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재택근무, 이제는 해도 될까

등록일: 08.11.2020 15:23:38  |  조회수: 772
허물어져가는 인프라스트럭처, 심각한 교통 혼잡, 내륙 지역까지 뻗어나간 도시 스프롤 현상(urban sprawl), 잊을만하면 찾아와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초대형 폭풍까지, 집에서 직장으로 통근하는 것은 생각보다 위험한 일이 되었다.

그렇지만 재택근무 트렌드에게는 오히려 득이 됐다. 텔레워크 리서치 네트워크(Telework Research Network)에 따르면, 2005년에서 2012년 사이 재택근무자 수는 180만 명에서 310만 명으로 57%가량 증가했다.

IT 업계 직원들도 이런 텔레커뮤팅(telecommuting)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텔레커뮤팅 컨설턴트와 IT 업계 임원들에 따르면, “그건 경우에 따라 다른 문제”다.

텔레커뮤팅 재택근무 개념이 처음 도입됐을 때, 가장 큰 장애물은 기술이었다. 회사 플로피 디스크를 집에 가져와 문서 작성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장애물은 극복된지 오래다. 광역대 통신망의 편재, VPNs, 스카이프, 웹 카메라, 비디오 컨퍼런싱, 그리고 무엇보다 모바일 기기의 확산으로 인해 텔레커뮤팅을 방해하는 대부분의 기술적 장벽들은 허물어졌다.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업무 및 IT 관련 업무의 성격도 변했다. 일인다역의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이 사회에서 그 누가 한 직장, 하나의 직위에 얽매이려 할까?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 한두 명의 동료와만 가까이 지낼 필요가 있을까? 클라우드와 코로케이션(co-location), 오프쇼어링과 니어쇼어(nearshore) 개발자들이 활보하는 이 세상에서 과연 ‘원격’근무라는 말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다시 말해, 엄청난 기술적, 문화적 변화로 인해 재택 근무에 대한 우리의 태도 자체가 바뀐 것이라고 수십 년간 텔레커뮤팅의 변화 추이를 지켜봐온 전직 컨설턴트 질 고든은 설명했다.

특히 IT 업계 종사자들은 세계화, 아웃소싱, 그리고 코로케이션 이용 증가 등으로 인해 원격 근무를 극적인 변화보다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고든은 전했다.

이제 IT 업계에서 텔레커뮤팅을 방해하는 건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경영상 및 절차상의 문제들뿐이다. 애리조나 스카츠데일에 위치한 가빈 프로모션 그룹(Garvin Promotion Group)의 CIO 데이빗 애니스는 이같이 말하며, 그런 절차상, 경영상의 문제 역시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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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몇몇 기업의 IT 부서들은 이런 장애물들 역시 빠르게 극복할 필요가 있는데, 수요가 많은 기술을 갖춘 직원들 중 텔레커뮤팅을 요구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IT 헤드헌팅 업체 로버트 하프 테크놀로지(Robert Half Technology, RHT)의 전무 이사 존 리드는 “지금까지 한 번도 IT직원들에 텔레커뮤팅을 허락한 적 없는 기업들도 점점 이를 고려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IT 업체 지원자들이 텔레커뮤트를 허용하지 않는 직장은 거절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컴퓨터월드의 ‘샐러리 서베이(Salary Surveys)’ 결과를 보면 응답자가 선호하는 직장 순위 5위 안에 텔레커뮤팅은 항상 포함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텔레커뮤팅이 가능한 직종과 그렇지 않은 직종은?
그렇다면 CIO들은 그냥 회사 문을 활짝 열고 직원들을 자유롭게 풀어주면 되는 것일까?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CIO들은 경고했다.

재택근무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직원의 실제 업무 경험과 협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를 테면 관리직에 있거나 하드웨어 관리를 맡고 있는 직책, 혹은 전략 및 비즈니스 플래닝을 맡고 있는 경우는 활동성이 중요하기에 회사에서 일하는 게 알맞다. 반면 코드를 쓰거나 전화기로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는 직원들은 재택근무가 훨씬 쉽다”라고 RHT의 리드는 말했다.

쉽게 말해 책상에 앉아 일해야 하는 직원의 경우 재택근무가 불가능하다. 사용자와 협업하는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및 프로젝트 매니저, IT 매니저는 경우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다.

애니스는 IT 매니저의 재택 근무가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하진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재택근무를 하는 것은 훨씬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다.

