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업무를 계획하라, 계획대로 업무하라

등록일: 12.16.2019 11:04:45  |  조회수: 2126
바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제대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야 할 일을 신중하게 선택함으로써 보다 생산적일 수 있다. 

일화 하나로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막 한 회사를 인수했고 나는 피인수 기업의 기술직 직원들에게 나를 소개하던 중이었다. 나는 그 아키텍쳐가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그들의 작업흐름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등에 대해 온갖 질문을 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그들의 대기 순환 근무 현황이 끔찍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프라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어떠한가?”라고 묻자 “그러기에는 너무 바쁘다”는 반응이 나왔다. 너무 바빠서 영원히 같은 날을 반복하는 것처럼 산다는 말일까?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애석하게도 많은 조직에서 해야 할 일을 선택하는 방법은 앞에 놓인 업무를 해치우는 형태로 이뤄진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매우 바쁘게 지낼 수 있고, 결국에는 퍼진다. 그러나 성취감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그런 상황에서 실제로 생산적인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생산성
2019 데브옵스 현황 보고서(State of DevOps Report)는 생산성을 “...최소한의 산만함과 방해로 시간이 소모되고 복잡한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생산적이기 위해서는 충족되어야 하는 몇몇 조건들이 있다.

- 시간 블록 (우왕좌왕하는 15분이 아님)
- 최소한의 산만함 
- 복잡한 작업 

피터 드러커는 1967년 자기경영노트(The Effective Executive)에서 “그저 바쁜 것에서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바꿀수록, 지속적인 노력(결실을 맺기 위한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한 노력)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적었다.

앞서의 인수 사례로 돌아가보자. 이들 조건 중 어느 것도 충족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 팀은 끊임없이 호출되고 있었는데, 이는 곧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 블록이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호출 자체가 끊임없이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원천이었다. 

호출 이후 해야 할 조치는 결코 복잡하지 않았다. 경고를 끄기 위해 간단한 조치만 필요했다. 엔지니어들은 항상 그들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그것은 모두 ‘고생’에 불과했고, 결코 생산적인 일이 아니었다. 

생산적이 되기 위해서는 일을 계획하고 계획한 대로 실행해야 한다. 눈앞의 일에만 매달린다면 결코 생산적이 될 수 없다. 사실 위와 같은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생산적이 되는 것이다.

시간 블록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을 하려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드러커는 다음을 관찰했다.

“유능한 경영진들은 시간이 제약 요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다른 주요 자원 중 돈은 사실 꽤 풍족한 편이다... 세 번째 제약 자원인 사람의 경우에는 고용하면 된다. 비록 좋은 인재를 충분히 고용할 수는 없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더 많은 시간을 얻기란 까다롭다. 시간은 빌릴 수도 살 수도 고용할 수도 없는 존재다.” 

시간을 더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가진 시간을 가지고 최대한 효과적이어야 한다. 

애자일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일을 구조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스크럼에서 많은 의식(ceremony)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팀의 산출물에 대해 최대한 예측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중에서 스프린트 플래닝은 아마도 생산적인 일에 가장 중요한 것일 것이다. 이 회의에서는 과거의 실적에 근거해 얼마나 많은 작업을 맡아야 하는지, 그 구체적인 작업 항목은 무엇인지에 대해 합의한다. 이 예측 가능한 결과물은 정의상 생산적인 결과물이다. 또한 다음에서 논의하는 우선순위 백로그를 기반으로 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스크럼팀이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생산적이어야 한다. 속도가 극도로 낮거나 스프린트에서 스프린트까지 크게 변화하는 팀이 생산적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20% 시간    
구글의 20% 시간 아이디어에 대해 여러 이견들이 있지만, 새 아이디어를 탐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간을 따로 할당한다는 접근법은 고민해볼 가치가 있다. 

이 탐구(즉, 혁신) 시간의 산출물은 종종 복잡하며, 그것이 새로운 제품으로 이어지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꽤나 생산적인 시간일 수 있다. 구글은 생산적이지 않은 일을 설명하는 용어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이는 글 말미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최소한의  산만함 : 우선 순위 설정 
산만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팀의 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것이다. 각자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법을 제공하는 한편, 올바른 사고방식을 팀이 갖도록 한다. 

생산적이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구조화된 방식으로 우선 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우선순위가 아닌 작업 항목에 대한 백로그를 준비하는 리더(스크럼에서는 프로덕트 오너다)와 함께 하는 팀들을 의미한다. 업무에 대해 토론하고 순위를 매긴다는 의미도 있다. 

