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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철사 덫' 폭발사건에 주민들 '공포' 커져

박현경 기자 입력 03.19.2018 09:37 AM 수정 03.19.2018 10:06 AM 조회 3,484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연쇄 소포 폭탄사건으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 속에 어제 또 폭발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앞선 3건의 사건과는 다른 점이 있는데요.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습니다.

박현경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다. 박기자,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1. 어제 사건정황부터 짚어보죠?!

네, 중부시간 어제 저녁 8시 30분쯤, LA시간으로 어제 오후 5시 30분쯤 오스틴 남서부 트래비스 컨추리라는 지역에서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올해 22살과 23살 남성 2명이 주변에서 폭발물이 터져 다쳤습니다.

이 사건으로 이들 남성 2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요,

크게 부상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2. 이미 오스틴 지역에서 연쇄 소포 폭발사건이 발생했었는데 어제 또 4번째 폭발사건이 일어난 것이네요?!

네, 그렇습니다.

이미 보도해드렸듯이 오스틴에서는 지난 2일과 12일 소포 폭탄이 터지는 사건이 3건 발생했었습니다.

이로 인해 주민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당했구요.

그런데 보름 만에 또 폭발사건이 발생하면서 사망자 2명, 부상자 3명으로 늘어났습니다.



3. 그런데 어제 폭발의 경우 이전의 폭발사건과는 좀 다른 부분이 있다구요? 어떤 점이 다릅니까?

네, 이전 사건들과는 다른 점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겠는데요.

먼저, 범행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앞선 세 사건은 알려진대로 주택 현관문 앞에 소포가 놓여있었구요.

그 소포를 열면 폭발하는 식이었습니다.

집 앞에 소포가 놓여져 있으니까 ‘뭐지?’하며 일단 열어봤는데 갑자기 폭발했죠.

소포 상자를 열면 스프링에 의해 뇌관이 터지는 일종의 파이프 폭탄 형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소포가 아니었습니다.

어제는 tripwire에 의한 폭발이었는데요.

이 tripwire라는 것이 어떤 거냐면, 눈에 잘 띄지 않는 철사를 덫처럼 놓아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 철사를 건드리면 연결된 상자 속의 폭발물이 터지는 방식입니다.

군사용어로는 인계철선이라고도 부르는 tripwire는 보행자나 차량이 철사를 건드리면 기폭 장치가 작동되는 수동식 폭파 기법입니다.

어제의 경우 주택가 옆 도로에 이런 철사 덫이 놓여졌구요.

그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남성 2명이 덫에 의해 피해를 당한 것이죠.



4. 어떻게 보면, 소포 폭탄보다도 이 철사 덫이 더 위험해 보이는데요?!

네, 맞습니다.

사실, 소포 폭탄도 당연히 위험하기는 하지만요.

이미 세 차례 폭발이 있었고, 경찰이 워낙 소포에 대한 주의를 당부해서 많은 주민들이 불안해하며 조금이라도 수상하면 신고했습니다.

만약 내가 주문한 물건이 아니거나 소포 받을 것이 없는데 소포가 왔으면 일단 의심부터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시간을 통해서도 전해드렸습니다만 세 번째 폭발이 있고 나서 실제로 단 하루 사이 150건 이상의 신고가 빗발쳤는데요.

그러니까 조심하면 소포 폭탄 피해를 조금은 예방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 ‘철사 덫’을 이용한 폭발사건을 살펴보면요.

지나가는 행인을 노린 방식입니다.

다시 말해, 길을 지나가는 누구나 타겟이 될 수 있고, 이는 조심할 수 조차 없다.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거리를 다니면서 tripwire가 설치돼있는지  일일히 다 살펴볼 수는 없는 것이지 않습니까?

결국 어제 tripwire, 철사 덫을 이용한 폭발사건으로 며칠 간 조금은 잠잠해졌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나도 폭발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공포에 떨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5. 어제 폭발사건이 이전 폭발 사건 3건과 다른 점 하나가 ‘범행 방식’이구요. 또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네, 바로 피해자의 인종인데요.

먼저 일어난 세 건의 폭발 사건 피해자들이 모두 유색인종이었죠.

앞선 피해자 중 숨진 39살 남성과 17살 학생은 둘 다 흑인이었습니다.

또 이들은 오스틴 지역 흑인 커뮤니티 지도자와 관련돼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피해자는 75살 히스패닉계 여성이었습니다.

이렇게 피해자들이 흑인과 히스패닉이다 보니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인종주의 또는 증오 범죄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여왔스빈다.

그런데 어제 사건의 피해자 2명은 모두 백인 남성이었습니다.

이게 앞서 언급한 tripwire에 의한 폭발이었기 때문에 물론 인종을 따져 범행을 저지를 수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요.

그래도 좀 눈에 띄는 부분이요.

이전 사건 3건은 모두 오스틴 동부에서 벌어진 것이었습니다.

이 오스틴 동부는 주로 흑인과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어제의 경우 오스틴에서 한참 떨어진 남서부에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이 오스틴 남서부 지역은 백인이 주로 거주합니다.

그러니까 생각해보면, Tripwire에 의한 폭발로 정확히 누구를 타겟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적어도 인종 범죄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경찰도 범행 방식과 피해자의 인종이 달라져 사건이 점점 미스테리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6. 그렇다면 혹시 어제 사건과 이전 3건의 사건들의 용의자가 서로 다를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경찰은 그렇게 보지는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늘 아침 기자회견에서 어제 사건 역시 이전 사건 3건과 동일범의 소행인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이언 맨리 오스틴 경찰국장은 "지난 2주간 일어난 폭발 사건의 연결선상에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tripwire 기폭 장치는 전혀 다른 수준의 기술이라면서 고도의 폭탄 제조 기술을 지닌 용의자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용의자를 파악하는데는 정보가 크게 부족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7. 용의자가 체포될 때까지, 또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인데 주민들이 어떻게 조심할 수 있을까요?

네, 정말 특별히 조심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그래서 경찰은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삼갈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수상한 것을 보면 반드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구요.

연쇄 폭발로 오스틴 시내 일부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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