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열기, 한국선 왜 미지근하지...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12.09.2015 11:39:23  |  조회수: 2132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8일 100여명이 로스앤젤레스의 차이니스극장 앞에서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7일(현지시간) 개봉하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스타워즈7)의 표를 사기 위해 5일부터 줄을 선 이들이었다. 온라인 예매가 가능한 시대인데도 ‘스타워즈’가 첫 등장한 1977년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노숙을 불사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워즈’에 대한 사랑을 온 몸으로 실천하는 셈이다.

2005년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 이후 10년 만에 등장한 ‘스타워즈7’의 개봉을 앞두고 미국 등 해외 극장가가 들썩이는 반면 한국 극장가는 차분하다. 16일 동시 개봉하는 충무로 대작 ‘히말라야’와 ‘대호’의 흥행 성적에 신경을 더 쓰는 분위기다. 한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스타워즈7’이 만만치 않은 흥행 잠재력을 지녔으나 2강1중 흥행 구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워즈’의 유명 대사 ‘내가 네 아버지다’가 우스개로 종종 활용될 뿐 영화에 대한 지지는 약하다. 1999년 ‘스타워즈’시리즈가 재개된 뒤 선보인 3편의 흥행성적은 뜨뜻미지근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2005)가 172만2,800명으로 가장 좋은 흥행 성과를 올렸다. 국내에서 유독 ‘스타워즈’에 대한 반응이 미지근한 이유는 뭘까.

1. 미국적인 영화에 대한 거부감?


‘스타워즈’는 미국인들이 열광할 만한 매우 미국적인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의 서부개척사를 우주로 옮겨놓은 듯한 이야기 전개부터 미국인의 판타지를 자극한다. 영화평론가 오동진씨는 “1970~80년대에 나온 ‘스타워즈’ 시리즈 3편은 당시 우주 탐험과 맞물리며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흥행했으나 관객들이 미국적인 신화에 계속 동일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워즈’는 조지 루카스 감독이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숨은 요새의 세 악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은 일본 전국시대 어느 장수가 자신이 모시던 주군의 딸과 함께 겪는 모험을 다룬다. 루카스 감독은 장수 역할을 연기한 일본의 유명배우 미후네 도시로에게 ‘스타워즈’의 주요 인물 오비완 캐노비 역할을 제안하기도 했다.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은 서부극을 일본식으로 풀어낸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사무라이영화가 서부극을 활용하고 이를 미국에서 우주판 서부극으로 다시 만든 셈이다.

2. 덕후들이 더 좋아한다는 편견?


공상과학(SF)영화에 대한 편견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따른다. 우주를 다룬 영화는 과거 서구에서도 비주류 취급을 받았다. ‘스타워즈’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영화의 대형 흥행 시대를 연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소수 ‘덕후’들이 더 좋아하는 영화라는 인식이 있었다. 일본인 영화칼럼니스트 쓰치다 마키씨는 “괴수영화 ‘고질라’ 등 특수촬영 영화에 대한 저변이 넓은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소수 마니아만 좋아할 영화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고 이는 지금도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미국 다음으로 ‘스타워즈’ 인기가 높은 나라다.

‘스타워즈’ 캐릭터 상품이 외국에 비해 국내에서 잘 안 팔리는 점도 이런 주장과 무관치 않다. 김남곤 이마트 홍보팀 과장은 “국내 완구시장은 유아용이 절대적”이라며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피규어 상품 판매는 (외국에 비해)아직 활성화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3. ‘스타워즈’보다 마블이 좋다?


10년이나 긴 공백기를 거쳐 시리즈가 새로 시작됐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스타워즈’가 자리를 비운 사이 마블엔터테인먼트의 만화들을 밑그림으로 삼은 ‘어벤져스’ 시리즈와 ‘아이언맨’ 시리즈가 젊은 관객층을 사로잡았다. 마블이 ‘스타워즈’의 잠재 관객층을 선점한 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어벤져스’와 ‘스타워즈’ 관련 특별전이 각각 열렸는데 ‘어벤져스’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가 더 높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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