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가에서 비즈니스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CIO가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고,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며 자신감 및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 이때 임원 코칭(Executive Coaching)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한 토목 공학 기업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정리 해고를 단행했을 때, 28세의 프로젝트 관리자는 갑자기 회사의 최고 IT 책임자로 승진했다.
회사에서 데스크톱 유지보수 업무를 맡은 지 불과 몇 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CEO와 회의를 진행하고 기술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관리자가 됐다.
크리스 캔트렐은 “28살이 된 후, 그 전까지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겪었다. 나는 일순간에 IT 영역의 최상단에 올랐다.
예전에는 프린터만 고쳐주던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회사에서 나를 다르게 바라봤다. IT 기술자가 아닌 비즈니스 경영진으로서 말이다”라고 말했다.
IT 전문가에서 경영진에 오른 여러 선례들처럼, 캔트렐도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고, 비즈니스 요구 사항을 이해하고, 팀을 구성 및 관리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도움이 필요했다.
캔트렐은 임원 코치(Executive Coach)에 도움을 구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올랜도에 있는 토목 공학 기업 DRMP에서 여전히 근무하고 있으며, 경제 혼란기에 회사의 성장을 도왔다. 현재 그의 직책은 최고 경영진의 일원인 CIO다.
캔트렐은 코치를 영입한 경험에 대해 “경영진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IT 부서는 종종 IT에는 중요하지만 비즈니스에는 덜 중요한 사항에 집중할 때가 있다.
이러한 차이를 확인하면서 비즈니스 요구 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재검토할 수 있었다. 가령, 라우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라우터가 비즈니스 목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이야기하는 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캔트렐은 단순히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만 배운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코칭을 통해 임원으로서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는 오늘날 CIO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코칭의 차이점
임원 코칭은 코치가 일대일 세션을 활용해 고객이 전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리더십을 개발하며 부족한 부분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성 개발 도구다.
3~6개월 동안 진행되며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새 역할을 맡거나 성장 잠재력을 키우려는 리더를 돕는 데 집중한다.
코치는 CEO부터 CFO, 부서장까지 다양한 리더십 전문가를 지원한다. 그 중 CIO나 기술 리더는 상위 직급에서 성공하기 위해 특정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비즈니스 부서와 협력하고 회사 임원으로 적응할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CIO벤치코치(CIO Bench Coach)의 설립자이자 수석 코치인 래리 본판테는 “임원직에 오르는 대부분의 IT 담당자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커리어에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둔 상태다.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리더십 역할에는 완전히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 협업하고 소통하며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이것이 매우 불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사례로 언급된 캔트렐의 코치를 맡은 바 있다.
본판테는 기술 전문가들이 훌륭한 의사 소통 능력을 갖추거나 대규모 팀을 관리하고, 자신의 코딩이나 프로젝트의 틀 밖에서 일하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IT 직급을 통해 승진하는 이들은 비즈니스 운영 방식과 목표에 대해 큰 그림이 부족할 수 있다. 또한 관리직에 오른 후에는 서비스 역할로 인식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권한과 역량이 부족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스타트업과 고성장 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임원 코칭 비즈니스 에볼루션(Evolution)의 트레이시 포델은 CIO가 되려면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와는 완전히 다른 기술을 키워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녀는 “CIO는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종종 ‘티켓 접수 업무’를 하듯 수동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한 후에 뒤늦게 수습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계획에 참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의 기술을 개발하고 연마하면 리더십에 적응하고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소통과 영향력의 기술
미국 애리조나주의 임원 코칭 컨설팅 기업인 CIO컨시어지(CIO Concierge)의 CEO 겸 설립자 S. 이본 스콧은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기술 업데이트 및 점검에 최고 경영진을 참여시키려면, CIO와 기술 리더가 이를 통해 얻는 비즈니스 가치를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기술을 위한 신기술’ 수준이 돼서는 안 된다. CIO는 기술 전문 용어와 약어 대신, 신기술을 통해 회사가 경쟁력을 높이거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구현하는 방법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스콧은 “발표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임원들이 모인 회의에 참석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또한 발표자의 진정한 메시지를 듣는 대신,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내는 데 집중하는 상황을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타바스코 소스 제조 기업 맥일헤니(McIlhenny Co.)의 CIO 겸 정보시스템 부사장 로비 맥도날드는, 코칭을 통해 자신의 업무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다른 비즈니스 임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비즈니스 목표를 정의한 다음,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 솔루션, 또는 비즈니스 목표를 더 쉽게 달성하는 방법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IT 용어가 아닌 비즈니스 용어로 이야기할 때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2. 관계 관리 관계 관리의 핵심은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임원이 하는 업무는 보통 다른 사람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워야 한다.
