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AI, 이제 정말 암까지 치료?
- 새로운 정밀의료의 시대
최근 몇 주 간AI를 이용한 ‘지브리 프사’ 열풍으로 전세계가 시끌벅적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 안,
스마트폰 화면 속을 가득 채운 ‘지브리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프로필 사진’ 열풍을 보셨을지도 모릅니다.
몇 장의 셀카만 업로드하면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 주인공처럼 재해석된 이미지가 순식간에 탄생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매일같이 “ChatGPT에게 대신 답을 써달라”며,
업무나 공부를 맡기기도 합니다.
이처럼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 삶의 동반자이자 조력자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제 암 치료에까지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면서,
과거에는 상상조차 어려웠던 ‘정밀의료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AI는 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을 수립하며,
신약과 백신을 설계하는 데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의료계와 제약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AI는 더 이상 보조 도구가 아닌,
암과의 싸움에서 중심에 선 ‘히포크라테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놓치는 미세한 종양까지 찾아낸다
하버드 의대가 개발한 암 진단AI 모델 ‘치프(CHIEF)’는 1500만 건의 의료 영상과 암 조직 데이터를 바탕으로,
94%의 정확도로 다양한 암을 조기에 식별하였습니다.
또한 케임브리지대 병원이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진단AI ‘오사이리스(OSAIRIS)’는 기존 대비 최대2.5배 빠른 진단을 가능하게 하여,
치료 개시 시점을 앞당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의료AI 기업인 루닛은 ‘루닛 인사이트’ 시리즈를 통해 폐암과 유방암의 조기 진단을 지원하고 있으며,
고려대학교 연구진은 혈액 속 미세 입자를 분석하여 폐암·간암 등6종의 암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항암제 조합부터 환자 상담까지?
지난2월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남호정 교수 연구팀은 항암제 조합과 투여 농도를AI로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 맞춤형 항암 치료의 정밀도를 한층 끌어올린 것입니다.
‘DD-PRiSM’이라는 AI 모델은 환자의 유전자 발현 정보와 약물 반응 곡선을 분석하여 최적의 항암제 조합을 제시하고,
실제 투여 농도까지 정밀하게 예측합니다.
이 기술은 특히 단일 항암제보다 시너지 효과가 뛰어난 복합 항암제의 설계를 가능하게 하며,
예측 정확도는 기존 모델 대비 약8.4% 개선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발성 골수종을 대상으로 한 약물 조합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입증하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광주과학기술원)
또한AI는 환자와의 정서적 소통 면에서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의 불안과 질문에 응답하는 ‘디지털 상담자’로서의 역할까지 기대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실제 의료 상담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연구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Reddit)의 ‘의사에게 물어보세요’ 게시판에 올라온 환자들의 질문195개에 대해 인간 의사와AI(ChatGPT)의 답변을 비교 평가하였습니다.
그 결과,
의료 전문가 패널은ChatGPT의 답변이 의사보다 더 우수하다는 응답을3.6배 더 많이 선택하였으며,
특히 환자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에서는 무려9.8배 높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는AI가 임상적 조언뿐 아니라 환자 중심의 정서적 케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암 진단 직후처럼 심리적으로 취약한 순간에 따뜻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는 환자의 마음까지 보듬는 새로운 의료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AI 신약 개발- 10~15년 과정을 단 몇 달로 단축
기존의 신약 개발은 평균10~15년이 소요되고,
비용은 1~3조 원에 달하며,
성공 확률은 극히 낮은1만분의 1에 그칩니다.
그러나 AI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은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성형AI 플랫폼으로 단백질을 설계하는 미국 기업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에 투자하여,
AI 기반의 단백질 설계 기술을 도입하였습니다.
또한, SK바이오팜은 자체AI 플랫폼을 통해 항암 신약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한미약품은 ‘알파폴드’ 기반 구조 예측 모델을 활용하여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해외에서는 구글 딥마인드의 자회사 ‘아이소모픽 랩스’가 설계한AI 신약이 올해 안에 임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또한 알파폴드·알파프로티오 같은AI 모델은 약물과 단백질의 결합력을 기존 대비 수백 배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스탠퍼드대 연구팀은AI를 활용하여 단30일 만에 간암 치료 후보물질을 찾아낸 사례도 있습니다.
AI는 이제 약물 설계 단계부터 임상시험 설계에 이르기까지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맞춤형 암 백신의 시대
AI는 예방의학 분야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mRNA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암 백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AI는 이 과정에서 신항원 분석,
백신 설계,
부작용 예측 등 다방면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Moderna, Inc.)
세계적인 제약 기업 모더나(Moderna)는 흑색종을 타깃으로 한 암 백신 ‘mRNA-4157’을 개발하여 임상시험 중에 있으며,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Keytruda)와 병용 투약한 결과 재발 및 사망률이49% 감소하였습니다. 생존율은 74.8%로 크게 향상된 바 있습니다.
바이오엔테크 또한 췌장암 및 대장암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백신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백신 개발은 암의 재발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AI 없이는 실현이 불가능한 정밀 설계가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