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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거' 김광현·노바도 저격…송찬의 "군에서는 소총수였지만"

등록일: 03.22.2022 17:49:15  |  조회수: 656
2022년 시범경기 깜짝 스타 송찬의

송찬의(23·LG 트윈스)의 군 복무 시절 보직은 '소총수'였다.

하지만 2022년 봄 송찬의는 홈런포로 한국프로야구를 놀라게 했다. '전직 빅리거'도 송찬의의 화력에 제압당했다.

송찬의는 21일(미국시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시범경기에 6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솔로포 2방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렸다.

그가 홈런을 친 상대는 '빅리그 90승 경력'의 이반 노바와 2시즌(2020·2021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뛴 '한국 대표 좌완' 김광현이었다.

송찬의는 2회 노바의 시속 150㎞ 투심을 받아쳐 중앙 펜스를 넘기더니, 7회에는 김광현의 시속 150㎞ 직구를 공략해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송찬의는 22타수 8안타(타율 0.363), 5홈런, 9타점을 올렸다. 8안타 중 장타가 6개다.

경기 뒤 만난 송찬의는 "그동안 준비한 게 경기에 잘 나와서 기분 좋다. 노바는 공이 빠르고 변화구도 좋아서 타격 타이밍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며 "김광현 선배는 워낙 공이 좋으니 빠르게 승부(초구에 홈런)를 보고자 했다"고 홈런 상황을 떠올렸다.

송찬의는 2회에는 한쪽 팔을 들며 세리머니를 했다. 7회 이날 두 번째 홈런을 쳤을 때는 두 팔을 들었다.

송찬의는 "김현수 선배가 '홈런 두 개를 쳤으니, 양팔을 들어보라'고 해서…"라며 양팔 세리머니의 이유를 설명했다.

LG는 2018년 신인 지명 회의에서 2차 7라운드 67순위로 송찬의를 지명했다. 당시 LG 단장은 송찬의의 삼촌인 송구홍 전 한화 이글스 코치였다.

일부 팬들은 송찬의의 지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송찬의에게는 상처가 될만한 말도 들렸다.

송찬의는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도 소극적이었다"고 털어놨다.

군 복무가 송찬의에게는 변곡점이 됐다.

송찬의는 2019년 현역으로 입대해 소총수로 근무했다.

그는 "군에서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내 야구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며 "병사에게도 휴대전화가 지급돼 프로야구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좋은 타자의 영상을 보고, 웨이트트레이닝도 했다. 마침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도규가 같은 부대에 있어서 캐치볼도 같이 했다"고 군 생활을 회상했다.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타율 0.301을 찍으며 가능성을 드러낸 송찬의는 그해 11월 마무리 캠프에서 류지현 LG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송찬의는 시범경기에서 홈런포를 쏘며, '우타 거포'의 탄생을 간절하게 원하는 LG 팬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아직 송찬의는 들뜨지 않았다. 그는 비관적이지도, 낙관적이지도 않다.

송찬의는 "빠른 공 공략은 자신 있지만, 특정 구종에만 강한 타자로 남고 싶지 않다. 공격과 수비 모두 부족한 게 많다"며 "중고 신인왕 등 거창한 목표보다는 1군에 진입하고, 팀 우승에 공헌하는 게 내 바람"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직 정규시즌에서는 1군 무대도 밟지 못했지만, 송찬의는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김광현도 송찬의의 이름을 기억한다.

한국 복귀전에서 송찬의에게 홈런을 허용한 김광현도 "송찬의가 직구를 노린다는 걸 알았고 초구에 직구를 던졌다. 그런데 홈런을 쳤다"며 "직구를 노린다고 다 홈런이 되지 않는다. 송찬의가 좋은 타자라는 의미"라고 송찬의를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