화가 이뤄졌다.
커플닷넷은 미주 만남행사의 성공을 계기로 내년에 LA에서 한인 뿐 아니라 영어권 싱글 1000명이 참가하는 대형 이벤트도 고려하고 있다.
커플닷넷이 진행하는 글로벌 매칭이벤트는 미국의 뉴욕과 LA를 시작으로 호주(7월26일), 일본(9월27일), 캐나다(10월25일)로 이어지며, 내년에 다시 뉴욕과 LA로 순회 일정이 잡혀있다.
한국에서는 서울 평창동의 카페 ‘커플닷넷’에서 매주 스피드 데이트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커플닷넷 대표 ceo@coupl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