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연비 과장 광고 때문에 소송을 당하고 있죠. 고속도로에서 갤런당 40마일이 나온다고 광고했는데 - 물론 사람들은 앞에 고속도로를 빼고 기억하겠죠? -, 실제로 그렇게까지 연비가 나오지 않으니 괘씸해서 그러겠죠.
이번 소송을 두고 자동차만 30년 취재해 온 TheDetroitBureau.com 의 편집장인 Paul A. Eisenstein 이 한 마디를 했네요. 공인 연비의 비밀을 알리는 건데요.
차를 사본 분이라면 다들 인정하겠지만, 광고 연비와 실제 연비가 같은 적이 있을까요. 누구나 과대 선전이라고 생각하죠.
차 회사는 "Your mileage may vary"(실제 연비는 다를 수 있습니다)라고 은근슬쩍 도망갈 구멍을 파놓았지요. 그리고 실제로 운전 속도, 차 운행 고도, 사용 연료, 타이어의 압력, 탑승 인원에 따라 연비는 달라집니다.
그럼 공인 연비는 누가 어떻게 결정할까요. 연방정부 산하에 환경보호국(EPA)에서 주관합니다. 이 곳에서 시내, 고속도로, 혼합 연비를 발표합니다.
그런데 EPA에서 고용한 인원은 고작 20명. 전체 EPA 직원 중 0.1%도 안 된다고 합니다. 이들이 미시건주 앤 아버에서 연비를 측정한다네요. 이들이 매해 시장에 나오는 200개 이상 모델 중에서 직접 테스트하는 건 15% 남짓. 나머지는 차 회사에서 제출한 자료를 그저 믿고 인증해준답니다.
실제 테스트에서는 자동차의 트레드밀이라고 할 수 있는 동력계(dynamometer)를 이용합니다. 컴퓨터가 제어하는 이 장치는 도로 마찰과 바람 저항과 같은 요인을 가정하고, 훈련된 요원들이 실제 운전을 한답니다. 컴퓨터 모니터에 나오는대로 일정 속도와 가속, 제동을 따라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얻은 원 자료는 에어컨과 다른 장비 사용과 같은 것들을 고려하기 위해 여러 처리 과정을 거칩니다. 그리고 EPA는 결과를 약간 수정해서 향상된 고속도로 속도와 운전 패턴 변화와 같은 걸 반영합니다. 또한 결과는 4륜구동형 이용 증가,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구동축의 등장과 같은 기술 변화를 반영합니다.
이렇게 얻은 최종 결과가 소비자가 받는 공인 연비입니다. 그런데 이 결과는 길이 막히지 않은 뻥 뚫린 상황에서 얻은 것이죠. 그러니 출퇴근길 정체에서 겪는 실제 연비와는 차이가 날 수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