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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경기서 단 1승' 커쇼, 안타·홈런 허용률 급상승

등록일: 05.03.2018 10:50:00  |  조회수: 57

 

홈런 허용한 커쇼 [USA 투데이=연합뉴스]

'7경기 선발 등판 1승 4패, 평균자책점 2.86.'

시즌 초반이긴 하나 '지구 최강 에이스'로 불리는 클레이턴 커쇼(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게 낯선 성적표다.

팀 내 다승 1위 류현진(31)에게 2승이 부족하고, 평균자책점도 류현진(2.22)에게 미치지 못한다.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져 2실점 하고 내려온 뒤엔 "애리조나 타선을 상대로 7∼8이닝을 던지긴 쉽지 않다"는 다소 자신 없는 발언도 했다. 

 

커쇼는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를 5번 했다. 지난달 26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선 8년 만에 한 경기에서 볼넷을 6개나 내주고 패전투수가 됐다.

에이스라는 칭호가 붙은 투수에게 QS란 사실 큰 의미 없는 지표다. 등판하는 날 자신이 팀의 1승을 책임지는 이들이므로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의 전통지표가 에이스의 기량 평가에 적합하다.

꾸준하긴 하나 홈런을 많이 허용한다는 점은 커쇼에게 적신호다.

그는 올 시즌 홈런을 7방 내줬다. 2008년 프로 데뷔 이래 한 시즌 가장 많은 홈런(23개)을 맞은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안 좋다.

9이닝당 피홈런율은 지난해 1.2에서 올해 1.4로 올랐다.

야구 통계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데뷔 초반 60∼70%를 차지한 커쇼의 속구 구사율은 올해 43%로 뚝 떨어졌다. 대신 슬라이더(39%), 커브(18%)의 구사 빈도가 늘었다.

그 영향 탓인지 커쇼의 피안타율은 신인 때를 제외하곤 올해 가장 높은 0.234로 치솟았다. 0점대를 지키던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1.14로 상승했다.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5년 연속 제패한 2013∼2017년과 올해의 수치를 비교하면 커쇼의 시즌 출발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를 알 수 있다.

이 기간 시즌 개막 이래 7경기에서 커쇼가 단 1승만을 거둔 적은 2015년 딱 한 번뿐이었다. 2015년엔 원 투 펀치를 이룬 잭 그레인키(현재 애리조나)라는 걸출한 동료가 초반 5승 무패 가도를 달린 덕분에 커쇼의 부진이 도드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리그 최강 원 투 펀치로 팀을 이끌던 시절과 사실상 원 톱으로 선발진의 맨 앞에선 올해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에이스가 출격하는 경기에서 불펜이 승리를 날리고, 타선도 터지지 않아 승리를 따내지 못한 다저스는 2일 현재 12승 17패로 지구 4위에 머물렀다.

선두 애리조나와의 승차가 벌써 9경기로 벌어져 두 자릿수 연승 행진을 타지 않는 이상 뒤집기가 버거워졌다.

류현진이 기대 이상의 호투로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은 만큼 커쇼가 조금 더 압도적인 투구를 펼쳐야 다저스가 부활할 것으로 점쳐진다.

저스틴 터너, 로건 포사이드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코리 시거마저 수술로 시즌을 접은 다저스 타선은 커쇼에게 경기당 3점을 지원했다. 다저스 불펜도 예전만 못하기에 커쇼는 오로지 스스로 힘으로 난국을 벗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