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한 주 미룬 삼시세끼 내놓는 심정은[POP신년인터뷰]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01.22.2015 16:38:35  |  조회수: 4433
5년간 하루도 발을 뻗고 편히 쉬어본 적이 없었다. ‘인생의 꽃을 피운다’는 화려한 30대의 절반을 뚝 떼 한 톨도 재지 않고 ‘1박2일’에 고스란히 바쳤다. 그를 중심으로 출연진과 제작진이 뭉친 덕분인지 ‘1박2일’은 KBS 간판 예능으로 우뚝 섰다. 5년을 질주하다 보니 심신이 지쳤다. 휴식이 절실했다. 사실 나 하나쯤 괜찮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혀와 손에 채찍을 꽂고 여기 저기 휘두르면 됐다. 고된 장기 스케줄에 하나 둘 병원 신세를 지는 출연자, 작가, PD, 스태프를 보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우리 다들 어디에도 안 간다. 한 시즌만 쉬자”고 제안했지만 ‘효자 프로그램’을 마냥 놓아둘 수 없단다. 회사의 입장도 참 이해가 갔다. 결국 12년간 몸을 담았던 친정집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 나영석(39) PD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지난 2013년 1월 케이블 채널 CJ E&M으로 이적한 나영석 PD는 6개월간 차기 프로그램 구상에 매달렸다. 그렇게 해서 내놓은 게 ‘꽃보다 할배’였다. 평균 연령 70세 이상의 할배들을 섭외해 멀리 여행을 떠났다. 첫 회부터 대박이 났다. 이후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까지 ‘꽃보다’ 시리즈를 연속 성공시켰다. 시골에서 직접 해먹는 소박한 세 끼라는 콘셉트인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정선편도 내놓자마자 인기 고공 행진을 했다. 4편 연속 ‘초대박’이었다. 그의 인생 사전에는 실패라는 단어가 없는 듯했다. 그런 그에게 다들 요즘 “방송 입문 이래 최대 위기”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삼시세끼’ 어촌편에 합류했던 배우 장근석이 첫 방송을 앞둔 15일 탈세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초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장근석이 출연했던 분량을 통으로 들어내야 했다. 결국 방송을 한 주 늦추는 초강수를 둬야 했다.

이 소식을 접한 기자도 안타깝고 난감했다. 2015년 방송판을 이끄는 ‘파워맨’으로 선정한 나영석 PD를 ‘삼시세끼’ 방영 2주 전 만나 인터뷰했기 때문이다. 인터뷰 당시 장근석 촬영 분량으로 이야기를 나눴던 터라 도려내야 할 부분이 꽤 됐다. 첫 방송을 앞둔 소감을 다시 들어야 했다. 보강 촬영으로 인한 편집 사투를 벌이고 있었는지 늦은 시간의 전화에 놀랐는지 나영석 PD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대신 문자가 왔다. 나영석 PD답게 한 자 한 자 눌러 담아 쓴 듯한 문자였다. 눈에 띄는 것은 “즐겨달라”는 당부였다.

‘한 주를 늦춘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출연자 모두 섬에서 고생을 하고 즐거운 순간도 많았고…. 가감 없이 담아서 전달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시청자 여러분이 편안한 마음으로 즐겨주시길 출연진과 연출진 모두 기대하고 있습니다.’


2주 전에 만난 나영석 PD는 ‘삼시세끼’ 어촌편이 정선편과 달리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편과 달라서 기대도 되고 걱정이 됩니다. 기존의 시청자는 정선편에 흐르는 정서를 좋아해주셨으니까요. 이번에는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촬영해서 그런지 정선보다 더 열악하더라고요. 초대 손님도 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거리도 아니었어요. 여기에 겨울이라는 혹독한 환경이 얹어져 이질감을 가지실 것 같아요. 정선과는 환경이 완전히 다른 만큼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색다른 느낌’이라는 점에서는 확신했지만 ‘흥행 성적표’에 대해서는 자신 없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쟁작이 많아졌다. 나영석 PD가 금요일 저녁 시간에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로 연속 흥행을 터뜨리자 동시간대를 노리는 경쟁 프로그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KBS는 연속 2편을 100분으로 파격 편성한 금요드라마 ‘스파이’ 카드를 꺼냈고, MBC는 방송판을 휩쓸었던 간판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 시즌3’를 편성했다.

“정말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사실 그동안 운 좋게 경쟁이 심하지 않았던 시간대를 편성 받아서 돋보였던 게 있었거든요. 드라마에 노래까지 들어오니 자신이 없네요. 과연 시청률이 얼마나 나올까요(웃음). 다만 우리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시청자가 좋은 콘텐츠라고 평가해주신다면 만족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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