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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4.29 폭동 22년...아픈 과거 잊고싶다

김혜정 입력 04.29.2014 06:35 AM 조회 11,442
[ 앵커멘트 ]

내일이 되면(오늘로, 29일) 한인이민역사에서 가장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4.29 폭동이 발생한지 22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국의 세월호 침몰 사고의 영향도 있겠지만 20년이라는 세월을 훌쩍 넘은 탓인지 올해 한인사회는 그 어느때보다 조용히 4.29 기념일을 맞고 있습니다.

김혜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깊은 생채기와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값진 교훈을 남긴 LA폭동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한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LA 한인들은 아픈 과거는 시간과 함께 흘려보내고
현실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녹취)

이맘 때가 되면 크고작은 행사가 줄을 이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더 조용합니다.
소리소문없이 지나가버린 인종단합 권투대회와 에세이 경연대회 등
한 손에 꼽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단촐한 행사가 전부입니다.

한국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는 LA 한인사회는 이미 20년을 훌쩍 넘긴 4,29 기념일까지 챙길 여력은 없어보입니다.
(녹취)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각 단체들조차 4.29 LA 폭동을 외면한 채
감투싸움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은 여전합니다.

일부 단체는 4.29폭동 기념을 위한 각종 행사나 센터 설립을 위해
기금을 모았는데도 불구하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결과물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변변한 기념관도 마련되지 못한 채 후손들이 폭동의 실체를 확인할 기회는 거의 갖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녹취)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값진 교훈을 20여 년 전 얻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아직까지 한인 업주들 상당수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어 흑인을 고용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녹취)

히스패닉계와의 관계 개선이라는 숙제까지 늘어났습니다.

최근 다운타운 대규모 반이민법 시위에서 드러났듯이 히스패닉계의 파워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반면 심각한 경제적 격차 속에 한인을 바라보는 히스패닉의 눈길은 곱지 않다는 것입니다.

방화와 약탈의 현장이던 LA 한인타운은 현재 재개발 붐이 일면서 곳곳에서 고급 콘도와 대형 쇼핑몰 공사가 펼쳐지는 등 과거의 비극을 찾기 힘든 성장의 무대로 탈바꿈했습니다.

이런 개발의 삽질은 가속도가 붙어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펼쳐질 뿐만아니라 한인타운을 형성하는 한인들도 그동안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분석입니다.

4.29 폭동을 단순히 잊고 싶은 아픈 과거로 덮어두기보단 한인 2세들에게 사건의 진상과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이제라도 남은 기록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등
커뮤니티 차원의 관심과 행동이 보여져야 할 때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김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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