한편 팀이 지도부와 백로그 우선순위를 협상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반응적인 업무를 완전히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입부에 있었던 상황을 예로 들자면 끊임없이 호출되는 상황에 대해 몇몇 팀원들을 반응적인 작업에 배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팀원 전체를 소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종류의 일을 처리하는 데 전념하는 다른 팀원들도 배정할 수 있을 것이다.

4가지 플로우 형태 
우선순위 지정 중에 작업을 할당하는 경우, ‘프로젝트에서 프로덕트로(From Project to Product)’에서 미크 커스텐 박사가 제시한 4가지 유형의 플로우 항목에 따라 그렇게 할 수 있다.

- 기능(Feature)
- 결함(Defect)
- 위험(Risk)
- 채무(Debt)

상황별 비즈니스 필요에 따라 다른 비율로 이 같은 형식의 작업을 할당할 수 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가? 그렇다면 아마도 ‘위험’과 ‘채무’에 유의할 수 있을 것이다.

9월 말까지 주요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려고 하는가? 그렇다면 아마도 ‘기능’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상황별 비즈니스 필요에 가능한 한 부합하는 대로 팀들이 실행하는 작업을 유지함으로써 팀에게서 최대의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애자일을 하는 것이 아닌 애자일이 되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하지만, 사람들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빨리 백로그에 항목을 추가한다면? 생산성에 대한 집중이 정말 빛을 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백로그에 있는 모든 항목들을 결코 다 처리하지는 못할 것이다. 팀들이 그 환상을 빨리 포기할수록, 그들은 그들이 가진 시간과 함께 그들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비즈니스에 더 빨리 착수할 것이다. 

만약 항상 가장 중요한 항목들을 작업한다면, 우리는 항상 최대한으로 생산적이 된다. 주어진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여전히 있다면, 그때 우리는 효율성이나 인원수를 늘리는 것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복잡한 업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실제로 복잡한 일을 해야 한다. 비즈니스에 가치를 주지 못하는 항목에 시간을 소비해서는 안된다. 

고생(Toil)
생산적이 되는데 필요한 요건이 ‘복잡하고 시간 소모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이라고 앞서 정의했다. 이와 관련해 구글의 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링 부서들이 이용하는 용어가 흥미롭다. 바로 ‘고생’이라는 표현이다.

수작업이고, 반복적이고, 자동화가 가능하고, 전술적이며, 지속적 가치가 없는 경향이 있으면서 서비스가 성장함에 따라 선형적으로 확장되는 생산 서비스 운영과 관련된 종류의 작업이 바로 고생이다. – 비베크 라우

구글 SRE북은 고생에 대한 장황한 논의를 담고 있다. 앞서 논의한 애자일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많은 시간을 고생하는데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 

필자는 어느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의 출발점으로 가장 많은 고생을 하는 부서를 이용하곤 한다. 먼저 위의 정의에 따라 고생이 생산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고생 업무에 쏟곤 하는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고생은 ‘우리 앞에’ 놓이는 일의 유형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그것을 하게 된다. 고생을 실제로 없애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아닌 경우라면 고생은 통상적으로 계획된 것이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처럼 일부 팀원들을 빼내서 고생을 하게 하면서 일부 팀원들은 절차 개선 노력을 하도록 하는 것처럼 말이다.  

시간 도둑들 
복잡한 일을 실행할 때는 고생 외에도 도미니카 데그란디스가 그녀의 저서인 ‘드러나게 일하라(Making Work Visible)’에서 설명한 ‘시간 도둑들(Time Thieves)’을 유념해야 한다. 데그란디스는 자신의 책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심도 있게 논하고 있다.

- 진행 중인 일(work-in-progress)이 너무 많음
- 우선순위가 충돌함
- 알려지지 않은 종속성
- 계획에 없던 작업
- 방치된 작업 

이 ‘도둑들’ 각각은 생산성에 배치된다. 진행 중인 일이 너무 많으면, 실제로는 성취가 더 적어진다. 우선 순위가 충돌하면 우리는 결코 완성되지 않은 것들 사이에서 오락가락할 수 있다. 그렇다. 이 도둑들은 우리가 항목들을 완료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우리의 비즈니스가 경쟁사보다 더 빠르고 더 질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그 다음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한다. 

우리 팀들은 하루하루 비즈니스 운영에 너무 자주 휘둘린다. 그들은 결코 한가하지 않다. 그래서 그들은 많은 일을 마쳐야 한다고 느낀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비즈니스에 최선인 것은 아니다. 정말로 생산적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신속함을 척도로 삼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일에 접근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프로세스, 문화 및 인프라를 크게 바꿀 수 있다. 길을 따라 애자일 해 질 수 있다면 우리가 가는 대로 경로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올바른 목표를 향해 일하게 된다. 우리가 그 일을 계획하고, 그 일을 실행할 때,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출처 : CI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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