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미국시간)은 미국프로야구 신시내티 레즈의 신인 외야수 TJ 프리둘(26)에게 평생 잊지 못할 하루였다.
프리둘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6회말 대타로 나서 자신의 메이저리그(MLB)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프리둘이 자신의 꿈을 이룬 그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 것은 상대 팀 슈퍼스타의 배려였다.
프리둘이 홈런을 친 뒤 다저스의 외야수 무키 베츠(29)는 홈런볼을 잡은 관중에게 다가갔다.
베츠는 이 관중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공을 돌려받았다.
베츠는 이 공을 프리둘이 간직할 수 있도록 신시내티 더그아웃으로 던져줬다.
이후 한 이닝이 지난 뒤 다시 수비 위치로 나가는 베츠의 손에는 자신의 배트가 들려 있었다.
직접 사인까지 한 배트였다.
프리둘의 홈런볼을 돌려준 팬을 찾은 베츠는 그에게 배트를 선물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프리둘의 빅리그 1호 홈런볼처럼 의미가 큰 공일 경우 구단 관계자가 직접 관중을 찾아가 선물을 주고 공을 회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공이 떨어진 위치와 그 공을 주운 관중을 발견한 베츠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보스턴 시내 노숙자들에게 무료 음식을 배식할 정도로 따뜻한 인성을 지닌 베츠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베츠는 경기 뒤 "프리둘이 전날 대타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홈런이 그의 메이저리그 첫 홈런인 것도 알았다"면서 "처음에는 사인 공을 주려고 하다가 그 팬이 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내게 홈런볼을 던져준 것이 고마워서 사인 배트로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첫 홈런볼을, 그것도 베츠와 같은 슈퍼스타의 도움을 받아 손에 쥔 프리둘은 감격했다.
그는 "모든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그는 역시 세계 최고의 선수다. 볼을 받자마자 다저스 더그아웃으로 달려가 인사하고 싶었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이날 경기에서 신시내티를 8-5로 제압했다. 베츠는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지난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베츠는 올 시즌에도 타율 0.276, 출루율 0.379, 장타율 0.508로 빼어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