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의 집념
토지란 대서사시,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2023/10/01 - 2024/08/04 밤 12시 55분)
작가가 26년에 걸쳐 집필한 것은 난 10개월에 걸쳐서 매일 밤 읽었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토지를 읽은 것을 참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에는 어느 특정한 사람을 내세워 주인공으로 씌여진 소설이 아니다.
작중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주인공이랄 수 있겠다.
주요 등장 인물 63인 모두가 주인공이다.
물론,주요 무대가 된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최 참판댁과 소작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가 되어 '최서희나 김길상'이 주인공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소설을 끝까지 읽어 보면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등장인물 한 명,한 명의 인생을 섬세하게 그렸다. 1897년 동학농민운동부터 1945년 8월15일 조선독립까지 격동의 조선을 관통하며 억세게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늘 궁금하고 고민했던 것은 "그럼,작중인물 중에 '나'는 과연 누구인가?" 라는 의문이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들의 심리상태가 어떻게 시시각각 변하고, 이런 심리는 태생과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아 형성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생을 지탱하는 것은 놀랍게도 원초적으로 타고난 질긴 생명력과 이기적 유전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소설이다.
더욱 더,이 소설 토지를 불가사의하게 보는 이유는 소설의 시작은 1897년 음력 8월15일,한가위(추석)였고,소설의 마지막은 1945년 양력 8월15(대한독립),작가가 토지의 집필을 끝낸 것도 1994년 양력 8월15일이었다. 소설의 시작과 마지막의 날짜를 의도적으로 맞출 수는 있지만,글쓰기의 ‘끝’도 8월 15일 그 날짜에 맞추기는 힘들지 않았을까..생각해 본다.
여기에 사족(蛇足)을 붙이자면,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祿之人)
지부장무명지초(地不長無名之草)
'
'하늘은 녹(능력)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키우지 않는다'는 뜻이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이나 이름 없는 풀은 없다는 말이다.
-,萬頭(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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