그는 “내 자신이 개발 과정의 눈과 귀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내가 회사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중요하다”라며, 다시 말해 매니저로서 필요할 경우 회사 동료와 대면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 또한 가끔씩은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IT 직원들에 대해 텔레커뮤팅 시스템을 도입한 실제 CIO들은 이런 방법을 추천했다. 매사추세츠 주 뉴튼(Newton)에 위치한 복리후생 및 인센티브 솔루션 글로벌 개발 업체 이던레드USA(EadenredUSA)의 CIO 니레이 제틀리는 “고도의 집중을 요하지만 다른 이와 굳이 협업할 필요가 없는 업무의 경우 재택 근무가 더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약 4-5시간의 집중을 요하는 업무를 회사에서 처리할 경우 이틀 정도가 걸리기 십상이다. 예를 들어 RFP회신을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자. 이미 기능팀과 내용에 대한 상의를 마치고 회신을 작성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면 이는 집에서 해도 상관 없는 일이다” 라고 제틀리는 말했다.

그러나 맡은 업무에 관계 없이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직원들도 있다. 바로 회사 밖에서 일할 경우 생산성이 떨어지는 직원들이다. 재택 근무 시 생산성이 떨어지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IT 임원들은 설명했다.

집에 따로 조용히 일에 집중할 만한 공간이 없을 수도 있고, 가족들이나 애완동물이 집중을 방해하기도 한다. “집보다 회사가 더 조용한 경우도 있다”고 스프린트 사의 캠벨은 말했다.

개중에는 다른 사람의 관리 감독이 없으면 집중을 못 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 자신도 가끔씩 이런 사실을 깨닫는다.

“일부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텔레커뮤팅을 거부하기도 한다. 스스로 자기 관리에 뛰어나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말이다” 라고 노스캘리포니아 주 윈스턴-샐럼(Winston-Salem)에 위치한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Wake Forest University) 부CIO 낸시 크라우치는 말했다.

그렇지만 자신의 자기 관리 능력 부족을 잘 모르고 무턱대고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애니스는 처음 텔레커뮤팅 특권이 주워졌을 때 업무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한 몇몇 직원들로부터 텔레커뮤팅 특권을 박탈했다. 이후 그 직원들이 다시 출근을 해서도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자 그들을 해고할 수 밖에 없었다.

애니스는 “이 경우는 텔레커뮤팅이 문제가 아니었다. 성실성 자체가 의심되는 경우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텔레커뮤니팅을 도입할 경우…

- 직원들의 업무성과, 효율성, 업무 만족도가 증가한다.
- 지역적 한계에 구애 받지 않고 유능한 직원을 채용할 수 있다.
- 회사의 중요 직원들을 붙들어 둘 수 있다.
- 다양한 직원들을 고용할 수 있다. (예: 육아문제를 떠안은 직원, 장애를 가진 직원 등)
- 결근률을 낮춘다.
- 업무 시간 및 기업의 서비스 범위를 연장시킬 수 있다.
- 업무 공간에 따른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다.

기업의 문제 해결사 텔레커뮤팅
텔레커뮤팅은 자기 관리가 철저한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특전인 것만은 아니다. 기업의 문제 해결사 노릇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캔자스주 오버랜드 파크(Overland Park)에 위치한 스프린트(Sprint) 사는 텔레커뮤팅을 통해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2,500여 명의 IT 직원들 중 30% 이상이 때때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IT 부서의 상무 피터 캠벨은 말했다. 또 직원의 약 70% 가까이가 영구적으로, 혹은 주기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그의 말이다.

 “우리 회사는 공간 부족 문제를 겪고 있었다. 그런데 재택 근무에 대한 관심이 늘고 통합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서,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회사 본부에 전형적 사무실 대신 화이트보드와 빈백 의자(bean bag)가 갖춰진 호텔링 시설을 마련했다. 이로 인해 IT 부서의 공간적 낭비를 줄임으로써 상당한 돈을 절약할 수 있었다.”

IT 부서만 따로 계산해 보지는 않았지만 회사 전체로 봤을 때 부동산 관련 비용으로만 약 3,000 만 달러가 절약됐다고 캠벨은 말했다.
 

‘호텔링’이란?

‘호텔링’은 매일 출근할 필요가 없는 재택근무 직원들의 사무실 공간을 없애고 직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곳으로 만든 유동적 공간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때로는 재택 근무가 아니면 필요한 인력을 구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애니스는 유니버설 테크니컬 인스티튜트(UTI)의 IT 상무로 근무했던 경험을 통해 이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

UTI에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Progress Software)를 이용했는데 개발자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개발자들에게 피닉스에 와서 일 하라고 설득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재택 근무를 도입하고는 문제가 해결됐다”라고 그는 말했다.

