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돈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싸울 때의 기분은 정말 더럽다. 똑같은 돈 문제라도 직장 동료나 친구랑 싸웠을 때와 전혀 틀리다. 서로 잘했니 못했니, 누가 더 많이 썼니 안 썼니, 내놔 안 내놔 하다 보면 지금까지 사랑한다 속삭였던 것도 모두 거짓말 같고, 아예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 동안 그 남자의 따뜻한 배려, 즉 불고기며 스파게티며 맛있는 저녁을 척척 사 주고 가끔은 영화표도 예매해 주던 그 사랑의 모습들이 단숨에 위선자의 모습으로 와장창 깨져 버린다.
사랑에 빠진 대부분의 남녀는 돈 문제에 서툴다. 아니 돈 문제에 관한한 서로를 똑바로 보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 왠지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돈 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로 미뤄야 할 것만 같고, 좀 손해를 봐도 그저 허허, 좀 늦는다 싶어도 괜찮아 하며 깔깔 웃어주어야 할것만 같다. 왜냐하면 사랑하니까. 사랑은 베푸는 거니까.
아주 낭만적인 생각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연인 사이야말로 세상 인간 관계 중에 경제 교류가 가장 활발한 관계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국가와 국가가 돈을 주고 받고 친구와 친구, 형제와 자매, 부모와 자식 간에도 돈이 왔다갔다 하는데 연인들이라고 이를 피해 갈 수 있겠는가. 게다가 서로를 가장 많이 아끼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경우 가장 먼저 돈을 들고 달려오는 사람도 연인이다. 여기까지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뒷수습은 분명 경제적으로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사랑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사랑의 하부 구조가 바로 경제, 즉 돈이기 때문이다.
‘좀 늦더라도 날 사랑하니까 이해해 주겠지‘라는 식의 안일한 생각은 곤란하다. 사랑하는 사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치밀하고 정확해야 한다. 꿔 준 사람이 어떻게 된 거냐 라고 묻기 전에 미리 ‘이번 달엔 좀 힘든데 다음달 언제까지 주면 안 되겠느냐‘고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그러는 편이 상대방에게 믿음을 준다.
‘음, 이사람, 금전 감각이 확실하군. 역시 내 눈이 정확해.‘ 믿음이 쌓이면 사랑도 더 커지는 법이다. 연인끼리의 경제법칙, 그것은 냉혹할수록 좋다. 더불어 데이트 비용은 연인들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임을 밝혀 두고 싶다. 남녀 평등의 시대라지만 아직도 데이트 비용만큼은 남자가 여자의 2.9배를 부담하고 있다. 고통 분담의 시대인 만큼 데이트 비용 역시 고통을 분담해야 하지 않을까.
DISCLAIMERS: 이 글은 각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column is written by the columnist, and the author is responsible for all its contents. The us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is article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is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