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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의 코리안 빅리거 '김현수 힘내라' 연쇄 전화 격려

등록일: 04.07.2016 10:26:17  |  조회수: 627

(볼티모어<미국 메릴랜드주>=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야구장 안에선 어쩔 수 없이 갈려 싸우는 관계지만, 그라운드 밖에선 가슴 한쪽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영원한 동지였다.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8명의 한국인 선수 중 맏형인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와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주전 경쟁에서 밀린 '타격 기계'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리는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현수는 "두 선배께서 전화로 '힘내라', '잘할 수 있다'는 격려를 해줬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미네소타에 속한 박병호(30)도 자주 김현수와 통화하며 힘을 북돋워 준다.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리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시즌 초반 벤치에 머물던 강정호(29)는 김현수와 동기이자 중요한 대화 파트너다.

주전의 부상을 틈타 피츠버그의 붙박이 주전으로 입지를 굳힌 강정호는 현재 무릎 수술 후 재활로 메이저리그 복귀를 준비 중이다.

김현수는 "스프링캠프가 있는 플로리다 주에서 강정호와 자주 연락했다"면서 "요즘 정호가 빅리그 복귀를 앞두고 낮에 열리는 실전에 나서느라 많이 피곤할 것"이라며 자신에게 용기를 건넨 빅리그 선배들과 친구에게 고마운 뜻을 잊지 않았다.

한국 야구대표팀에서 김현수와 함께 뛴 선배와 동료들은 그의 방망이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안다.

메이저리그 경력 12년 차의 추신수는 볼티모어 구단의 처사에 공개로 강력하게 불만을 표시하며 김현수의 동정론 확산을 이끌기도 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타율 탓에 마이너리그에 갈 뻔한 김현수는 계약서에 삽입한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행사해 볼티모어의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남았다.

김현수를 마이너리그로 보내려고 안간힘을 쓰던 볼티모어 구단은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 모양새로 그를 빅리그에 품었다.

이런 사정을 언론으로 접한 일부 볼티모어 팬들은 4일 개막전에서 김현수의 소개 때 야유를 보냈다.

선수 소개 때 경기장으로 뛰어오면서 응원과 야유가 뒤섞인 팬들의 반응을 접한 김현수는 당시를 떠올리며 "내가 (시범경기에서) 잘못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짧게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올 기회를) 기다리고 인내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현수의 '딱한' 사정에 동정심을 표하는 동료도 적지 않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댄 듀켓 단장과 함께 김현수 '밀어내기'에 앞장선 벅 쇼월터 감독도 "김현수가 28년 인생에서 겪지 못한 일을 지금 경험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코치와 선수들이 그의 빅리그 적응을 돕고 있다며 유화적으로 돌아섰다.

이를 두고 김현수는 "동료들이 너무나 잘 대해준다"면서 "(나머지 걸림돌은) 내가 헤쳐가야 한다"며 난관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빅리그 무대에 설 것을 다짐했다.

전날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의 초청으로 선수단과 함께 주지사 관저를 방문해 한국계 유미 호건 주지사 부인을 만난 김현수는 "빅리그에서 잘 지내라는 말씀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김현수[AFP/GETTY=연합뉴스 자료 사진]

 

cany990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4/07 05: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