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소진되면 소비자가 1000만원 이상 더 내고 차를 사야 합니다"
올해 초 주문을 시작했던 모델3 물량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면서다. 테슬라 경쟁 모델로 떠올랐던 아이오닉5는 반도체 수급 문제, 부품 설비 이슈로 이달 생산량을 4분의1로 낮춘 상황이다. 아직 고객 인도는 시작도 못했다.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고객이 아니라 제조사·수입사에 지원한다. 차량이 출고되고 새 번호판을 지급받으면 제조사·수입사가 정부에 보조금을 요청해 지급받는 방식이다. 따라서 빨리 차를 만들고 고객에게 넘길 수록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동안 테슬라 보조금 독식은 지속될 전망이다. 테슬라 모델Y도 이달 중 고객 인도가 시작되는 반면 유력한 경쟁자인 아이오닉5는 빠르면 이달 말 고객 인도를 시작하려 했으나 이 역시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중앙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동시에 받을 수 있다. 환경부에서 산정하는 자동차 모델별 '국고보조금'에 각 지자체에서 정하는 '지방보조금'이 합산하면 총 보조금 액수가 나온다. 정부는 올해 1월 전기차 보조금 체계를 대폭 개편하면서 전기차(승용+화물+승합) 보급 목표 대수를 12만1000대로 정했다. 이중 모델3, 아이오닉5 등 전기승용차의 목표는 총 7만5000대인데 지자체 보조금 지급 대상은 7만대다.
그러나 지자체의 보조금 예산이 충분치 못한 상황이다. 환경부는 서울시 전기차 승용차 보조금 지원 대수를 1만대로 정했지만 실제 서울시가 지원하는 전기차 대수는 5067대다. 환경부가 제시하는 목표 수치만큼 지자체 예산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시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받고 출고된 차량은 1102대다. 남은 지원 가능 전기차 대수는 3965대인데 이 추세라면 아이오닉5 인도 시작 시점 이전에 보조금이 소진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달 안에 전기승용차 보조금은 만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는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되면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내면서 전기차를 받거나, 차량 인도를 내년으로 미루는 방법밖에 없다. 완성차 업계 안팎에서 보조금 추경이 필수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정부는 5~6월 전기차 보조금 관련 추경을 지자체별로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보조금 추경안이 각 지자체 의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9월 보조금이 소진돼 전기차 보조금 추경을 실시했지만 전기상용차, 전기이륜차 예산만 확충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엔 코로나19(COVID-19)로 배달 수요가 급증해 상용차·이륜차 부문에만 추경을 집중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며 "지자체 보조금·국고보조금 소진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