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하는 글로벌 부품업체 순위에서 올해로 8년 연속 10위안에 올랐다. CASE로 표현되는 미래 기술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메가 서플라이어로서의 입지를 인정받은 것이다. 전동화를 물론이고 커넥티비티,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 개발은 완성차회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 대형 부품회사와 거대 기술 기업, 요소 기술 보유 기업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규모의 경제를 충족하는 완성차업체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메가 서플라이어들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현대 모비스는 그 동안 선진업체들이 선도한 기술을 익히고 내재화 해왔다면, 이제는 미래혁신기술 개발을 선도하며 자동차 부품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리더로서 입지 구축을 강화해 간다는 방침이다. 현대 모비스의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 현황을 짚어 본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00년 업종 자체를 전환하며 자동차 부품회사로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이미 컨테이너 시장에서 글로벌 1위에 올라있었던 만큼 도전이 꺼려졌을 법도 하지만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과감히 업종을 변환한 것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자동차 부품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기계장치 기술력을 끌어올렸다면, 이후로는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전자장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기술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 비용을 매년 10% 안팎으로 늘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8천억을 넘어섰고 올해는 9,500여억원을 투자한다. 또한 21년까지 자율주행 개발 인력을 현재 600명에서 1천명 이상으로 두 배 가까이 늘리고, 소프트웨어 설계인력은 25년까지 현재의 4배 수준인 4천명까지 확대한다.
특히 지난해 자율주행 독자센서를 2020년까지 모두 개발한다는 전략을 발표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핵심 센서의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센서를 개발하는 것에 더해 해외 전문사 및 대학교,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9월 국내 최초로 후측방 레이더를 독자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말까지 차량 주변 360°를 모두 센싱할 수 있도록 단/중/장거리 레이더 4종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 또한 딥러닝 기반 카메라 센서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초 알고리즘을 국내 최초로 확보했다. 라이다 센서 역시 외부와의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2020년까지는 선행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및 차량 내 센서 정보를 바탕으로 주행상황에 맞춰 승객을 실시간 보호하는 승객보호장치 통합제어기도 개발했다. 또한 이와 연계해 에어백이나 좌석벨트 등의 안전장치를 승객의 위치나 움직임에 맞춰 최적화 전개하는 기술도 확보를 앞두고 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와 함께 연구하고 있는 이 기술들은 세계에서도 아직 양산 사례가 없는 첨단 기술로, 국내 고급 세단을 중심으로 2021년부터 양산 적용될 예정이다.
안전장치는 보통 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능동형 안전장치와 사고 발생 시 승객을 보호하는 수동형 안전장치로 구분된다. 승객보호장치 통합제어기는 이러한 두 안전장치를 하나의 제어기로 통합 제어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현대모비스는 전동식 좌석벨트와 에어백의 제어기를 하나로 통합하고, 이들을 자율주행 및 차량 내 센서 정보를 활용해 자동 제어할 수 있게 했다. 전동식 좌석벨트는 커브길이나 급제동 등 차량의 급격한 움직임에 대응해 운전자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능동형 안전장치이며, 에어백은 대표적인 수동형 안전장치다. 진화를 거듭해 각각의 안전장치를 하나로 묶고, 여기에 센서 정보를 더해 승객안전을 위한 장치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이 통합제어기는 외부 카메라 및 레이더 센서로 노면의 장애물이나 갑자기 멈춰선 차량 등 위험 상황을 확인하면, 먼저 전동식 좌석벨트의 진동을 통해 승객에게 경고를 준다. 충돌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긴급 자동 제동장치를 작동시켜 급 제동하고 동시에 전동식 좌석벨트를 조정해 승객을 좌석과 밀착시킨다. 그럼에도 불가피하게 차량이 충돌하게 되면 충돌 강도에 따라 프리텐셔너와 에어백을 전개 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의 위치나 움직임을 예측해 에어백을 최적화 전개하는 기술도 올해 내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차량 내 속도 관련 센서 정보를 바탕으로 사고 발생 시점에 승객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추정하고, 이에 맞춰 탑승자 상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에어백을 전개하는 기술이다. 승객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에어백의 전개시간과 압력을 조절하기 때문에 혹시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최적화된 전개가 가능해진다.
특히 자율주행시대에는 탑승자들이 차량 내부에서 취하는 자세나 위치가 다양해질 수 있는 만큼 개개인의 상태를 파악해 안전장치를 맞춤형으로 전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많은 자동차 업체들은 일률적인 형태의 기존 안전장치들을 스마트하게 진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기술 보유한 메가 서플라이어의 입지 강화 추구
여러 안전장치를 융합한 승객보호장치 통합제어기의 개발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이는 센서나 첨단 운전자 지원 기술은 물론, 에어백, 전동식 좌석벨트, 차체제어장치 등 관련 기술들을 모두 확보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현대모비스 샤시의장연구소장 김세일 전무는 “미래차 시대로 갈수록 기존 핵심부품들의 융합을 통한 기능 업그레이드가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해당 기술들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필수적인 만큼, 핵심부품 기술을 차례로 내재화해 온 현대모비스가 미래차 부품 개발을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난해에는 상시 상향등 상태에서도 앞차에 대한 시야 방해 없이 안전하게 시야를 자동 확보하는 첨단 지능형 헤드램프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조향 상태를 유지해 운전자 안전을 보장하는 듀얼 전동식 조향장치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초에는 내비게이션 정보를 미리 반영해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조절하는 프리뷰 에어서스펜션 기술도 선보인 바 있다.
이와 같은 독자 센서 기술을 바탕으로, 첨단운전자지원(ADAS)기술을 고도화 함과 동시에 이들을 융합한 자율주행기술 솔루션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방향지시등만 켜주면 차 스스로 차선 변경이나 분기로 진입, 본선 합류가 가능한 레벨2 고속도로주행지원기술(HDA2)을 17년 개발해 올해 양산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에는 러시아 최대 포털 얀덱스와 협업을 통해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개한 바 있다.
그 동안 내재화 해온 DAS 기술과 이들을 융합한 자율주행 솔루션이 제대로 기능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성능 검증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전용 시험로를 갖춘 대규모 주행시험장을 구축하고, 자율주행 시험차를 전세계 각국의 실 도로에 내놓고 글로벌 테스트에 본격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총 3천억원을 투자해 여의도 면적 6배 크기를 자랑하며 총 14개의 시험로가 설치된 서산주행시험장을 지난해 6월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첨단 시험로에는 DAS, V2X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Fake City(도시 모사 시험로)가 구현된다. 신호 및 회전교차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과속 방지턱, 버스 승강장 등 실 도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주행 환경을 그대로 옮겨놨다. 현대모비스는 이곳에서 상시로 자율주행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한편 자율주행기술 개발과 함께 미래차 핵심기술로 손꼽히는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커넥티드카 기술이 완전 자율주행차의 필수 조건으로 꼽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기술을 확보해 미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함이다. 5G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 카 기술 개발을 위해 KT와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KT는 지난 12월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내 5G 통신 인프라 구축을 지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활용, 5G 기반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인프라 구축과 동시에 실시간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기술과 차량 사물 간 통신(C-V2X) 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올해 안에 관련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출처 : 글로벌 오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