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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아씨 (1)

글쓴이: sansae  |  등록일: 05.03.2014 10:41:01  |  조회수: 1840
봄 아씨 (1)

연분홍 저고리
연 초록 치마
보랏빛 꽃신 신고
산자락 자드락 길로
봄 아씨 오십니다
부드러운 산바람과
빨간 금 노을이
정답게 놀다간 자리에
사뿐히 오십니다

산비탈에 설레는
싱싱한 달래 향
냇가에 피어나는
새파란 돌미나리
봄 아씨는 치마자락
살짝 들고
강바람 시원한
개울을 건넙니다
노란 유채꽃 눈부시고
청 보리 파도 설렙니다

봄 아씨는 새로 생긴
예쁜 지레길 따라
개울가에 나섰습니다
물결에 휘늘어진
수양버들 가지에
산까치 꽃 소식 알리고
한참을 머물게 하는
분홍빛 진달래 미소
샛노란 산수유 향기
맑은 물에 어리광 칩니다

봄 아씨는 햇살을 타고
번들거리는 차 밭에
문득 나타납니다
햇빛 반짝이는
싱싱한 차 잎
차 잎 따는 아씨들의
아름다운 미소
은은히 울려오는
풍경소리에
풀이 눕는 소리도
들려오는 듯

봄 아씨는 향기로운
과원에 들어섰습니다
파란 하늘 가득
배꽃이 넘치는
눈부신 하얀 꽃밭
구름 같은 배꽃 속에
일 하는 처녀들
하늘에서 내려 온
선녀 같습니다

봄 아씨는 초록빛
거리에 나섰습니다
무궁화나무에도
목련꽃나무에도
노란 리본이
바람결에 날립니다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말 없는 푸른 바다에
차가운 봄비 내립니다
구름 같은 하얀 나비떼
가슴가슴 기도에 실려
바다로 날아갑니다

김정호 <작은 새>
부탁 드립니다.

http://youtu.be/ByZ1ojt6U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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