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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거리

글쓴이: sansae  |  등록일: 08.09.2014 15:26:52  |  조회수: 1671
비 내리는 거리


아침부터 온종일
찬비만 내립니다
창 밖을 내다 봐도
당신은 아니 옵니다
갑자기 타성에 젖은
일상의 틀을 벗어나
잠자리 춤추는
옥수수숲이던
시원한 바닷가던
어디론가  달려가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뜨거운 생각이
바람기둥처럼
솟아오릅니다

낯선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쉼 없는 장맛비가
처마끝 낙수 되어
나무를 타고
올랐다가 늘어진
주황빛 능소화 꽃잎에
줄줄이 흩어집니다

도로를 메운 차들은
분주히 오가고
종종 걸음으로
바삐 제 갈 길을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 집 쪽으로
오는가 싶던
목련 꽃 우산도
저 쪽으로 사라집니다

빗속을 떠나며
뒤돌아 보는
당신의 아픈 눈물처럼
홀로 솟은 외로운
장미꽃 가지에
빨간 빗방울이
굴러 떨어집니다

비에 젖는 다람쥐
회색 꼬리 쳐들고
높은 전화선 타면서
우리 집 쪽으로
살며시 기어옵니다

전화벨 소리 울리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손기척 소리도 없습니다
장맛비처럼 내 맘 적시는
당신의 가냘픈 미소
내 스스로 헤어날 수 없는
모순에 빠집니다
능소화 설레는 유리창에
찬 빗방울이 추억처럼
비틀거리며 흘러내립니다

당신은 내 곁을 떠났어도
당신이 흘려놓은 향기
정원에 감돕니다
행여 산새소리 같은
휴대전화 벨 소리
문득 울려올지
오늘도 당신의 전화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훈아 <잊을 수가 있을까>
부탁드립니다.
http://tvpot.daum.net/v/CiMXjCR7rME%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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