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새로운 근무 방식을 실험할 의지를 얻었으면서 주4일 근무에 대한 관심도 새로워졌다.
재택근무로 전환하면서 표준 시스템인 9시~5시 사무실 근무 방식과의 상관관계가 감소했고, 재택근무 중 자녀나 부모를 돌보기 위해 일정을 유연하게 활용하려는 직원도 늘어났다. 본질적으로 직원이 필요할 때 회의에 참석할 수 있고 성과가 유지된다면, 직원이 실제로 근무하는 장소나 시기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된다.
리서치 기업 포레스터 부사장 겸 리서치 책임자 제임스 맥퀴비는 “한동안 완전 재택근무를 수행한 기업이 눈에 띄게 주4일제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은 놀랄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기업은 ‘임의로 5일 재택근무를 할 필요가 없다.
업무만 제대로 수행된다면 원하는 만큼 직원이 시간을 사용해도 된다’라고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맥퀴비는 “‘누가 몇 시간 동안 근무하는가?’와 ‘얼마나 큰 가치를 생산하는가?’라는 생각을 바꾸면 주4일제 근무가 훨씬 쉬워진다”라고 말했다.
주4일제는 또한 재택근무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수단으로도 홍보된다. 초기에는 노동자가 집에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곧 우려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 오히려 집에서 추가 근무를 하거나 전통적인 9시~5시 일정을 신경 쓰지 않으려 분투하면서 번아웃이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LSE(London School of Economics)의 부교수이자 TII(The Inclusion Initiative) 책임자 그레이스 러던은 “코로나19를 통해 기업은 노동자가 집에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결국 기존의 9~5시 근무를 바꾸기 위해 분투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언제든지 호출이 있을 때 응해야 한다는 요구 때문에 번아웃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점을 모두가 인지하면서 주4일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DNS필터(DNSFilter)의 인재 관리 담당자 로라 더프리는 지난해 주 4일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직원의 스트레스가 감소해고 생산성 수준과 직업 만족도가 증가했다”라고 보고했다.
DNS필터는 로테이션 형태의 주4일제를 진행했고, 직원은 2개 그룹으로 나뉘어 금요일마다 교대로 휴무하고 있고, 급여와 수당은 이전과 같다. 이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후로 이 방식은 영구적인 제도가 되었다.
더프리는 많은 사람에게 재충전하기에는 주말 이틀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업무와 개인적인 삶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일반적인 근무일이 비공식적으로 연장된 뉴 노멀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주말이 3일로 늘어나면, 직원은 개인적인 일과 약속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고, 근무하는 나머지 4일 동안 훨씬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더프리는 또 다른 동기요인은 인재를 유인하고 유지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고성장 신생업체로서 최고의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많은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태에서 주4일제는 엄청난 차별화 강점이다.”
뉴질랜드 채용 기업 탤런트 아미(Talent Army)에서도 주4일제 전환으로 생산성 수준이 높아졌다. 탤런트 아미는 모든 직원이 금요일 휴무 선택권을 제공하고 매주 돌아가면서 한 사람이 ‘대기’ 상태로 긴급 요청에 대응하는 방안을 설계했다. 탤런트 아미의 설립자 트로이 해먼드는 “직원은 휴무일에 최소한의 업무를 수행하고, 나머지 4일 동안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탤런트 아미는 서비스 사업에 종사했기 때문에 원활한 전환에 앞서 고객에게 주4일제 근무로의 전환을 충분히 알리는 것이 중요했다. 해먼드는 “휴무일이 일주일에 하루 더 늘어난다는 고객들에게 알려야 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고객은 지지를 보냈고 피드백은 긍정적이었다”라고 전했다.
주4일제를 구성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급여 변화 없이 매주 하루씩 추가로 휴무하는 형태가 보편적이다(주4일제 근무를 선택에 맡기고 급여를 줄이는 기업도 있다).
