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전기 동력 차량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에서 새로운 전기 동력 승용차 아이오닉6를 공개했다.
새로이 공개된 아이오닉 6는 지난 2020년 6월에 현대가 공개했던 프로페시 콘셉트 카의 디자인을 반영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대개의 콘셉트 카가 향후에 출시될 차의 디자인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프로페시 콘셉트는 그 시점에 이미 디자인이 거의 다 됐을 아이오닉 6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양산형으로 나온 아이오닉 6의 전장, 전폭, 전고와 축거는 각각 4,855, 1,880, 1,495mm에 휠베이스는 2950mm 인 걸로 알려지고 있다. 차체 길이는 현대 쏘나타(4900mm)와 거의 같은데, 휠베이스는 지금의 그랜저(2885mm)보다 길다.
이오닉6의 측면 이미지를 보면 차체 실루엣이 프로페시 콘셉트와 거의 비슷해 보이지만, 바퀴 크기는 현실에 맞게 줄인 것 같다.
아이오닉6의 양산 모델 타이어 규격은 225/55R18도 있는 것 같지만, 여기 공개된 사진의 것은 245/40ZR20의 규격이다.
물론 이제 20인치 휠은 드문 게 아니지만, 20인치에 40 편평율은 사실은 초저편평(超低扁平)의 초고성능 차량의 것이다.
대개 양산 차량의 타이어는 승차감과 성능, 내구성은 물론이고, 가격 등에서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많은 조건을 고려해서 결정된다.
그런 맥락에서 양산형 아이오닉 6의 타이어는 콘셉트 카 보다 현실화 된 것이겠지만, 그렇게 큰 휠 임에도 불구하고 양산형 아이오닉 6의 측면 비례는 프로페시 콘셉트 카의 이미지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프로페시 콘셉트의 휠은 25인치 정도 돼 보인다.
하지만 정작 아이오닉 6와 프로페시 콘셉트가 외관상으로 정말로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측면 유리의 설계일 것 이다.
프로페시 콘셉트는 유리면과 차체에 단차가 없는 플러시 서페이스(flush surface)로 매끈하고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보여줬지만, 양산형 아이오닉 6는 유리면과 도어 섀시가 일견 1990년대의 차량 수준의 큰 단차를 보여준다.
물론 양산 차량 이기 때문에 도어 섀시와 유리창의 설계 시에 여러가지 차체 구조 조건과의 타협이 있었겠지만, 포르쉐의 양산 전기차 타이칸 이나 그보다 훨씬 전에 나온 파나메라의 양산 차량조차도 놀랄 만큼 매끈한 측면 유리 설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새로 등장한 아이오닉6가 프로페시 콘셉트와 달리 1990년대 수준의 유리창 설계인 것이 의아하다.
물론 이건 당연히 차량의 본질적 부분이 아니지만, 외관의 완성도나 정교함에서 영향이 매우 큰 부분이다. 그러기에 포르쉐도 여기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아이오닉 6의 양산설계에서 이런 디테일을 놓친 건 기술력 부족이기 보다는, 이런 부분의 감각적 마무리에 대한 의식 부족이 원인일지 모른다. 이런 부분은 첨단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의식이 필요하다.
게다가 아이오닉 6의 앞 모습을 보면 어딘가 좀 복잡하다는 인상이 들기도 한다. 앞 범퍼의 가로로 긴 검은 띠 안에는 여러 센서와 카메라 등등이 들어 있을 것이고, 범퍼의 에어 댐 부분에도 또 다른 검은 띠가 있고 디테일이 있지만, 양쪽의 검은색 삼각형 등등은 약간 고민스럽다. 더 정돈될 수 있지 않았을까?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아이오닉 6의 테마 스케치는 물방울 형상의 미래지향적 메시지가 명확하고, 프로페시 콘셉트도 그러한 흐름이었지만, 양산형 아이오닉 6에서는 그런 인상을 강조하기에는 조금 복잡한 디자인이다.
게다가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중심으로 한 실내의 이미지는 곡선적인 아이오닉 6의 외장 디자인과는 달리 직선적이어서 전혀 다른 차량의 실내 같은 인상이다.
물론 차량 디자인이 실내/외가 비슷해야 한다는 원칙 같은 건 세상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내/외장이 서로 다른 감성으로 디자인된 이유가 궁금하다. 물론 내/외장이 서로 다른 인상의 차들이 있기는 하다.
아마 클러스터 패널을 비롯해서 디지털 리어 뷰 미러 등이 모두 사각형 디스플레이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직선적이고 사각형 지향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디자인을 할 수 밖에 없었을지 모른다. 그나마 사각형의 이미지가 완전한 직선형의 사각형이 아닌 둥근 라운드를 가지고 있기는 하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수평적 조형이 기조를 이루는 형태이고, 이전의 아이오닉5에서는 도어 트림에 붙어 있던 디지털 리어 뷰 미러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인스트루먼트 패널로 옮겨졌으며, 위치 자체도 좀 더 실제의 리어 뷰 미러의 위치와 유사한 걸로 보인다.
2,885mm의 축간 거리로 인해 뒷좌석의 레그 룸은 어느 정도 확보 됐을 것 같다. 매끈한 쿠페형 지붕 실루엣으로 인해 뒷좌석 머리 공간이 어느 정도 일지는 실제 차에 앉아 봐야 할 것 같다.
아이오닉 6의 실내에서 주목되는 것은 무드 조명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이다.
도어 트림 팔걸이를 중심으로 아래 위의 방향으로 은은한 무드 조명이 켜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색상이 가변적으로 변화되는 기능도 있고, 트림 패널 표면에 줄무늬를 넣어서 조명 효과를 더 강조해 준다. 조명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도 적용돼 있다.
대체로 차량의 전동화와 함께 엔진 소리에 의한 청각적 역동성을 대체하는 게 조명 같은 시각적 요소 일 것이니, 앞으로 나올 전기 동력 차량에서는 시각적 요소가 더 강조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 이유 등으로 전기 동력 차량은 엔진 차량과는 감성적으로 상당히 다른 방향을 지향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요즘 나오는 전기 동력 차량들은 그런 변화를 보여준다.
또한 배터리의 효율 특성 상 공기저항계수가 주행거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전기 동력 차량의 차체 디자인에서는 공기역학적 요인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오닉 6의 공기저항계수가 0.21이라는 극히 낮은 수치를 가지고 있다는 현대자동차의 발표는 바로 이러한 전기 동력의 효율성과 공기역학적 디자인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실 중 하나일 것이다.
아이오닉 6의 차체 디자인은 지금까지 국산 차량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특이한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5 등 이미 출시한 전기 동력 차량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디자인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오늘 살펴본 새로운 아이오닉 6는 그런 흐름을 이어가야 할 차량이다.
아이오닉 6는 프로페시 콘셉트에서 보여줬던 아방가르드 한 감성을 양산형으로 만들었지만, 유리창 설계 디테일이나 차체 디자인 이미지에서 어딘가 1990년대의 것이 보이기도 한다.
혹시 그게 너무 급진적인 물방울 콘셉트를 완화시키려는 의도인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출처 : 글로벌 오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