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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올해만 세 번째 호투 후 조기 강판…도대체 왜

등록일: 08.30.2021 17:03:46  |  조회수: 437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잘 던지던 선발 투수가 승리 요건인 5이닝 소화 직전에 강판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팀에 피치 못할 상황이 벌어지거나, 미리 약속된 상황이 아니라면 해당 투수를 믿고 승리 요건을 채울 때까지 기다려준다.

잘 던지는 투수를 조기 강판하는 건 해당 투수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기 강판 사례가 쌓이면 해당 투수는 둘 중 하나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불만이 쌓이거나 벤치의 눈치를 보게 된다.

지금,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상황이 딱 그렇다.

◇ 실트 감독의 불안함, 숫자가 말한다

김광현의 투구 성향도 실트 감독의 서운한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김광현은 직구-슬라이더, 투피치 위주로 공을 던진다. 체인지업, 커브 등 다른 구종도 던지지만, 파괴력의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김광현은 상대 타자들을 첫 번째 타석에선 효과적으로 공략하는데, 두 번째 타석부터는 밀리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구종과 공의 움직임이 타자들의 눈에 익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시즌 김광현의 이닝별 평균자책점은 큰 차이를 보인다. 1회(0.45)와 2회(2.25)는 낮지만, 3회(6.86)와 4회(4.96)엔 급격히 높아진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에게 기회를 주기도 했다.

지난 5월 24일의 일이다. 김광현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원정경기에서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는 6회 2사 1루 위기에 놓였는데, 이때 실트 감독은 마운드에 올라가 김광현에게 의중을 물었다.

김광현의 의지는 강했다. 통역을 불러 마지막 타자를 책임지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실트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대로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김광현은 곧바로 상대 타자 앤드루 본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한 뒤 후속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다.

세인트루이스는 1-5로 패했고, 김광현은 패전투수가 됐다.

이때부터 실트 감독은 김광현에게 의사를 잘 묻지 않고 곧바로 교체 지시를 내리고 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올 시즌 잘 던지던 김광현을 승리 투수 요건인 5회 직전에 자주 교체하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김광현으로선 참 답답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