다른 전략으로는 근무 시간을 줄이지 않고 주당 40시간을 1일당 10시간으로 늘려 하루를 비우거나, 일 8시간 주 5일 근무하던 것을 6시간씩 5일로 전환해 2주에 하루씩 휴일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또는, 격주로 주4일제를 구현하고, 여름 기간에 직원에게 매주 1일의 휴무를 제공하거나, 계절에 따라 부분적으로 주4일제를 도입하는 방법이 있다. 일부 조직은 유연하거나 민첩한 금요일 근무 형태를 제안하는데, 이 경우 직원은 긴급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모든 기업이 쉽게 적절한 균형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의료 조사 협회 웰컴 트러스트(Wellcome Trust)는 2019년에 주4일제 근무 실험을 종료하고, “영구적인 시스템을 구현하기에는 운영이 너무 복잡했다”라고 밝혔다.
맥퀴비는 특히 인력 구조가 더욱 복잡한 조직의 경우 문제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맥퀴비는 “규모가 아주 큰 기업은 너무 공격적으로 주4일제 근무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업이 클수록 부서와 사업부, 업무 요건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직원을 근무 시간보다 성과에 기초하여 평가하는 것도 말처럼 쉽지는 않다.
맥퀴비는 “첫 번째 문제는 ‘누군가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이다. 이것은 보기보다 어려운 문제다.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데, 직무는 매주 관리하는 코드의 양과 한 달에 완수하는 프로젝트의 수로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동료의 훈련, 팀 정신, 조직의 문화에 기여하고 있는가?’ 같은 더욱 부드러운 기준이 존재한다”라고 강조했다.
성과 평가 방식의 명확도가 중요해지면, 직원은 단지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오래 근무하는 일이 줄어든다. 맥퀴비는 “주4일제라고 광고했지만 결국 1주에 4일 반을 일하게 된다면 결국 근무 문화와 관계만 약화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주4일제라는 이니셔티브는 상승세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비영리 조직 4DWG(4 Day Week Global)는 전 세계적으로 여러 시범운영 체계를 조율했고, 영국에 있는 30개 기업이 최근 주4일제 근무 시범운영에 나섰다.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에서도 유사한 이니셔티브가 운영되고 있다.
각국 정부도 주4일제 근무에 주목하고 있으며,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스페인은 기업이 주 4일 근무제를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에서 하원 의원 마크 타카노는 지난해 표준 노동 시간을 32시간으로 줄여서 모든 직원이 주4일 일할 수 있는 법안을 제안했으며, 여기에서도 주4일제 근무가 주류가 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러단은 최소한 유연한 일정에 적합한 업무를 맡은 사람이라면 주4일제 근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동안 과도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브리드 형태의 재택근무를 제공하는 기업에 끌리는 직원도 있고, 급여 인상보다 삶의 질과 균형을 우선시하는 직원을 만족시키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특히, 젊은 노동자들 사이에서 이런 트렌드가 증가하고 있다. 자율성이 낮지만 급여가 높은 조직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맥퀴비는 경험적으로 포레스터의 비즈니스 고객사에서도 4일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근무 도입 등의 다른 형태의 미래가 비즈니스 우선순위 목록에서 더 순위가 높다.
맥퀴비는 “구체적으로 ‘주4일제 근무를 고려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그 방법을 알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기업이 고려하는 사항에 이런 점이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특수 인력(또는 소수 역할)을 보유한 소프트웨어 개발사 등 소기업이 주4일 근무에 가장 적합하다고 예측했다.
먼저 제도 정착에 나선 얼리 어답터 기업의 성과에 관심이 쏠릴 것이며, 성공적인 장기 이니셔티브로 더욱 광범위한 도입을 위한 모멘텀이 구축될 가능성이 높다. 맥퀴비는 “문제는 주4일 근무제가 기업에도 이익이 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효과적으로 수행되고 있는지다”라고 강조했다.
<출처 : IT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