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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그러운 지렁이 '풍년 수호천사'로 각광

봉화식 기자 입력 09.28.2023 04:39 PM 수정 09.28.2023 04:40 PM 조회 3,793
토양 비옥하게 만들며 러시아 맞먹는 세계 곡물 생산 6.5% 기여
 징그럽고 더럽기만 하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지닌 지렁이가 사실은 흙을 비옥하게 만들며 식량생산에 크게 기여하는 효자로 조사됐다. 

특히 세계 곡물 생산량에서 기여하는 비중이 6.5%에 달하고 지렁이 덕분에 세계 곡물 생산량이 연간 1억4000만톤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콜로라도대 스티븐 폰테 교수팀은 28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지렁이의 세계 식량 생산 기여도 분석 결과'를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지렁이는 매년 지구촌 곡물 생산의 6.5%, 콩 생산량의 2.3%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땅속 활동으로 토양 구조를 개선하고 물이 저장되도록 하며 유익한 유기물이 잘 섞이도록해 식물의 양분 흡수와 성장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식물 성장 호르몬을 촉진하고 토양 병원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지렁이는 사하라 사막 남쪽 아프리카 대륙의 곡물 생산량 10%,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 곡물 생산량의 8% 등 전세계 남반구 곡물 생산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반구 농민들보다 비료와 살충제가 부족해 지렁이 서식에 유리한 거름을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지렁이의 기여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지렁이의 농작물 생산 기여도는 쌀, 옥수수, 밀, 보리 등 곡물 작물의 경우 세계 생산량의 6.45%(1억2800만톤), 대두, 완두콩, 렌틸콩 등 콩 종류는 2.3%(16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간 1억4400만톤의 곡물이 지렁이 덕분에 추가 생산되는데 이는 세계 4위 곡물 생산국인 러시아가 매년 생산하는 곡물의 양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폰테 교수는 "지렁이에 의한 토양 생물 다양성은 그동안 저평가 됐다"라며 "연구를 통해 지렁이가 만들어내는 건강한 토양이 농작물에 얼마나 긍정적이고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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