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유력 일간지 <블레스크> 부편집장, <오마이뉴스> 질의에 이메일 답변..."기사 주제는 유지"
[김지현 기자]
▲ 체코 일간지 <블레스크>의 21일 새벽 5시 보도(왼쪽)와 수정된 것으로 보이는 21일 오후 3시 현재 보도 내용. 최초 보도된 기사의 제목은 "사기꾼이 파벨의 성에? 대한민국 영부인은 거짓말을 하고 수백만 달러로 자신을 풍요롭게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였다.
ⓒ 블레스크 갈무리 / 구글 저장된페이지 검색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 마지막 날인 지난 21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보도한 체코 언론 <블레스크>는 최초 보도 당시 김 여사를 '사기꾼'에 빗대 표현했으나, 주체코 대한민국 대사관(이하 한국대사관)의 이의 제기를 받고 기사 속 표현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대사관이 구체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단어는 "사기꾼"으로 파악됐다. 이는 <블레스크>가 <오마이뉴스> 이메일 질의에 답변한 내용이다.
<블레스크>는 첫 보도 당시 제목은 '사기꾼이 파벨의 성에? 대한민국 영부인은 거짓말을 하고 수백만 달러로 자신을 풍요롭게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Podvodnice u Pavlových na Hradě? První dáma Jižní Koreje měla lhát i obohatit se o miliony)로 뽑았다. 또한 기사의 첫 문장은 "대한민국 국가 원수 곁에 사기꾼이 있을까요?(Má jihokorejská hlava státu po boku podvodnici?) 윤석열 대통령은 금요일 체코를 국빈 방문했습니다"였다.
그러나 이후 제목이 '흠결 있는 영부인이 파벨 앞에? 한국의 대통령 부인이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다'로 바뀌었고, 기사 속 첫 문장 '대한민국 국가 원수 곁에 사기꾼이 있을까요?'은 삭제됐다.
<오마이뉴스>는 이에 대해 <블레스크>에 기사 속 표현 삭제의 이유 등을 직접 질의했다.
"주체코 한국 대사관, 사기꾼 표현에 이의 제기"
▲ <오마이뉴스>의 질의에 에바 심코바(Eva Simkova) <블레스크> 편집팀장 겸 부편집장이 기자에게 보낸 메일. 해당 메일은 9월 23일 오후 7시 29분(한국시각)에 수신했다.
ⓒ 김지현
23일 에바 심코바(Eva Šimková) <블레스크> 부편집장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기사 속 표현이 달라진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문 그대로 싣는다(괄호 안은 기자 주).
문의 메일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레스크>는) 프라하에 있는 한국대사관으로부터 'podvodnice(사기꾼)'라는 표현에 대한 이의 제기를 받았습니다.
저희는 이의 제기와 함께 논거를 검토하고, 이를 받아들여 약간의 수정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사의 주제와 의미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정리하면 한국대사관의 이의 제기가 있었고 <블레스크>는 이를 검토해 기사 속 표현을 일부 덜어냈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출입기자단의 '대통령실이 삭제를 요청한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건 좀 확인을 해봐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영부인을 폄하하고 악의적으로 보도한 외신 보도를 굳이 그렇게까지 보도할 필요성이 있는 것인지,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면서 "악의적으로 보도한 기사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삭제 조치된 건데 '삭제됐다'는 것까지 기사화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블레스크>의 보도 내용과 기사 속 표현 삭제 등의 과정을 보도한 국내 언론을 비판했다.
그러나 <블레스크> 에바 심코바 부편집장은 "'사기꾼'이라는 단어는 이의를 제기 받고 논의해 수정을 결정했지만 기사의 주제와 의미는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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