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가 새로 발굴한 예능 금광 `뿅뿅 지구오락실`

글쓴이: Buruce L  |  등록일: 06.29.2022 10:06:57  |  조회수: 716
나영석 PD가 모처럼 신나는 목소리로 "땡"을 외친다. 식사 메뉴를 두고 벌어진 게임인 만큼 출연진은 나 PD의 판정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 영석이 형"하며 울상인 얼굴로 애걸하면 제작진은 당황하고, 결국 제작진과 출연진의 협상 끝에 +α 게임이 이어진다. '1박2일'인 듯 '신서유기'인 듯 게임 포맷은 분명 익숙한데, 게임 과정에서 의견을 표출하고 타협을 시도하는 출연진의 모습은 새롭다.



이름만으로도 '믿고 보는' 시청자가 줄을 서는 스타 PD지만, 매번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피드백도 동시에 받아온 나영석 PD가 tvN '뿅뿅 지구오락실'로 돌아왔다. 익숙한 얼굴, 익숙한 조합을 유지했던 이전과 달리 개그우먼 이은지와 오마이걸 미미, 래퍼 이영지와 아이브 안유진 등 한 번도 호흡 맞춰본 적 없는 이들과 손잡았다. 이들은 지구로 도망간 달나라 토끼를 잡기 위해 뭉친 네 명의 용사. 신개념 하이브리드 멀티버스 액션 어드벤처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뿅뿅 지구오락실'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게임에 임한다.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은 첫 만남부터 찰떡같은 호흡으로 '뿅뿅 지구오락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서로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마주한 이들이지만, 어색함도 잠시뿐 이내 오디오가 빌 틈 없는 화려한 입담으로 서로의 거리를 좁힌다. 아이돌로 활동 중인 미미와 안유진은 물론 이은지 이영지까지 뛰어난 댄스 DNA를 뽐내며 제작진이 준비한 미션(랜덤 플레이 댄스)을 쉽사리 소화해 제작진을 당황케도 한다. 미션에 성공한 네 사람에게 제작진은 고차원 멀티버스 머신을 소개한다. 비록 겉모양은 장판 온도조절기가 부착된 비키니 옷장의 모습이지만, 이를 통해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다는 것.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고민하던 이들은 얼마 뒤 '삐리빠라뽀'라며 정체불명의 주문을 외우는 등 각각의 리액션을 하며 멀티버스 머신에 탑승,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을 시작한다.



2000년대 태국 여행을 앞두고 시간을 먼저 돌린 네 사람은 당시 유행했던 의상을 완벽 재현, 설정에 힘을 보탠다. 이은지는 드라마 '풀하우스' 속 송혜교를 패러디했고, 미미는 2005년 공개된 휴대폰 광고 속 이효리의 모습을 그대로 옮긴다. 이영지는 연두색 벨벳 트레이닝복으로 당시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연상시키고, 안유진은 싸이월드 시절 원조 인플루언서인 반윤희를 소환한다. 특히 검색 엔진을 통해 당시의 느낌을 공부해왔다는 2003년생 안유진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손등으로 입을 가리는 포즈를 취하고, 생크림과 식빵을 함께 주던 카페에 가지 않겠냐고 제안해 제작진은 물론 언니들까지 놀라게 한다. 분명 얼토당토않은 설정이라 생각했건만, 이처럼 프로그램에 완벽하게 녹아든 출연진들의 친절한 안내는 시청자를 '뿅뿅 지구오락실'만의 시공간으로 빠져들게 한다.




공간까지 태국으로 옮긴 이들은 방콕의 한 유명 식당에서 매 라운드마다 하나의 메뉴가 주어지는 '줄줄이 말해요' 게임에 도전한다. 복장 선정 미션에서 유쾌하게 성공을 거머쥐었던 것과는 달리 이들은 연달아 게임에 실패, 눈앞에서 맛있는 음식을 빼앗긴다. '형으로 끝나는 말' 게임을 하던 중 안유진은 "호동이 형" "수근이 형"을 외쳐 제작진을 당황케 하고, 답변에 의문을 제기하는 나 PD를 "영석이 형"이라 부르며 합의를 시도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은 큰 웃음을 유발한다.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고 그 속에서 출연진이 무언가를 찾기 위해 어딘가로 떠난다. 도착한 곳에서 벌어지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게임 등 '뿅뿅 지구오락실' 첫 회에서 드러난 구성은 '신서유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첫 방송 후 다수의 시청자들은 '여성판 신서유기'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신서유기'와 확연하게 다른 점이라면 앞서 밝혔듯 나영석 PD 프로그램에서 친근한 출연진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 심지어 TV 예능 프로그램만 본 시청자들에겐 익숙지 않은 인물들로만 구성됐다. 그리고 이 출연진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빛을 발하고, 개인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알음알음 끼를 인정받은 네 명의 출연진은 TV 예능에 빠삭한 제작진이 그려둔 밑그림을 바탕으로 그들을 쥐락펴락하며 거침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노화한 제작진'과 MZ세대 출연진의 맞짱(?)은 '나 PD와 요즘 애들의 잘못된 만남'이라던 예고편 설명 문구를 매 순간 떠오르게 한다.


제작발표회 당시 "첫 촬영을 마친 뒤 금광을 캤다는 생각이 들었다"던 나영석 PD의 말은 방송 첫 회만으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연애 아니면 이혼 사이를 오고 가던 요즈음의 예능판에 모처럼 웃음만으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타난 느낌이다. 결국 신선함은 새로운 출연진으로, 대신 '잘하는 걸 더 잘하는' 방식을 택한 나영석 PD의 똑똑한 선택은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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