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의 남은 임기 4년 운명이 부산 엑스포 성사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두달 앞으로 다가오며 범정부 차원에서 막판 총력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8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 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섰다.

디미트리 케르켄테즈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 및 각국 대표들과의 만남을 통해 지지와 협조를 당부하기 시작했다.

내년 7월 여름올림픽을 개최하는 파리는 부산 엑스포 여부가 결정되는 격전지로 11월28일 총회에서 181개 BIE 회원국 투표를 통해 7년뒤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 수도 리야드가 선두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의 제2도시 부산과 이탈리아 수도 로마가 치열한 3파전을 펼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7월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채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SK그룹 오너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공동위원장으로 뛰고 있으며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추석 연휴를 반납, 29일 엑스포 유치교섭을 위해 아프리카의 소국 카보베르데를 방문한다.

'등록 엑스포'는 5년 주기의 대규모 박람회로 격이 떨어지는 '인정 엑스포'와는 성격이 다른다. 

한국은 1993년 대전 엑스포, 2012년 여수 엑스포 등 인정 엑스포를 두번이나 개최했지만 아직 등록 엑스포와는 인연이 없다.

등록(registered) 엑스포는 특정 주제로 개최하는 인정(recognized) 엑스포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보다 광범위한 주제를 취급한다. 

전시면적도 무제한으로 개최국이 전시관을 지어 참가국에 공짜로 제공하는 인정 엑스포와는 달리 개최국이 제공하는 땅에 참가국들이 자기나라 전시관을 직접 설계하고 건설한다. 

등록 엑스포는 개최 기간도 6개월에 달한다. 

과거에 대전 엑스포는 93일간, 여수 엑스포는 3개월간만 전시됐다. 

그러나 2030년 부산 엑스포는 유치에 성공할 경우 6개월동안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북항 일대에 월드 엑스포를 개최할 경우 해외방문객 1273만명을 포함, 200개국에서 국내외 관광객 5050만명이 입장해 2조5000억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무제한의 석유기금을 내세워 '돈질'을 해대고 중동내 영향력을 바탕으로 유치활동에 나서며 지금까지의 판세는 리야드가 우세하다. 

아랍 뉴스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이란, 세르비아, 아랍 에미리트 공화국(UAE) 및 아프리카, 카리브 공동체 등 수십개 국가와 단체가 일찌감치 사우디를 공개 지지했다. 

그러나 사우디에게도 약점은 존재한다. 

반체제 언론인 까슈끄지 살해 의혹, 열악한 여성 인권 문제, 지속적 사형 집행 등이 걸림돌로 보인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사우디를 엑스포 유치 후보국에서 빼야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후보인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는 유럽연합(EU)이란 든든한 지원군을 보유하고 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라는 로마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엑스포를 계기로 경기 침체에서 탈출하겠다며 주변 국가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 인프라 부족, 쓰레기 문제는 두드러진 단점으로 꼽힌다. 

과거 이병박 정부는 광우병 사태로 위기에 처했을때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도 실패한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이뤄내며 극적으로 위기에서 탈출한바 있다. 

야당 당수인 이재명 대표를 줄기차게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를 달성하면 수도권에 비해 부진한 동남권 경제 활성화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제2의 항구도시 부산이 막판 역전극에 성공하며 7년뒤 엑스포를 가져올지, 윤석열 정권의 남은 4년 임기가 순항할수 있을지 두달뒤 파리 총회 투표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