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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열 폭주 현상 없어진다

한국의 전기차 관련 안전 기준이 세계적인 수준을 향해 가고 있다. 그것은 2020년 착공해 2년만에 인 2023년 11월 24일 개관한 광주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내에 친환경 자동차 부품인증센터가 잘 보여주고 있다. 주요 업무는 제작사의 인증 수요 및 사후관리에 대응하는 것이다. 경기도 화성은 전체적인 안전성을 담당하고 이곳은 배터리 전기차 관련 시험을 주로 수행한다. 개관을 계기로 탐방한 부품인증센터의 이모저모와 배터리 관련 안전 기술의 현황을 정리한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배터리 전기차는 세계적으로 이미 급 물살을 탔다. 기후재앙 극복의 일환이자 에너지 안보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3년 3분기 유럽은 50%, 미국은 62%의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국은 보조금 중단으로 인해 증가세가 감소했으나 해외 시장을 통해 세를 확대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하이브리드가 강한 일본도 42% 증가했다. 주요국 중 유일하게 한국만 28% 감소했다. 정책 방향이 산업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테슬라, BYD 등과 함께 세계시장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본거지인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력에서는 전 세계 대부분의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지만 비즈니스 환경이 성장세를 가로막고 있다. 그것은 재생에너지산업의 후퇴가 배경이다. 1회 용품 사용금지의 후퇴와 함께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운영하는 친환경 자동차·부품 인증센터는 배터리시험동, 충돌시험동, 충격시험동 및 화재시험 챔버 등 4개의 시험동으로 구성된다. 평가장비로는 친환경자동차 배터리 안전성 평가장비 6종, 충돌 안전성 평가장비 11종, 충격 안전성 평가장비 6종 및 화재재현장비와 법적 부대장비 3종 등 총 26종 등이 있다.

 

배터리시험동은 8개 시험실 중 4개 시험실이 배터리 화재·폭발에 대비한 방폭구조로 갖춰졌다. 진동시험기, 충격시험기, 배터리 침수 시 안전성을 평가하는 침수 및 압착시험기를 설치하였으며 또한 전기버스 실 화재 시험이 가능한 대형 화재시험 챔버를 구축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는 배터리 충격시험 등 국제기준 10개 항목보다 강화된 12개 항목의 평가시험을 하고 있다. 열충격시험과 연소시험 테스트 등 열적 안전성, 단락시험, 과충전시험, 과방전시험, 과열방지시험, 과전류시험 등 전기적 안전성, 화학적 안전성인 화학적 안전성, 그리고 관통시험, 충격시험, 압착시험, 낙하시험 등 물리적 안전성 등이 그것이다. 

 

대표적으로 침수시험은 전기차가 물에 침수한 상태에서 배터리 발화 여부를 실험하는 것이다. 이는 국제 기준에 없는 항목이다.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라가 적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이 받아 들여 항목에 추가했다. 유럽과 미국 등도 관련 내용 추가를 추진 중이다. 

 

침수시험과 낙하충격 테스트 등 세계화에 기여

전기차 배터리의 낙하 충격테스트가 안전항목에 들어가고 썬루프 안전강화가 UN권고 사항으로 채택되는 등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이 안전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고 엄성복 원장은 밝혔다. 그로 인해 자동차안전 관련해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졌다고 한다. 

 

배터리 화재와 관련해서도 많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2018년 이후 국내에서는 전기차 관련 화재가 약 80건 발생했다고 한다. 그 중 10건이 충돌 후 화재였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전기차안전성평가 및 통합안전관리 기술 개발을 통해 화재 안전기술에서 세계 최고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재는 주행 중, 충돌 후, 그리고 주차 중 등으로 구분된다. 배터리업체와 완성차회사들은 각 상황에 맞는 안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주차 중인 차에서의 발화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시동을 끄면 차 안의 모든 컴퓨터도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기차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전원을 껐을 경우에도 발화를 감지했을 때 더 이상 전행을 막거나 안전 경보를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역시 세계 최초의 기술이다. 이에 대한 안전기준은 2024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전기차 도입 초기에 많이 회자됐던 열 폭주를 막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물론 이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 등이 완성 단계에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LG엔솔과 팩을 만드는 완성차업체 들이 각자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은 배터리 셀 하나가 발화되면 연쇄적으로 불이 옮겨 붙어 탑재된 배터리 셀 모두가 전소될 때까지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궁극적인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친환경 자동차 부품인증센터는 그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LFP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재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불안한 NCM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친환경 자동차 부품인증센터는 개관 전날 실험을 통해 배터리의 발화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을 시연했다. 통상 휘발유로 불을 지피는 실험과 달리 LPG가스를 연소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 연소 온도는 섭씨 800~1,100도에 달한다. 이 상태로 2분 30초 간 배터리의 발화 및 전이 상태를 확인한다. 

 

개관 하루 전 미디어에 공개된 날에는 60초로 단축해 실험했다. 불을 껐을 때 일부 배터리 셀 부분에 발화가 있었으나 이내 사그라들었다. 이 실험이 종료 된 후 30분 정도가 지나면 실제로 전체 발화 또는 폭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약 두 시간 후까의 상황을 살펴 시험을 종료한다. 그러니까 지금은 초기에 많이 언급됐던 소위 말하는 열폭주 현상을 기술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수준에 달했다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 대해 현재까지는 찬믈로 냉각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커버를 덮어 공기를 차단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검증되지는 않았다. 

친환경 자동차 부품인증센터는 자체 비용을 들여 구입한 배터리로 실험을 한다. 실험실 창고에는 LG엔솔 등 한국업체는 물론이고 CATL, BYD의 배터리 팩들이 있다. 

 

그리고 배터리에 대해서는 자기 인증만을 하는 완성차 및 다른 부품과는 달리 사전 인증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니까 2단계로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책임 소재가 달라진다. 그것은 위험을 분담해 더 적극적으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이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의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친환경 자동차 부품인증센터는 세계 수준의 기술을 개발해 전기차 시대의 안전실험을 주도하겠다고 피력했다.

 

충돌시험동은 친환경차의 충돌시 승객보호, 고전원 배터리의 안전성 등을 시험할 수 있도록 국내외 안전기준에서 규정한 다수의 시험이 가능하다. 초소형 전기차부터 총 중량 3.5톤 이하 자동차까지 다양한 친환경차의 충돌안전성을 연구하기 위해 차대차 충돌시험과 충돌속도(100㎞/h)를 구현할 수 있는 시험시설을 마련했다. 

충격시험동은 내부충격시험실 등 6개 시험실로 구성됐다. 옆문·천정강도 시험장비 등 운전자의 안전 보장을 위한 부품의 구조 강도를 평가할 수 있는 시험시설을 갖추어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의 차체 강도를 평가할 예정이다.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도입이 거론됐을 때 독일은 그에 관한 안전 규제를 마련했었다. 자동차 차체에 구멍을 뜷어 가스가 차 안에 머물지 않도록 하는 것과 지하 주차장에 수소 에너지차는 주차를 금지한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지금 전기차 판매가 시작된지 수년이 지났으나 국내에는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의 안전 문제를 비롯해 규제는 물론이고 기준도 없다. 더 이상 후퇴할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든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 좀 더 철저한 제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출처 : 글로벌 오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