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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의 각성 통할까…'그레칼레 GT' 타보니

그레칼레 GT 버전은 브랜드의 가장 도시적이고 미니멀하며 현대적인 정신을 구현한다. 패션에 관심이 많지만 자신만의 세련된 스타일을 가진 역동적이고 호기심 많은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사진=정민주기자

2개 디스플레이 등 편의성·안전성 높여
운전 모드 별 주행감 차이 확연히 구분

자동차 명칭으로 '바람'의 이름을 채택하는 것은 마세라티의 오랜 전통이다. 전문가들은 이름만으로 차량의 성능 등을 유추하기도 한다.

지난 2016년 브랜드 최초로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는 '르반떼'란 이름이 붙었다. 온화한 바람에서 강풍으로 돌변한다는 의미다. 르반떼는 이름처럼 강력한 주행력을 자랑했다.

그리고 6년 만에 나온 두 번째 SUV '그레칼레'. 지중해에서 부는 강하고 차가운 북동풍이다. 마세라티가 '차갑다'는 의미가 담긴 이름을 채택한 건 오랜만이다. 앞서 마세라티는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그래서인지 이후 출시한 그레칼레는 마세라티가 '각성하고 만든 모델'로 암시됐다. 디자인, 성능 등에 없던 새로움을 부여한 듯했다.

최근 그레칼레 GT를 마주했다. 전면 한가운데 자리한 삼지창 로고가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름에서 엿보인 변화는 운전석을 열면서 시작됐다.

디지털로 가득 찬 실내가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마세라티 상징인 센터페시아 아날로그 시계의 자리를 디지털 시계가 대신했다. 충격이었다. 디지털 시계가 적용된 건 마세라티 브랜드 사상 그레칼레가 처음이다. 

디지털 시계 아래로는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8.8인치 컴포트 디스플레이가 위치한다. 상단 12.3인치 디스플레이로는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사용 전엔 미리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 처음엔 번거로울 수 있으나 이후부턴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 앱 등을 바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하단 8.8인치 디스플레이로는 차량 운행에 관한 설정을 할 수 있다.

시동을 걸어봤다. 웅장한 배기음이 귀를 사로잡았다. 컴포트 모드로 두고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아봤다. 부드럽지만 힘 있는 움직임이 고성능 럭셔리카임을 방증했다. 속도를 내는 구간에 접어들며 GT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잇따라 사용해 봤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티어링 휠 반응성이 좋아지고 엔진 부스트가 최대치로 올라갔다. 제동 성능도 좋아 밀림이 없었다.

그레칼레 GT는 4기통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최대 300마력의 힘을 제공한다. 넘치는 힘에 연비도 나쁘지 않다. 공식 복합연비는 리터당 9.9km다. 그레칼레 3가지 트림 중 가장 좋다. 시승 모델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5.6초, 최대시속은 240km에 이른다.

GT 트림 기준으로 전장 4850mm, 전폭 1950mm, 전고 1670mm의 넉넉한 크기는 중형 SUV치고도 꽤나 높은 만족감을 준다. 2열의 레그룸과 헤드룸도 넉넉해 모든 탑승자가 공간적 여유를 느낄 법했다.

트렁크도 널찍하다. 535리터로 골프나 캠핑 등 레저를 즐기는 이들에게도 충분한 수납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과 운전자 편의성 측면에서도 기존 모델들에 비해 진보했다.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탑재되면서다.

ADAS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에 능동형 드라이빙 어시스트(ADA), 차선 유지 어시스트(LKA), 능동형 사각지대 어시스트(ABSA) 등으로 구성됐다. 

기존 마세라티의 단점으로 꼽혀 온 디지털 편의성까지 개선한 그레칼레는 국내에서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춘 모습이다. 경쟁 상대로 꼽히는 포르쉐 카이엔이나 마칸과의 정면승부도 예상되고 있다.

다만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보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속도만 나와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진행방향을 확인해 온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소 아쉬움을 남길 듯하다.  

<출처 : 비즈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