결국 개발자들 및 프로젝트 매니저, 그리고 QA직원들의 1/3에서 1/2 가량이 재택 근무를 하게 됐다. UTI는 재택근무 하는 프로그레스 개발자들을 6~8주에 한 번씩 피닉스로 보냄으로써 상호간 소통을 원활하게 유지하고 협업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전략에 높은 점수를 준다. 조직적인 차원에서, 원격 근무를 하는 직원들과 스케줄을 정해놓고 주기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분기마다 직접 만나 미팅을 하거나 매 주 직원과 슈퍼바이저 사이에 시간을 정해 놓고 전화 통화를 하는 것 등이 이에 포함된다. 때로는 개발자들의 스크럼(Scrum)처럼 매일 전화 통화를 통해 업무 진척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좋다.

RHT의 리드는 이런 전략들을 통해 재택 근무의 물리적인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면서, “항상 재택 근무만 하다 보면 직접적으로 회사 일에 참여하고 동료애를 쌓으며 다른 이들과 대면할 기회를 놓치기 쉽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종종 회사에 나와서 존재감을 알리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텔레커뮤팅 프로그램 시작은 이렇게

버지니아 주에 위치한 컨설팅 업체 텔레워크 프로그램 솔루션스(Telework Program Solutions)의 시니어 컨설턴트 스튜 레비는 텔레커뮤팅에 있어 “걸음마, 걷기, 뛰기”의 3단계 전략을 추천한다.

‘걸음마’ 단계에서는 관련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정한다. ‘걷기’ 단계에서는 시범적인 프로그램을 시행함으로써 직원과 관리자 모두 텔레커뮤팅에 익숙해 질 기회를 갖는다.
 
그런 후에는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것이 효과적이었고 어떤 것이 아니었는지 함께 추려나간다. 관리자와 직원들이 각각 어떤 점을 변화시켰으면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과정이다.

‘달리기’단계에 들어서면 본격적인 텔레커뮤팅 프로그램을 도입하는데 이 시기에는 풀타임 텔레커뮤팅 보다는 일주일에 하루에서 이틀 정도 재택근무를 하는 수준에 머문다.

이 시기에는 또 커뮤니케이션 및 응답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재택 근무 직원들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관리자와 소통을 하는 게 좋을지, 그렇다면 응답 시간은 5분 이내로 해야 할 지 등이다.

또 회사에서 이메일을 보내면 1시간 이내로 확인하고 회신을 해야 한다는 규칙을 세울 수도 있다. 한편, 채팅이나 이메일, 문자 메시지, 전화 통화 등 의사소통 수단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지도 중요하다.

노스캘리포니아 주 윈스턴 샐럼의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 부 CIO 낸시 크라우치는 성과 관리 및 트레이닝 도구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그녀는 “우리는 경력 개발 및 성과 관리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그 결과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게 더 알맞은 사람과 일터와 집을 오가며 평소보다 세 배 가까이의 일을 해 내는 사람을 추려낼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연결망과 관련된 정책도 세워야 한다. 직원들이 집에 가져갈 수 있는 기업용 노트북을 지급할 것인지, 아니면 집 컴퓨터에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것인지(만일 후자라면, 그 가정용 컴퓨터는 회사의 소유가 되는 걸까, 직원 소유인 걸까)? 또 전화나 인터넷 같은 연결망 비용을 보조해 줄 것인지? 어떤 식으로 정하든, 이것들은 텔레커뮤팅을 도입하기 전 반드시 결정해야 할 것들이며 직원과 관리자가 끊임없이 토론해야 하는 부분이다.

어떤 가이드라인을 세우던지, 직원의 업무 용이성을 알려주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나 공유 캘린더 등 모든 테크놀로지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 좋다.

2013년 재택근무자들의 비디오컨퍼런스를 계획중인 제틀리는 “재택 근무에는 다양한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도. 웹엑스(WebEx)나 화이트보딩 같은 시각적인 커뮤니케이션도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회사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기상재해 등으로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의 수가 급등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컨설턴트인 고든은 “평소에 직원의 10% 정도가 로그인 할 수 있다면, 허리케인 샌디가 불어 닥쳐 50%의 직원이 로그인 해야 할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 점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물리적인 고려 사항들을 차치하더라도, 텔레커뮤팅을 “가능케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매니지먼트다.

제틀리는 “성공의 기준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직원들이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 분명히 이해하고 어떤 기준에 따라 팀을 평가할 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텔레커뮤팅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 CI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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