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문제가 있으면 신앙심 깊던 중독자는 신앙을 멀리하는 데 반해서 직계 가족들은 낙타무릎이 되도록 열심히 기도하며 철저히 하나님을 찾게 되어 신앙심이 급격히 성장한다.
하지만 회복 프로그램에 나온 중독자 가족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교회 안에서는 가정 내 중독문제를 내놓고 이야기할 수 없었는데 회복모임에서는 숨김없이 다 말하며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속이 후련하다는 것이다. 중독별 회복모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1920년대의 미국 사회에는 음주 문제가 심각해서 금주령이 선포 되었지만 그 당시에도 지금의‘메디컬 마리화나’와 유사한‘메디컬 알코올’제도를 실시했을 정도로 도저히 술 없이는 살 수 없는 알코올 중독자들이 많았다.
미국의 사업가인 롤런드는 1931년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칼 융을 찾아가서 알코올 중독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1년도 못되어 재발되어 다시 찾아갔을 때에 융은 중독증은 낫기가 어려운 병이므로 어떤 “영적 각성”이나 “영적체험”을 하면 나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더 이상의 치료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롤런드는 미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옥스퍼드 그룹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며 다른 알코올 중독자들에게도 융이 말해준 “영적각성의 중요성”을 전해 주었다. 이 이야기는 알코올 회복모임 공동 창시자이면서 알코올 회복모임 치유교재 “Big book” 저자인 빌 윌슨에게도 영향을 주어서 그가 1938년에 작성한 행동적 믿음생활을 촉구하는 12단계 회복원리의 내용들에 반영되었다.
“Big book”은 1939년 초판 5,000부가 발간되었지만 구입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출판사가 파산할 지경에 달했다. 이때 한 라디오 해설자가 알코올 회복모임을 대대적으로 소개해 주면서부터 치유교재가 팔리기 시작했고, 치유교재 판매증가와 함께 알코올 회복모임 참석자들도 동시에 늘어났다.
1950년 미국 알코올 회복모임 참석자들은 10만명이었으나 알코올 치유교재 2판이 발간된 1955년에는 15만 명, 3판이 발간된 1976년에는 100만 명, 그리고 4판이 발간된 2001년에는 150여개 국가의 10만개 알코올 회복모임들에 200만 명이 참석해서 치유도움을 받았다.
빌 윌슨은 알코올 회복모임 참석자들에게 “하나님의 축복과 알코올 회복모임이 영원하기를 빕니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1971년에 세상을 떠났다.
2014년까지 AA Big Book은 3,400만 부 이상 인쇄되었으며 41개 언어로 번역되어서 바이블 다음으로 세상에 가장 많이 배포되고 있는 회복책자 이다.
오늘날과 같이 중독 물체들과 행위들이 만연한 사회적 환경에서는 미국 알코올 회복모임이 발전된 배경처럼 한인 종교계와 사업계 그리고 언론에서 중독증 치유기관들을 적극 도와주어야만 날로 늘어만 가는 한인 중독자들과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회복 12단계의 마지막 단계는 회복된 중독자와 가족들이 하나님의 치유 은혜에 대한 감사와 자신의 회복유지를 위해서 12단계 원리를 일상생활에 계속 적용하며 주위의 중독가정들을 자진해서 돕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중독증 치유기관들을 지원하면 더 많은 중독자들을 회복시킬 수 있을 뿐더러 또 다른 중독가정들을 도와줄 회복된 인력들을 더 늘릴 수 있는 1석 2조의 후원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필자가 2014년 11월 3일자 미주한국일보에 기고)
이해왕 선교사 909-59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