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규제의 무게에 짓눌린 사이 와신상담한 애플이 화려하게 부활한 예전을 기억하는 사용자가 있을 것이다.
때로 과거는 정반대로 되풀이되기도 하는 것 같다.
윈도우 11로 애플에 일격 가한 마이크로소프트
마침내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1을 정식으로 발표했다. CEO 사티야 나델라는 발표와 함께 애플에 간접 공격을 여럿 날렸다.
나델라는 “이제 전 세계는 더 개방적인 플랫폼을 원한다. 애플리케이션이 얼마든지 플랫폼으로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애플 앱 스토어와 관련된 압박에 직격탄을 날린 것과 같은 발언이다. 앱 스토어의 보안과 안전성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는 애플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용자도 많지만, 반발도 크다.
그러나 애플이 바라는 안정성을 모든 사용자가 바라는 것은 아니다. 애플이 앱 스토어 모델에 따른 진통을 겪는 동안 경쟁사들은 새로운 요구사항을 담은 환경을 육성했다.
시장을 개방하라는 요구
마이크로소프트도 같은 점에 착안해 현재에 조금 더 힘을 실었다. 윈도우 11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할 수 있다는 것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장에는 근거가 있다.
반대로 애플은 바로 지난해만 해도 타사의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게임을 앱 스토어에 등록하지 못하게 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앱 스토어 수익 정책도 변경했다. 애플은 앱 스토어의 모든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결제에 대해 얼마간의 수수료를 받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앱 개발사가 마이크로소프트 외의 다른 상업 플랫폼을 사용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나델라는 “아직도 너무 많은 장벽을 하나씩 없애고, 선택과 연결의 자유를 보장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것은 바로 애플과 법적 분쟁 중인 에픽 게임즈가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애픽 역시 애플이 플랫폼 액세스를 허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안드로이드 초기 시대에도 ‘선택의 자유’나 ‘개방’ 같은 단어가 널리 사용됐다. 같은 단어가 마치 주문처럼 울려 퍼지는 상황에서 애플의 경쟁사들이 똑 같은 게임에 뛰어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애플의 반격 있을까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싸움에 뛰어든 이상, 앱 스토어 정책에 대해서는 애플의 적군이 아군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사업 계획을 일부라도 변경해야 한다는 압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어디까지나 애플답게 행동할 것이므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앱 스토어 수수료 요율이나 정책이 약간 변경되는 것에 그치지 않을까?
그럼에도 애플은 한번 비판에 약한 모습을 보이면 또 다른 곳에서 후퇴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경쟁 구도 속에서 새롭게 정의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애플은 시장을 정의하는 쪽을 선호하지, 시장에 의해 정의되기를 원하지 않는 업체다. 다국적 기업에게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으므로 대기업이 아닌 상대를 굳이 고소하지 않는 애플 마케팅 부서가 대화의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목표를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애플이 선택한 접근법이 어떤 것인지도 잘 보인다. 개인정보와 보안을 언급하며 애플의 일명 ‘벽으로 둘러싸인 닫힌 정원’을 한층 더 강력한 보호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정의하려는 시도다. 이 시도도 분명 애플 플랫폼의 경제적 수익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애플이 선택한 접근법 중 하나다.
필자가 느끼는 문제점은 애플의 선동적인 주장이 명확하지 않고 오히려 방어적이라는 점이다.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나 보안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애플의 사업 내용보다 수익에 흠집을 내는 것을 반기는 애플 비판자들의 입장도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화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바꿔버리는 것도 논쟁에서 이기는 한 가지 방법이다. 향후 1년에서 1년 반 안에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서비스와 인문학을 모두 결합한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시장이 도전적으로 위협할 때 좋은 대처 방안은 아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경쟁자들은 새로운 것이 오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애플이 적극 활용하려고 하는 앱 스토어 모델에 화살을 겨누는 것도 마찬가지다. 멀티버스 전쟁은 이제 막을 올린 참이다.
<출처 : CIO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