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X파일] 원빈·이나영 극비 결혼, 누가 딴지거나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06.01.2015 10:02:47  |  조회수: 3017
지난 주말은 연예 담당 기자들에겐 어느 때보다 바쁜 주말이었습니다. 톱스타 커플 원빈·이나영의 결혼 소식이 토요일 오후에 전해진 까닭입니다. 특히 두 사람은 외부 활동이 드물어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던 스타들이다보니 관심은 더욱 뜨거웠죠. 게다가 결혼 발표도 아닌 결혼식을 덜컥 치렀다고 하니, 최근 전해진 연예계 핑크빛 소식을 통틀어 대중들에게 가장 놀라운 사건이었을 법 합니다.


사진제공=이든나인

물론 전조는 있었습니다. 소위 ‘찌라시’로 불리는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두 사람의 결혼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았죠. 심지어 임신설까지 나왔습니다. 이나영이 평소 친분이 두터운 지춘희 디자이너에게 드레스를 맡겼다는 등 결혼 준비와 관련된 정황은 꽤 구체적이었습니다. 당시 소속사는 사실 확인을 요청해 온 매체들에 ‘결혼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소속사의 해명은 거짓인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공식 입장에서도 밝혔듯 두 사람이 지난 몇 달 간 차근차근 결혼 준비를 해왔는데, 그걸 소속사가 몰랐을 리가 만무하죠.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이 전해진 직후, 두 톱스타의 ‘지나친 신비주의’와 ‘소속사의 거짓말’을 요지로 한 성토성 기사가 슬금슬금 등장했습니다. 이들 부부가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극비 결혼을 치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소속사가 거짓 입장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던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의 ‘투정’은 씁쓸함을 자아냅니다.

만일 ‘찌라시’를 통해 떠돌았던 결혼설을 인정했다면, 두 사람이 바랐던 ‘조용한 결혼식’은 어떻게 됐을까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히 상상할 법한 상황이 펼쳐졌겠죠. 극성 취재진이 두 사람은 물론, 측근에도 따라 붙었을 것이고, 이들의 행적이 추측성 기사로 시시각각 보도됐겠죠. 결혼식 당일까지 나름 철통 보안을 지킨다고 했는데도, 파파라치에 능한 한 매체는 하객들의 실루엣이라도 기어이 담아냈으니 말입니다. 이든나인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결혼식 장소가 외부에서 들어오기가 쉽지 않은 곳인데, 취재진이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혀를 내두르더군요.

연예인으로 불리는 배우, 가수, 개그맨 등도 사실 직업인일 뿐입니다. 다만 대중에 노출되는 특수성이 있는 직업군일 뿐이죠. 원빈 이나영 부부를 비롯한 모든 연예인들이 연예인이기 이전에 자신의 결혼식의 공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개인들입니다. 일부 매체들이 자신들의 취재 행위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꺼내드는 ‘알 권리’라는 말 역시 연예인의 사생활에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이 가능하지만,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관음증적 보도 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죠. 공공기관이나 공직자의 업무추진비, 성 범죄자의 신상 정보 등의 사안에 쓸 수 있는 말이죠. ‘알 권리’에 대한 아전인수격 판단으로 개인에겐 일생의 어떤 이벤트보다 소중할 수 있는 결혼식에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결혼 사실을 취재진에 감춘 것 또한 (당사자나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개인적인 서운함을 토로할 수는 있어도, 기사를 통한 공개적인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문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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