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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 황금같은 기회 날려"..핵실험 입장 곧 결정

박현경 기자 입력 03.15.2019 04:42 AM 수정 03.15.2019 10:11 AM 조회 3,07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와 핵·미사일 시험 유예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조만간 결정을 내린다고 북한 고위 관리가 오늘(15일) 밝혔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오늘 평양에서 외신 기자들과 외국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긴급 회견을 열어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과 타협할 의도도, 이런 식의 협상을 할 생각이나 계획도 결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타스와 AP 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 타스 통신은 북한 지도부가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 중단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부상은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 중단을 계속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의 결정에 달렸다며 "짧은 기간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조만간 북한의 추가 행동을 발표할 공식 성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 부상은 북한이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대해 깊이 실망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회견에서 북한이 지난 15개월 동안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중단하는 등 변화를 보여준 것에 대해 미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타협을 하거나 대화를 이어갈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 부상은 김 위원장이 "미국의 기이한 협상 태도에 당혹스러웠다"고 전하면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때 "미국은 그들 스스로의 정치적 이해를 추구하느라 바빴지 결과를 내기 위한 진실한 의도를 갖고있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특히 당시 확대정상회담에 배석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보좌관이 비타협적인 요구를 하는 바람에 미국의 태도가 강경해졌다며 "이들이 적대감과 불신의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그 결과 정상회담이 의미있는 결과 없이 끝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상은 2차 미북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행정부 고위 참모들이 내놓은 발언들이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도 비판했다.

이는 볼턴 보좌관이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직후 미 언론에 잇따라 출연해 북한을 압박하는 발언을 계속한 것 등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최 부상은 미국이 지나치게 많은 요구를 했고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며 "분명한 것은 미국이 이번에 황금같은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상은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김 국무위원장은 '대체 무슨 이유로 우리가 다시 이런 기차 여행을 해야 하겠느냐'라고 말했다"고 전한 뒤 "미국의 강도 같은 태도는 결국 상황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에 우리는 미국이 우리와는 매우 다른 계산을 갖고 있음을 매우 분명히 이해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폼페이오 장관 등에 비해 대화에 좀 더 적극적이었다며 "두 최고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최 부상은 묘사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 개최 방침을 공표하며 극적으로 열린 양측의 비핵화 대화국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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