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강자’ 백종원, 그가 말하는 맛과 삶
“방송·유튜브하는 이유는 딱 하나
외식업자·소비자들에 도움되고파
다음 목표 ‘외국인 유튜버 키우기’
한국 음식문화가 관광상품 되는 것
유명해서 힘든 점? 욕 줄이기 하하!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근한 이미지. 오프라인의 여러 음식점을 거쳐 TV와 유튜브로도 퍼져가고 있는 영향력.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추진력. 백종원(53)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요리연구가이자 외식사업가 그리고 연기자 소유진(38)의 남편이다.
현재 방송인으로서 맹활약하며 시청자 공감을 얻는 체험 방식의 요리 예능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그는 연일 빼곡한 일정표를 채워가고 있다. ‘하늘의 별 따기’만큼 만나기 어렵다는 백종원을 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그의 사무실에서 마주했다.
● “방송 통해 외식업 성장 돕겠다”
요리전문가답게 백종원의 책상은 요식업 관련 서적으로 뒤덮여 있었다. 책장에는 각종 상패도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사무실 유리문 밖으로는 직원들의 바쁜 모습이 훤히 보인다. 그의 ‘진짜’ 일터의 풍경이다.
TV 속 백종원은 2015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시작한다. 당시 그는 ‘슈가보이’ ‘백주부’ 등 애칭을 얻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푸근한 인상과 귀에 착착 감기는 충청도 사투리의 입담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갔다. 현재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tvN ‘고교급식왕’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등을 포함해 유튜브 ‘백종원의 요리비책’이라는 채널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정말 쉴 틈 없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뭐든지 장단점이 있겠지만, 방송 출연 후 주변 시선에 마음 편히 식당에 가지 못한다. 음식을 먹는 순간 공기의 느낌을 좋아한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함께 먹는 사람의 표정 등을 보면서 먹을 때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부분을 직원들에게 강조하는데 정작 나는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욕 안하는 게 제일 힘들다. 하하!”
최근에는 유튜브도 시작해 24시간을 쪼개가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방송프로그램처럼 ‘수위 조절’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가장 편하다며 웃는다. 스스로 “의외로 입이 상당히 거칠어 욕도 잘한다”며 껄껄 웃음을 터뜨린다.
“유튜브라고 말을 막 해도 된다는 건 아니지만 방송보다는 덜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대학 동기들이 TV를 보고 변했다고들 하는데, 비속어가 방송에 나갈 순 없지 않나. 잘 잘라준 편집의 힘이다. 하하! 실시간 소통이 가장 큰 목적이다. 소통하며 잘못된 레시피를 바로 잡아주고, 새로운 레시피를 공개해 좀 더 편안하게 대중과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백종원이 TV 출연에 멈추지 않고 유튜브에도 발을 들여놓은 궁극적인 목적은 따로 있었다. 외식시장의 확장이다. 방송에 출연하지 않고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전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그는 “그 힘을 빌려 외식업자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나를 통해 외식문화의 질이 좀 더 높아지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바랐다.
현재 그의 머릿속에서는 ‘외국인 유튜버 키우기’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접한 음식 정보를 자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한국 음식문화가 관광상품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품는다.
● “아빠·남편으로 있는 시간이 즐거워”
백종원은 2013년 1월 소유진과 결혼했다. 2014년 아들 용희 군, 2015년 딸 서현 양, 지난해 2월 딸 세은 양을 품었다. 일하랴 방송하랴 아이들과 지낼 시간도 풍족하지 않아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거나, 골프 치고 싶은 마음이 들 여유가 없다.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기는 거 같아 결혼하기 3년 전 골프를 끊었다”는 그는 “결혼 전에 10시간 넘게 해왔던 게임은 끊지는 못했고, 가끔 아주 조금씩 한다”고 했다.
“결혼 후 생활패턴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한 것 같다. 예전에는 나름 꾸민다고 꾸며 브랜드 옷도 많이 사 입었다. 좋은 브랜드만 산다고 주변에서 ‘베스트 드레서’가 아닌 ‘베스트 드레스’라고 불렀다. 지금은 아내가 사주는 것만 입고, 결혼하고 외모도 ‘용’ 됐다. 하하!”
덕분에 아내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 웬만하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하지만, 부득이할 경우 자신의 역할까지 대신하는 아내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서로의 직업의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기 때문에 함께하지 못한다고 서운한 내색을 하지 않는다며 고마워한다. 그의 집 한쪽 벽에는 전시회 나들이 등 가족 일정 계획표가 붙여져 있기도 하다.
백종원은 아내를 향해 “예뻐 죽겠다”며 “나한테는 큰 애 같다. 첫째가 둘째 같고. 행동 하나하나가 매력적이다. 결혼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며 미소 지었다.
“아내와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그냥 행복하다. 행복이 무엇이고, 행복의 기준이 무엇이냐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지 않을까. 내가 지금 처한 상황에 만족하며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살면 나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행복한 기운이 피어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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