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견까지 킁킁... 개코의 고마운 쓰임새

글쓴이: ddoonddo  |  등록일: 01.20.2022 10:03:08  |  조회수: 617

최근 영국에서 평소와 다른 반려견의 행동을 통해 유방암을 발견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오래전부터 주인을 지켜준다고 여겨져 온 강아지가 이번엔 암으로부터 주인을 구한 셈이다. 실제 개가 후각을 이용해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이나 의심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됐다. 전문가는 향후 의·과학 기술이 발전한다면 질환 조기 발견·진단 분야에서 개의 후각이 더욱 높은 쓰임새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英서 반려견이 주인 유방암 발견… “생명 구했다”

더 미러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주에 거주 중인 안나 니어리(46)는 지난 2018년 9월 반려견 래브라도 리트리버 ‘하비’의 이상 행동으로 유방암을 발견했다. 당시 하비는 안나의 저지에도 오른쪽 가슴을 누르고 냄새를 맡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6주 동안 매일 반복했다. 강아지의 이 같은 행동에 이상함을 느낀 그녀는 병원을 찾았고, 같은 해 11월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됐다. 검사 결과, 암이 림프절로 전이됐으며 치료 과정에서 약 5.5cm 크기의 악성 종양도 추가로 발견됐다. 안나는 이후 3년간 약물치료와 방사선 치료, 유방절제술 등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직장에 복귀하는 등 일상생활도 가능해졌다. 그녀는 “의료진은 암을 일찍 발견하지 못했다면 목숨이 위험할 수 있었다고 했다”며 “하비가 내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개 후각, 인간과 비교 불가… 암, 발작 징후 발견까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개의 후각은 ‘상상할 수 없는’ 정도다. 개는 물 50리터에 들어간 소금 한 스푼의 냄새도 맡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가 훈련된 구조견을 통해 물이나 눈 속에 뭍인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다. 개의 후각수용체는 약 3억개로 인간보다 50배가량 많고, 대뇌에서 후각을 관장하는 후각망울의 크기도 최소 30배 이상(입방센티미터 기준) 크다. 보통 개와 인간의 후각 차이를 100만배 정도로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신남식 교수는 “동물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다. 주변의 변화는 자신의 생존과 관련됐기 때문”이라며 “특히 다른 감각기관보다 후각이 매우 발달한 개는 사람의 눈처럼 코로 세상을 본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질환이 풍기는 냄새를 통해 병을 의심·발견하는 것 또한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 ‘질환이 풍기는 냄새’란 질환으로 인해 체내 온도나 세포, 체액 흐름 등이 변화하면서 발산되는 냄새로, 이 같은 냄새 변화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훈련을 한다면 특정 냄새와 연관된 질환을 조기에 의심·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이 같은 이론은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됐으며, 유방암, 폐암 등 암 외에 뇌전증 발작 징후 또한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 미국 일부 주와 핀란드, 레바논 등에서는 해외 유입되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찾기 위해 공항에 코로나19 탐지견을 배치하기도 했다. 신 교수는 “개의 후각을 이용한 질환 진단 연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며 “해외의 경우 발작 환자의 반려견이 발작 전 미묘한 체액의 변화, 신체 변화 등을 감지해 주인에게 알려주면, 미리 약을 먹는 등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는 방식으로 실제 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액·조직 변화 냄새 심할수록 활용도↑… “동물학대·감염병 문제 해결해야”

기술 발전과 함께 동물의 후각을 이용한 질환 진단 기술 역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대학 연구팀이 동물의 후각 기능처럼 냄새를 기반으로 화학성분을 분석하는 ‘바이오-나노 전자 코’를 개발했으며, 실제 날숨만으로 폐암을 진단해내기도 했다(부산대 나노에너지공학과 오진우 교수팀). 전문가는 이처럼 동물의 후각을 증폭시키거나 기계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 교수는 “일부 질환, 특히 체액 변화가 심하거나 조직의 냄새 변화가 심한 질환이라면 후각을 이용한 진단이 가능할 수 있다”며 “분변이나 콧물, 침 등에 나타난 냄새 변화도 활용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 개발·발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물 학대,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우려 등은 해결해야할 문제다. 신 교수는 “동물의 본능과 특이한 능력을 이용해 과학을 발전시키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훈련 과정에서 강제성을 띠거나, 기계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동물을 활용하는 등 여러 우려가 남아있다”며 “올바른 활용 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개가 인간의 질환에 전염되지 않는다는 사실부터 확인한 후 여러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ISCLAIMERS: 이 글은 개인회원이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article is written by an individual, and the author is full responsible for its content. The viewer / read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s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e articles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e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