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전면 복귀의 이면··· "외양간 고치려다 소 잡을 수도"

등록일: 04.26.2022 17:55:08  |  조회수: 843
ⓒGetty Images

몇몇 기업들은 직원들이 풀타임 사무실 복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대규모 직원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해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주최한 한 행사에서 JP 모건의 CEO 제이미 다이먼은 원격근무를 두고 “사무실에서 활기차게 일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다.

문화에도 보탬이 되지 않고, 아이디어 도출에도 효과적이지 않다. 물론 내부적인 반발이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허나 반발이 훨씬 거셌는지 JP모건에서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사무실로 복귀하라고 지시한 지 1년이 지난 이달 초, 다이먼은 한발 물러서 27만 명의 직원 중 절반만 풀타임 사무실 근무를 하고 10%는 풀타임 원격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 하더라도 원격근무 및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끝내려는 기업들은 여전히 많다. 이를테면 지난달 
골드만 삭스는 모든 직원이 사무실에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무실로 복귀하려는 기업과 유연근무를 요구하는 직원들 사이의 밀당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서 벗어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기업이 직면하게 될 문제다.

이에 원격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해법으로 보는 곳도 많다. 시티그룹, BNY멜론, 구글, 애플, 트위터 등은 하이브리드 근무를 수용하고 있다(단, 트위터는 사무실 개방 이후에도 원한다면 계속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공개된 가트너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은 6월께 일터를 다시 열 계획이다.

 가트너가 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당 설문조사에서 인재 확보 및 유지를 위해 어떤 업무 유연성 옵션을 제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약 5곳 중 1곳(18%)은 그런 옵션이 없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대상 업종은 IT 및 이동통신, 의료 및 제약, 연료 및 에너지, 건설 및 부동산, 교통 및 운송이었다. 한편 5곳 가운데 3곳은 사무실 근무 요건(예: 적어도 주 3일은 사무실에서 근무)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옵션도 직원 유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美 HR 컨설팅 회사 오퍼레이션즈아이앤씨(OperationsInc)의 CEO 데이비드 루이스는 사무실 전면 복귀(또는 직원들의 원격근무 방식)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3월 기준) 미국의 실업률은 3.6%이고, 현재 11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있다. 직원들을 지나치게 압박한다면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을 초과하는 끊임없는 인력 수요가 있다. 사무실로 복귀하고 싶지 않은 직원에게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대퇴직(Great Resignation) 현상을 보고 있지 않은가? 직원들은 선택지가 있고, 이를 행사하고 있다”라고 루이스는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오퍼레이션즈아이앤씨는 1,000곳 이상의 고객사에 HR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업무 관련 데이터를 추적해왔다.

루이스는 “HR 관리 분야에서 36년 동안 일하면서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동안 ‘사무실로 복귀하라.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할 것이다’라고 협박하는 회사들을 봤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어떻게 됐을까?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니 원격근무가 허용되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답한 직장인이 무려 40%에 달했다”라며, “하지만 사무직을 고용하는 기업 가운데 33~ 60%가 부분적이든 풀타임이든 간에 어떤 식으로든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정상이라고 여겼던 직장으로 돌아가려는 기업들이 많다”라고 루이스는 덧붙였다. 

그는 물론 포스트 팬데믹의 뉴노멀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영진과 관리자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오퍼레이션즈아이앤씨가 새로운 본사 사무실을 연 지 2개월이 채 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했다.

어제는 여기(새 본사 사무실)에 9명이 있었다. 임대료 때문이 아니라 지난 7개월 동안 사무실에 더 많은 사람이 있었을 때 팀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다고 느꼈다”라고 루이스는 전했다.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하길 원하는 기업은 ‘채찍이 아닌 당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루이스는 조언했다. 다시 말해, 사무실에 나오라고 강요하지 말고 사무실에 나올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arvard Business School; HBR)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근무 시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게 적절한 조합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HBR이 지난 2021년 8월 美 직장인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2.5일을 집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BR 보고서는 “리더들에게 전하는 조언이라면 새로운 노동 시장의 현실을 인정하고 적응하라는 것이다. 재택근무는 계속될 것이다. 팬데믹이 발발한 이래 원격근무를 시행했던 수많은 기업 가운데 (팬데믹 종식 이후) 풀타임 사무실 복귀를 계획하고 있는 곳은 20% 미만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직원들을 풀타임 사무실 근무로 복귀시킨다면 유능한 직원들이 하이브리드 근무를 허용하는 경쟁사로 떠나는 ‘인재 유출’의 위험이 있다고 HBR 보고서는 전했다.

“일은 사무실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은 지난 2년간 집에서 근무해온 직원들 입장에서 합리적이지 않다”라고 루이스는 지적했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팬데믹이 2년 가까이 계속되면서 재택근무가 가능한 미국 직장인의 59%가 전부 또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이는 2020년 10월의 71%보다 낮아진 수치지만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에 원격근무를 자주 했다고 답한 23%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다. 

재택근무의 동인은 지난 2년 동안 크게 바뀌었다. 퓨 리서치는 오늘날 필요가 아니라 선택에 의해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사무실이 있지만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의 61%가 ‘선택적으로 재택근무를 한다’라고 말했다. ‘직장이 폐쇄됐거나 근무할 수 없게 됐다’라고 답한 비율은 38%에 그쳤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장인 가운데 60%는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전부 또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고 답했다. 2020년의 54%에서 상승한 수치다.

아울러 현재 전부 또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집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의 78%가 재택근무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역시 2020년의 64%에서 증가한 수치다. 

사무실 복귀를 꺼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어느 정도 대면 상호작용을 하며 업무를 해야 하는 직장인의 26%는 2021년 12월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되기 시작한 이후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동일한 비율(26%)은 이전보다 덜 걱정한다고 답했다).

절반가량의 직장인(48%)은 이전과 똑같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택근무 가능 여부는 업종별로 차이가 컸다. 퓨 리서치에 따르면 정보 및 기술(84%), 은행, 금융, 회계, 부동산, 보험(84%), 교육(59%),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59%)는 거의 모든 업무를 집에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정부, 공공 행정, 군대 부문에서는 46%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고 말한 반면에 54%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매, 무역, 운송(84%), 제조, 광업, 건설, 농업, 임업, 수산업, 수렵(78%), 접객, 서비스, 예술, 엔터테인먼트, 레크리에이션(77%)에서는 재택근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의료 및 사회복지 부문의 3분의 2도 동일하게 응답했다.  

루이스는 재택근무를 원하는 이유가 단순히 출퇴근이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고 싶어서만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예를 들면 팬데믹에 따른 보육시설 폐쇄 등으로 육아 문제를 겪고 있는 직장인이 많다. 그리고 다세대 가정이라면 부모와 조부모를 부양해야 한다. 

그는 “이제 직원과 구직자에게 주도권이 있다. 기업이 이를 더 빨리 인지할수록 더 신속하게 직원들과 상생하는 접근 방식을 도출할 수 있다”라면서, “기업들이 저지른 큰 실수는 직원들이 사무실 복귀를 꺼리는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충분한 조사와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시간을 내서 이를 이해한다면 직원들에게 큰 공감과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  CI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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