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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보이’ 이상호, 스노보드 銀.. 한국스키 58년만에 첫 메달

주형석 기자 입력 02.24.2018 03:54 AM 조회 3,833
'배추보이' 이상호(23)가 스노보드를 타고 한국 스키 역사상 최초의 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상호는 한국시간 24일(토), LA 시간 어제(23일) 저녁,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게 0.43초 차이로 패해 준우승했다.  이상호는 예선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 25초 06을 기록해, 출전 선수 32명 가운데 3위로 여유 있게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 제도로 진행된 16강부터도 이상호의 기세는 거침 없었다. 

이상호는 16강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인 드미트리 사르셈바에프(OAR)를 0.54초 차로 제쳤고 8강에서는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을 역시 0.94초 차로 따돌렸다. 

가장 큰 고비는 준결승이었다. 

준결승 상대는 예선을 2위로 통과한 얀 코시르(슬로베니아)였다. 

평행대회전 경기는 예선 성적이 좋은 선수가 블루와 레드 코스 가운데 어느 쪽에서 달릴지 정할 수 있다. 

그런데 어제(23일) 경기에서는 유독 레드 코스의 승률이 높았고, 선택권이 있는 코시르는 당연히 레드 코스를 택했다. 

이상호는 코시르와 경기에서 레이스 중반까지 0.16초 차로 뒤져 3-4위전으로 밀려나는 듯했다. 

하지만, 막판 스퍼트에 성공하면서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인 불과 0.01초차로 코시를 앞질러 배추밭에서 처음으로 스노보드를 타던 소년이 올림픽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예선 1위였던 갈마리니(스위스)였다. 

갈마리니 역시 레드 코스를 택했고, 블루 코스에서 뛴 이상호는 초반 랩타임에서 0.45초 차이로 뒤졌다. 

중반까지 격차를 0.23초 차로 좁히며 다시 한번 역전 드라마 가능성까지 제시한 이상호는 하지만 결국 0.43초 차로 갈마리니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로 만족하게 됐다. 

이로써 1960년 스쿼밸리 대회부터한국 선수단이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시작한 이래,58년만에 처음으로 스키 종목에서 올림픽 시상대에 서게 됐다. 

강원도 사북 출신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탔던 이상호는그 때문에 ‘배추보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이상호는 지난해(2017년) 3월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따내월드컵 대화에서 한국 스키 첫 메달리스트가 된 선수다. 

그야말로, 한국 스키 역사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

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 스키에 첫 메달을 안긴 이상호는대한스키협회가 주는 올림픽 은메달 포상금 2억원도 받게 됐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스노보드를 타고 알파인 대회전 코스를 더 빨리 통과하는 선수가 이기는 경기다. 

예선 1, 2차 시기를 거쳐 상위 16명이 16강 경기부터 토너먼트로 순위를 정했다. 

16강 경기부터는 기록을 측정하지 않고 선수의 1-1 맞대결에서 더 빨리 결승선에 도달한 쪽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방식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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