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과부하, AI ROI 압박, 번아웃··· IT 리더는 ‘직원 생산성 저하’와 씨름 중

등록일: 10.01.2024 16:43:14  |  조회수: 310
최근 몇 년간 화상 회의, 작업 트래커, AI 어시스턴트 등 수백 개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했지만, 일부 IT 리더들은 기대했던 만큼의 직원 생산성 향상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많은 앱과 플랫폼이 생산성 향상을 보장했고 일부는 이를 실현했지만, 직원 생산성이 IT 서비스의 빠른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생산성 역설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사무실 복귀 의무는 이런 역설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HP 디지털서비스의 사장인 파이살 마수드는 최근 몇 년간 정체된 직원 생산성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에 대한 직원의 선호도와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는 일부 고용주 사이의 긴장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직원이 재택 근무 시 더 생산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마수드는 재택 근무에 동료들과의 연결 상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화상 회의 등 몇 가지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택 근무자들은 회의 시간이 계속 늘어나 끊임없이 통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라며 “많은 줌 회의를 하면서 실제로도 연결된 상태여야 한다. 어떤 제품 관리자는 하루에 12번의 연속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럼 일은 언제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백색 소음’이 된 앱
하지만 직원이 일하는 장소는 생산성 역설의 한 가지 압박 요소일 뿐이다. 알파벳, 아마존, 스테이플스에서 임원을 맡았던 마수드는 직원이 앱 과부하에도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직원들은 업무를 추적하는 불편한 앱, 경비 보고서를 제출하는 앱, 동료와 채팅하는 앱, 그리고 각기 다른 특성이 있는 3개의 화상 회의 앱 등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마수드는 “보통 5~6개의 앱만 사용하게 된다. 나머지는 그저 백색 소음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직원 생산성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그는 지난 2월 링크드인 게시물에서 애플리케이션 확산의 영향에 대한 가트너 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지난해 가트너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무직 직원의 약 40%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11개 이상의 앱을 사용해야 했으며, 3분의 1 이상은 사용하는 앱의 수나 받는 정보의 양 때문에 중요한 업무 소식을 놓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마수드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디지털 생태계로 인해 직원은 생산성을 늘릴 길을 찾지 못하고 업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조직은 직원에게 효과적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내 업무 생산성 저하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조사 결과 역시 마수드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노동통계국은 2020년 4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10분기 중 6분기에서 업무 생산성, 즉 시간당 산출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7번째 분기에는 변동이 거의 없었다. 많은 직원이 재택 근무를 시작한 2020년 2분기에는 업무 생산성이 거의 20% 급증했지만, 그 증가세는 빠르게 평준화됐다. 

BLS에 따르면 미국 내 업무 생산성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0.8% 성장하는 데 그쳤다. 다만 최근에는 2023년 초부터 5분기 연속으로 업무 생산성이 증가했는데, 이는 인프라, 직원 교육,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미국의 업무 생산성 향상이 AI 어시스턴트의 출시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상관 관계는 명확하지 않지만, 일부 AI 어시스턴트 기업은 자사 제품이 생산성을 크게 향상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을 출시한 지 8개월 후 사용자의 70%가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AI 어시스턴트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IT 리더는 여전히 생산성을 우려하고 있다. 코파일럿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고 AI의 ROI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소나타피 테크놀로지의 CEO인 스티브 태플린도 마수드와 마찬가지로 앱과 플랫폼 과부하가 대부분의 문제를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태플린은 “직원은 효율성을 높인다고 주장하는 여러 플랫폼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는 실제로 더 많은 복잡성과 인지적 부하를 초래할 수 있다. IT 직원이 관리해야 하는 도구가 너무 많아 압도될 수 있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많은 직원이 이메일, 인스턴트 메시지, 화상 회의 앱을 통해 항상 연락 가능한 상태이길 요구받기 때문에 번아웃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도구가 유익할 수는 있지만, 지나친 의존과 참여에 대한 기대는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경계를 설정하고, 도구를 신중하게 사용하며, 사용 중인 플랫폼의 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태플린은 CIO와 다른 관리자가 팀원과 정기적으로 소통해 컨디션과 업무량을 파악할 것을 권장하면서, 그가 ‘집중의 문화’라고 부르는 환경을 장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이 한 번에 하나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IT 직원이 프로젝트를 신중하고 철저하게 처리할 시간을 확보하도록 불필요한 회의와 방해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미시간대학교 혁신기술대학의 티모시 베이츠 교수는 이런 생산성 하락이 새로운 IT 도구를 도입할 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레노버와 제너럴 모터스의 전 CTO였던 베이츠 교수는 “지속적인 학습 곡선과 여러 도구로 인해 직원이 압도감을 느낄 수 있고, 이는 일시적인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하며 직원이 새로운 앱을 배우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베이츠 역시 IT 직원의 번아웃은 여전히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급속한 기술 변화 속도와 “항상 접속해 있어야 하는” 업무 문화를 번아웃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또한 “기대치의 불일치도 있다. 강력한 도구를 도입한 기업은 즉각적인 수익을 기대하는데, 이는 종종 필요한 지원이나 리소스 없이도 신속하게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한다”라고 덧붙였다. 

보편적이지 않은 생산성 문제
피닉스대학교의 CIO 제이미 스미스는 생산성 저하가 보편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일부 조직의 경우 AI 도구로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에 따르면 피닉스대학교의 경우 AI 기반 코딩 어시스턴트로 기대한 만큼의 생산성 향상을 이루진 못했다. 그는 “특히 노련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신뢰 문제와 도구의 실제 한계로 인해 AI GPT의 잠재력을 느리게 받아들여 왔다”라고 설명했다. 

스미스는 도구가 발전함에 따라 AI 코딩 어시스턴트의 도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개발자들이 레거시 코드 유지 보수 등의 반복적인 작업에 코딩 어시스턴트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피닉스대학교의 다른 부분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학생 지원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스미스는 전했다. 피닉스대학교는 AI 기반 도구를 사용해 학생들과의 대화 요약을 생성하고 개인화된 문자를 보내는 등 학업 상담사를 지원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건의 대화 요약과 같은 기능이 있으면 상담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에 학업 상담사가 300명이 아닌 400명의 학생을 동시에 상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HP의 마수드는 장기적으로 볼 때 새로운 유형의 AI와 기타 IT 도구가 중간 관리자의 직원 관리 업무를 대체해 조직을 더욱 간소화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직원 생산성을 향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간 관리 계층이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현재 업계는 생산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상황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기묘한 변곡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ciokr@idg.co.kr

출처: Ci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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