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사회 발표를 마친 CIO라면, 드디어 끝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다. 이 진땀나는 상황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소재 헌트 컨설리데이티드(Hunt Consolidated)의 최고 디지털 및 정보 책임자 다이앤 슈와츠는 “상장회사 재직 당시 나는 이사회 발표를 개인적인 전문성 개발 기회라고 생각했다. 한번 할 때마다 배우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그의 첫 이사회 발표 주제는 사이버 보안이었다. “당시 나의 상사는 내가 그 누구보다 이 주제에 대해서 훨씬 많이 안다”라며, 자신감을 북돋아 주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텍스트론(Textron) CIO로 재직하다가 지금의 자리로 이직한 슈와츠에 따르면, CIO들에게 있어 이사회 발표 기회는 ‘역할 반전’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익숙한 동료와의 소통이나 팀 미팅과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이사회실에서는 경험이 풍부하고 내공이 출중한 임원들을 대상으로 발표를 하게 된다. 여러 의제 중 본인에게 해당되는 부분만 참여하는 매우 조직화된 회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는) 협업 회의가 아니다. 본인의 기업 내 책임과 관련하여 상부와 외부에 보고하는 자리다”라며, 다른 마인드셋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 글에서는 이사회에서의 발표를 잘 해낼 수 있도록 돕는 여러 조언을 살펴본다.
이사회의 니즈를 이해할 것
필 파사노는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 CIO로 재직 당시 자기 팀에게 이사회 발표 방법을 반드시 가르쳤다. 현재 워싱턴 DC 지역 전략 자문회사 베이 어드바이저스(Bay Advisors) CEO 자격으로 여러 이사회에 봉직 중인 파사노는 “기술계 사람들은 자기들이 진행 중인 훌륭한 개발 내용을 이사회가 듣고 싶어한다고 착각하곤 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사회의 관심사는 주주들과 고객들을 위한 회사 가치 증진이라고 덧붙였다. 파사노는 “(소수점 자리까지 정확한 숫자를 제시하기 좋아하는) IT 사람들에게 분명히 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이사회는 그런 숫자를 듣는 순간 발표자가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에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직 CIO 겸 CEO이자 현재 두 곳의 민간 이사회에 속해 있는 존 머리는 CIO들이 이사회의 사업 중심적 이해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한다. “측정할 이정표를 제시하라. 이비에비따(EBTDA)에 기여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여 줘라”고 조언했다. EBTDA란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이익을 의미한다.
간략하게 할 것
이사회를 대상으로 한 CIO의 발표에서 가장 어려운 측면 중 하나는 기술적 내용의 복잡성을 덜어내되 앞으로 다가올 과제에 대하여 얼버무리지 않는 것이다.
머리는 이사회 대상 의사 전달 시 간결함의 중요성에 대해 몇 명의 CIO 동료들을 지도한 바 있다며, “대표적인 문제는 CIO가 10분이면 될 것을 35-40분 걸려 발표한다는 것이다. 발표가 끝나면 다들 짜증 섞인 한숨을 쉰다”라고 말했다.
머리가 추천하는 훨씬 더 나은 전략은 “유용하고 실천 가능한 통찰력 있는 정보를 이사회가 흡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묶어서 전달하는 것”이다. “감수 중인 위험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달라. 당신은 그러한 위험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내게 보여 달라. 그런 다음 방에서 나가라”라고 그는 말했다.
기술적 세부사항을 어느 정도 많이 공유할 지 결정할 때에는 지나친 단순화와 지나친 복잡화 사이에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슈와츠는 “대부분의 이사들은 여러 곳의 이사회에 소속되어 있거나 CEO를 역임하면서 기술 담당자로부터 보고를 받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무런 기준 없이 회의에 오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지식 기준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사회 역학 관계에 신경 쓸 것
이사회 자체의 역학 관계 파악은 CIO들이 간과하는 한 가지 부분이라고 라모로 서치(Lamoreaux Search) 사장 크리스텐 라모로는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의 역학 관계를 파악하려면 CEO와 CFO에게 정보를 얻어야 한다”라며, “심도 있는 질문을 할 사람은 누구인지, 또는 금융 질문을 던져 당황케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미리 알아 두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CIO들은 이사회 준비의 일환으로 이사들 배경 조사가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지만 이사회 관계의 성숙도를 고려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라모르는 덧붙였다. “그들이 5년 동안 함께 해 왔는가? 신규 이사가 있는가? 이사회의실 내부 정치 상황은 어떠한가? 이런 것들을 이해하고 들어서야 한다”라고 그는 말했다.
회의 전에 읽어야 할 자료를 읽지 않았을 만한 이사들이 누구인지와 같은 사소한 세부 정보라도 CIO가 기습 질문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미리 이야기를 듣지 않은 이상, 모두 이사회 책자를 자세히 읽었을 것이라 믿고 회의장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의 신뢰를 얻을 것
헌트 컨설리데이티드의 슈와츠는 이사들이 하는 질의의 성격이 매년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발견했다. “발표가 끝난 후에 질문들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다가올 이사회 회의를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그 질문들을 검토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케빈 반즈는 2014년 이앤제이 갤로 와이너리즈(E&J Gallo Wineries) CIO로 재직하면서 첫 이사회를 준비할 당시, 신규 이사들 중 한 명이 또 다른 캘리포니아 회사의 최고 재무 책임자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즈는 그 회사의 CIO와 잘 아는 사이였다.
(그 CIO에게) 전화를 걸어 약간의 정보를 얻었다. 또 갤로의 IT 전략을 함께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이사가 해 준 ‘까다로운 좋은 질문’을 통해 반즈는 회의에 대비해 준비해야 할 주제를 미리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사들의 확신과 신뢰를 얻는 것이 단순히 정보 공유만은 아니다. 슈와츠는 농담처럼 ‘헬프 데스크 101’ 전략이라고 부르는 것을 이사회실 외부에서의 대화에 활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선임 기술전문가로서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도와줄 준비가 항상 되어 있어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면서 한 이사의 전화기를 고쳐줬다. 10분 정도 걸렸는데 그 이사는 매우 고마워했다”라고 말했다.
<출처 : CIO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