이를 위해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신뢰를 구축하며 협력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스콧은 “인간관계는 은행 계좌와 같다. 관계에 긍정적인 것들을 많이 예치해 둬야 무언가를 필요로 할 때 또는 요청을 받을 때 기꺼이 주고받을 수 있다.
따라서 관계에 투자해야 한다. 기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세밀한 작업에 집중한다. 이들은 내성적인 경우가 많으며, 관계 구축을 필수 요소로 고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관계는 항상 발전시켜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IT를 비용 측면에서 필요악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IT 팀과 경영진 전체에 걸쳐 이러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판테는 설명했다.
그는 “IT 리더는 자신의 필요에만 집중하기를 멈추고 다른 경영진이 어젠다를 달성하도록 돕는 방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고받는 관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3. 임원로서의 존재감 개발
신임 임원은 이사회에서 연설 경험이 부족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코치들은 바로 여기에서 임원으로서의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본판테는 “5,000달러짜리 정장을 입고 뛰어다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신뢰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와 계획에 참여하는 또 다른 임원, 또 다른 동료로 인식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막후에서 일하는 데 익숙하다면, 이는 큰 변화다”라고 전했다.
캔트렐은 비즈니스 경영진이 경쟁사를 앞지르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 계획을 수립할 때, IT 리더를 대화에 포함시킬 생각까지는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영진에게 존재감을 드러내려면 이러한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는 “이러한 논의에 직접 참여하고 IT가 비즈니스의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그래야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4. 사내 정치에 대처하기
인간관계가 비즈니스의 일부이기 때문에 사내 정치 역시 피하기는 어렵다.
의제를 강요하거나 다른 사람을 제압하려는 이들의 계략에 대처할 방법은 누구나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직급이 높아질수록 관리해야 할 사람이 많아지고 자존심과 열망도 커지기 때문에 더 많은 사내 정치에 휘말릴 수 있다.
CIO는 어려운 관계를 해결하고 되돌리는 방법을 배워야 하며, 기술 요구 사항과 비즈니스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본판테는 “관계를 다루는 방법은 필수적으로 배워야 한다. 여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얽혀 있다. 사람들이 어젠다를 달성하도록 돕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치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자신의 업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5. 팀 관리 방법
팀을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끈다는 것은 단순히 적절한 기술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는 것 이상의 의미다. 팀 내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직원들이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고야푸드(Goya Foods)의 소프트웨어 개발 디렉터인 제시 레이는 강력한 팀을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 부하 직원을 배려하는 공감형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리자가 되면서 동료로만 지내던 사람들을 관리해야 했다. 그 전까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온보딩하고, 성장을 위한 팀을 구성하고 관리해 본 적이 없었다. 사람들이 참여하고 싶어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했다”라고 그는 말했다.
포델 수석 코치는 IT 고객과 함께 작업하는 것 중 하나는 다른 경영진뿐만 아니라 각 팀원들과도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려면 시간을 들여야 한다.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남기고 직원들도 솔직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열린 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팀원들은 리더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고, 함께 목표를 달성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팀에 대한 신뢰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