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쿡방이야"넘쳐나는 요리 예능에 피로도 증가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08.27.2015 09:59:54  |  조회수: 2420
인기 프로 시청률 10% 넘나들면서 유사 프로 우후죽순

노골적인 간접광고도…시청자 채널 선택권 축소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이쯤 되면 홍수 수준이다.

요리를 콘셉트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시청자의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단계까지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 아류작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만들어지는 게 방송가의 생리지만, 요리 예능 프로그램은 그 숫자와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그만큼 요리 프로그램은 베끼기 쉽고,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에 많은 품이 들지 않기 때문에 후발 주자들이 발 빠르게 쫓아갈 수 있다. 관련 제품의 간접광고(PPL)가 가능하다는 점도 아류작을 부추긴다.

◇ 매달 새로운 프로그램 생겨나·출연진도 겹쳐

TV조선은 배우 김수로, 이재룡, 윤다훈이 출연하는 신규 프로그램 '인스턴트의 재발견! 간편밥상'을 다음 달 중순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요리에는 일자무식인 세 명의 유부남 남자 배우와 두 명의 셰프가 색다른 요리법을 선보이는 콘셉트다.

SBS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을 기용한 새 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 천왕'을 오는 28일 가동한다.

각 요리에서 세 손가락에 드는 요리사들이 한 치 양보 없이 이른바 '요리 월드컵'을 벌이는 프로그램으로, '대세'인 백종원을 내세워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백종원이 요리 월드컵의 해설위원, 방송인 이휘재가 캐스터, 개그맨 김준현이 '먹방선수' 역할을 각각 맡는다. SBS는 "스포츠보다 짜릿한 요리 중계쇼"라고 밝혔다.

올리브TV는 시청자들이 가진 '하찮지만 위대한 요리 비법'을 찾는 '비법'을 지난달 13일부터 방송하고 있다.

'푸드송' 가수 윤종신, 개그맨 김준현, 웹툰작가 김풍 등이 출연해 셰프나 시청자 등 비법 전수자가 선보인 레시피대로 현장에서 직접 요리한다.

제작진은 "쉽고 맛있고 누구나 '한 칼'에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를 통해 시청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세 프로그램만 봐도 콘셉트는 물론이고 출연진까지 기존 요리 프로그램과 겹친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고수들이 요리 대결을 벌이거나, 요리 문외한들에게 쉬운 레시피를 전수하는 콘셉트는 이제 TV에서 넘쳐난다.

'자연히' 방송에서 인기 셰프들은 여러 프로그램에 동시다발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쿡방'의 원조격인 올리브 TV '올리브쇼'도 셰프들이 '얌전히' 요리만 하던 방식에서 최근의 트렌드에 맞춰 지난 25일 새로운 포맷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셰프들이 사전에 준비해온 각자의 레시피대로 요리를 선보였다면, 새로운 포맷에서는 셰프들이 100분 동안 3만원으로 1주일 식단을 만드는 대결로 긴장감을 더한 것이다.

◇ '삼시세끼'·'집밥 백선생'·'냉장고를 부탁해' 최고 인기

요리 예능 프로그램의 선두 주자는 tvN '삼시세끼'와 '집밥 백선생',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지상파를 압도하는 인기를 누린다. 백종원이 하차하기 전까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도 인기 요리 프로그램 대열에 포함됐다.

'삼시세끼'는 현재 방송 중인 정선편2가 12.4%(이하 닐슨코리아), 올 초 어촌편이 14.2%까지 치솟는 등 '대박'이 났다.

'집밥 백선생'도 백종원이 가족사로 구설에 올랐음에도 지난 25일 자체 최고인 7.5%을 세웠고, '냉장고를 부탁해'도 최고 시청률 8.2%를 자랑한다.

상황이 이러니 이들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베낀 아류작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하도 거센 열기라 EBS마저 4부작 요리 예능프로그램 '국제식당'을 방송했을 정도다.

하지만 제한 시간 내에 요리를 완성하거나, 시청자로부터 레시피 제보를 받거나, 요리 문외한에게 하나씩 간단한 요리법을 전수하거나, 미션을 주고 해결하라는 식의 콘셉트가 겹치고 또 겹친다.

◇ 노골적 간접광고·시청자 피로도 증가



이처럼 요리 예능이 쏟아지면서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여전히 몇몇 프로그램은 시청률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너무 많은 요리 예능 프로가 방송되다 보니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부 시청자 김선희(45) 씨는 "채널마다 요리 프로그램이 방송되니 다른 것을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을 정도다. 낮에도 온통 요리 프로그램 재방송뿐"이라며 "출연자마저 같은 프로그램을 왜 서로 방송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요리 예능 프로그램 붐을 지핀 CJ E&M의 김지영 홍보팀장은 "요리 예능이 정점에 와 있는 것같다. 자연히 시청자의 피로도도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요리 예능이 제작된다는 것은 시청자의 현재 제일 큰 관심사가 바로 요리 예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방송가는 트렌드를 탈 수밖에 없고 그래서 서바이벌 오디션, 육아 예능 등이 한 차례 같은 사이클을 탔던 것"이라며 "아직은 요리 예능을 대체할 새로운 트렌드가 안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요리 예능 프로그램은 노골적인 간접광고(PPL)로도 지적을 받고 있다.

'삼시세끼'나 '집밥 백선생'에서 각종 인스턴트 식품 등 식료품이 노골적으로 홍보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요리 프로그램에서는 특정 요리 기구도 자연스럽게 '선전'되고 있다.

TV조선이 선보인다는 '인스턴트의 재발견! 간편밥상'에 대해 제작진은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을 이용해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실용적인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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