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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GTI, 골프와 즐거운 산책

마크 트웨인은 ‘골프는 망쳐버린 산책’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내가 아는 골프는 좀 다르다. 신형 골프 GTI는 아주 좋은 차다. 물론 위기는 있었다.

18개월 전, 인테리어 디자인팀이 기술 마케팅팀과 함께 술을 마시다 끔찍한 판단을 내리며 망칠 뻔했다. 그래, 바로 그 타탄체크 시트 말이다. 다행히도 멋지게 잘 다듬었다. 시트는 버킷 시트 형상이다. 두툼한 볼스터가 몸을 단단히 받쳐준다. 수동변속기를 선택하면 골프공 노브를 즐길 수 있다.

반갑다. 이런 전통적인 디자인 요소를 계속 볼 수 있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뒷공간은 골치 아프다. 폭스바겐은 ‘전부 디지털!’이라고 자랑한다.

영국 시장을 위한 골프 GTI는 하나로 이어지는 두 개의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다. 내장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비롯한 정말 많은 기능이 담겨있다. 열선 기능과 에어컨도 모두 스크린으로 제어해야 한다. 심지어 ESC 스포츠 모드까지도.

새로운 스티어링휠은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이 두툼하다. 처음엔 낯설 수도 있지만, 손아귀에 딱 맞는다. 풍부한 장미를 갖춘 시승차는 스티어링휠 스포크에 버튼이 19개 있다. 심지어 유광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터치 방식이다.

끔찍하다. 크루즈컨트롤을 설정하거나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 버튼을 돌리는 것은 옛이야기가 돼 버렸다. 폭스바겐에게 부탁하고 싶다. GTI에는 물리식 버튼을 조금이라도 넣어 주길 바란다.

아이러니하게도 8세대 GTI 실내는 공을 많이 들여 만들었다. 반면, 엔지니어링 요소는 내일 점심으로 먹을 테이크아웃 음식처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는 8세대 GTI를 7세대와 같은 MQB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엔진 또한 같은 EA888 4기통 2.0L 터보 유닛을 매만져 쓴다. 고압 연료 인젝터를 달았지만, 최고출력은 245마력에 불과하다. 여전히 앞바퀴굴림이다. 6단 수동변속기가 기본이고, 7단 자동변속기는 옵션이다.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건 없다.

GTI의 이미지는 새롭다. 점잖게 말하고 잘난 체하는 형처럼 보이지 않는다. 허니콤 그릴은 넓어졌다. 플라스틱 패턴에 박아 넣은 LED 라이트가 눈길을 끈다. 심지어 노즈 전체를 밝히는 면발광 LED 바도 있다.

휠 역시 요란하다. 뒤로 가면 트윈 배기파이프 간격을 더 벌렸고, GTI 배지 크기를 키웠다. 문득 포드 포커스 ST나 BMW M135i가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GTI는 두뇌의 모든 움직임을 정당화시키려고 시도했다. 폭스바겐은 VDM(비히클 다이내믹스 매니저)라 부르는 새로운 컴퓨터를 개발했다. 기본적으로 GTI에는 엔진회전수, 타이어 트랙션, 스티어링 각도, 변속기 상태, 전자식 앞 디퍼렌셜 및 어댑티브 서스펜션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는 일종의 AI 네트워크가 내장되어 있다.

그 결과 역사상 가장 똑똑한 GTI가 탄생했다. 막상 몰아보면 움직임을 컴퓨터가 제어하는 것 같지 않다. 자연스럽고 도도하다. 앞쪽에 디퍼렌셜을 달고 서스펜션 강도를 조절(터치스크린에서 찾을 수 있다)하기 때문에 엔지니어는 뒤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조율해 언더스티어 방지하는 데 힘썼다.

이전 모델 스티어링이 더 민첩하기는 하지만 이번에도 못지않다. 코너에 들어서면 노즈가 코너 깊게 파고든다. 더욱더 정밀하고 침착하다. 운전자의 신뢰감이 쌓일 수밖에 없다. 더 민첩하게 몰고 자동차를 도발하면서 한바탕 승부를 벌이고 싶다. 새 컴퓨터가 선사한 영리한 속임수 덕분이다.

245마력이면 충분할까? 잘생긴 얼굴이 아니라 빠른 속도에 관심이 있는 이라도 만족할 모델이다. 골프 GTI는 현대적이고 재밌는 차이고, 지역 경찰대의 주목을 받지 않으면서 0.5초 이상 풀스로틀을 즐길 수 있다. 강력한 37.7kg·m토크는 1600rpm에서 4300rpm 사이에 뿜어져 나온다.

변속기 모든 단에서 터보 지연이 1초간 있지만, 휠 스핀 없이 그저 도로 위를 잘 흐른다. GTI가좋은 차라는 건 경쟁자들도 잘 알 터. 하지만 그들에게도 기회는 있다. 인테리어 실력으로 앞지르시라

<출처 : 탑기어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