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6∼8월 기준 미국 시장 내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8.9%(누적 판매 32만7583대)까지 올라갔다. 이는 한국차 전성기라 불리던 2011년의 미국 시장 점유율(8.9%)과 같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직전이던 지난해 12월∼올해 2월 미국 시장 점유율(7.7%)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미국 내 차량의 76.8%를 차지하는 SUV와 미니밴, 소형 픽업트럭 등 이른바 ‘경트럭’ 차종의 경우 현대·기아차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5.6%에서 6.9%로 늘었다. 글로벌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코로나 이전보다 ―1.8%포인트, 도요타와 닛산, 미쓰비시는 각각 ―0.3%포인트, ―1.2%포인트, ―0.4%포인트로 점유율이 낮아졌다.
현대·기아차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공장이 일시 폐쇄됐음에도 국내 생산을 늘려 수요 급증 시기에 대비해온 전략도 적중했다는 평가다. 미국과 일본, 유럽 브랜드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자동차 재고량이 코로나 사태 이전에 비해 15∼29% 정도 줄었지만 한국 차는 오히려 재고량을 4.2% 늘렸다. 코로나로 인한 국가 간 봉쇄와 소비 위축 분위기가 풀리면 자동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해 대비한 것이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코로나 쇼크를 극복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의 9월 내수 판매는 6만708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증가했다. 수출은 29만368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1% 줄었지만 전월 대비 11.2% 증가했다. 현대차는 올해 4월 수출이 9만6651대로 10만 대가 깨지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지만 이후 수출이 꾸준히 증가해 10월에는 30만 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내수와 수출을 합쳐 26만23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23만5810대) 대비 10.3% 증가했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만 5만5519대를 팔아 1994년 미국 진출 이래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한국GM도 9월 한 달간 총 4만544대를 판매하며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국GM이 내수와 수출 합계 4만 대를 넘어선 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출처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