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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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기 없던 미국 4대 독자, 일주일 만에 딴 사람이 되다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8.10.2026 02:46:04  |  조회수: 29

미국 교포 부모님과 상담을 했다.

 

두 분은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분들이었다. 지금은 은퇴해 여유롭게 지내고 있었지만, 마음속 걱정은 하나였다. 아들의 결혼이었다. 그것도 4대 독자였다.

 

미국에서는 독자라는 개념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 부모 마음은 다르다. 하루라도 빨리 며느리를 보고, 손주를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아들은 미국에서 태어났다. 명문대를 나왔고, 금융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었다. 부모님 말씀대로라면 어디 하나 부족한 게 없는 아들이었다. 그런데 몇 년째 소개를 받아도 결혼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

 

어머님은 답답해했다.

대표님, 우리 아들은 괜찮은 아이인데 왜 결혼이 안 될까요?”

 

그 마음이 이해됐다. 평생 부모 속 썩이지 않은 아들이었다. 공부도 잘했고, 직장도 좋았다. 그런데 남들 다 하는 결혼만 안 되고 있으니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몇 번 만나보니 이유를 알겠더라. 첫 만남에서 유독 말을 못하는 친구였다. 평소에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직장에서도 인간관계가 좋고, 친구들도 많았다. 몇 번만 만나면 친절하고 부드러운 성격이 드러나는 사람이었다.

 

문제는 첫 만남이었다. 그 친구는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에서 빛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첫 만남을 넘기지 못했다. 미국에서도 몇 번 소개를 했다. 활달한 여성도 만나봤지만 결과는 같았다. “좋은 분인 건 알겠는데 너무 소극적이에요.” 그 말이 계속 따라왔다.

 

결국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프로필과 상대 평가를 다시 봤다. 어디서 막히는지 하나씩 짚어봤다. 몇 번 더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학 시절 얘기가 나왔다. 좋아했던 여성이 있었고, 그 일로 크게 상처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 뒤부터 여성과 단둘이 만나면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 이 친구는 사람을 바꿀 문제가 아니구나.’ 그 생각이 들었다.

 

여성 회원들에게 솔직하게 알리기로 했다. 조건 좋은 남성이라고만 소개하면 또 같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 “성실하고 책임감도 강합니다. 다만 첫 만남에서는 조금 말이 없습니다. 서너 번만 만나보시면 왜 추천하는지 아실 겁니다.”

 

생각보다 반응이 많았다. 70~80명 정도가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그중 한국에 사는 여성 7, 미국에 사는 여성 6명 정도로 대상을 좁혔다. 한 분 한 분 다시 상담했다. 조건보다 성격을 봤다.

 

결국 한 여성으로 결정했다. 심리상담사였다. 사람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성격이었고, 미국 유학도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소개 방법을 조금 바꿨다. 여성에게 제안했다. “미국에 한번 다녀오시겠습니까?처음에는 조금 놀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설명을 듣고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미국에서 일주일 정도 함께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었다. 맞선 한 번 보는 것보다 그게 훨씬 낫겠다고 봤다.

 

여성은 미국으로 갔다. 남성과 함께 여행도 하고, 부모님과도 시간을 보냈다. 며칠이 지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참 신기했다. 말이 없던 친구가 하루하루 달라졌다. 여성도 그 모습을 봤다. 부모님도 무척 좋아하셨다.

 

일주일은 금방 지나갔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두 사람은 계속 연락했다. 그때부터는 내가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성이 한국으로 들어왔다. 여성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고, 결혼 허락도 받았다.

 

그 커플은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사람이 부족해서 안 되는 경우만 있는 건 아니다. 좋은 사람인데도 첫 만남에서 자기 모습을 못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충고가 아니다. 성격을 고치는 일도 아니다. 자기 모습이 드러날 시간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이웅진(결혼정보회사 선우 Couple.net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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