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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홈리스와 반려견

글쓴이: cocona  |  등록일: 07.12.2019 14:57:42  |  조회수: 970
그 무엇보다
당신이 반려견을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호주에서 교육을 받을 때 홈리스들과 반려견이 함께 길거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가끔 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초췌한 모습에 더운 날에도 누더기 옷을 걸치고, 알 수 없는 잡동사니를 몸에 지닌 채 한 손에는 삐뚤빼뚤 ‘Help’라고 쓴 피켓, 또 다른 한 손에는 개줄 하나를 쥐고 있습니다.

근처에만 가도 악취가 진동하고 얼굴에 난 털에는 언제 먹다 묻힌 건지 모르는 케첩처럼 보이는 소스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혹시 제 다리라도 잡을까 싶어 지레 겁먹고 피했지만 그 옆에 순하게 생긴 강아지는 그 사람 품에서 너무도 편안하게 잠자고 있습니다.

이불이 있으면, 이불 위에, 가방이 있으면, 가방 위에, 신문지가 있으면, 신문지 위에라도 올라가 언제나 그 녀석들은 나약하고 힘없는 그들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필연적으로 훈련사로서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들은 반려견들을 매우 다정하게 대했습니다. 가슴에 손을 천천히 대고, 등 뒤로 손을 천천히 옮기고 머리에서 허리까지 천천히 훑어줍니다. 그러면 반려견은 지그시 눈을 감고, 그들 옆으로 몸을 비비며 자리를 다시 잡고는 했지요. 어느 때인가 그 사람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잠을 자는 거겠지요. 주인이 그러고 있으면 놀아달라고 재촉할 만도 하건만, 옆에 있던 반려견은 가만히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소리조차 내지 않으면서 얌전하게 말이지요. 저는 그곳에서 반려견과 함께 있는 홈리스를 여럿 보았습니다.

그중 그 어떤 반려견도 험하게 생긴 초크체인(Choke Chain)1) 을 하고 있지 않았고, 어떤 홈리스도 자신의 친구에게 화를 내거나 소리 지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저 가만히 반려견과 함께 있을 뿐이었습니다. 얌전하고, 다정하고, 속 깊어 보이는 그들이 반려견을 대할 때 어느 누구도 강제로 복종시키려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같이 자고, 같이 걷고, 같이 쉬고, 같이 먹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든 사람은 저뿐이 아니었나봅니다.

"교육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재미있는 모습을 봤어.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 홈리스로 보이는 노인과 덩치가 큰 개가 있었지. 파란불이 들어왔고, 다들 길을 건너는데 그 노인이 몸이 불편한지 걸음이 느렸던 거야. 신호는 빨간불이 됐고, 노인은 아직도 도로를 건너고 있었어. 차들이 빵빵거리며 노인 앞으로 지나는데, 근데 그때 말이야, 먼저 도로를 건넌 큰 개가 뒤돌아서서는 노인이 길을 다 건널 때까지 짖더라고. 꼭 빨리 오라는 것처럼 말이야. 힘겹게 길을 다 건넌 노인을 보고 그 큰 개가 어찌나 반가워하던지, 그 모습을 보니 괜히 눈물이 나더라고."

당신이 어떤 모습이라도

반려견은 그런 존재입니다. 보호자가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 보호자를 믿고 사랑하지요. 우리는 어떻습니까? 혹시 강아지가 조금 이상이 있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심지어 버린 적은 없는지요? 한 강아지가 보호자가 자신을 버린 줄도 모르고 끝까지 기다리다 구조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입니다. 반려견에게 여러분은 그런 사랑 줄 준비가 되어 있는지요?

저는 반려견을 교육하는 사람입니다. 의뢰를 받고 반려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당신 반려견의 행동을 변하게 하고 싶으세요? 반려견의 행동을 힘들이지 않고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 무엇보다 당신이 반려견을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진심으로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세요. 그러면 반려견들은 어느새 변해 있을 것입니다. 사랑을 준 만큼 되돌려주는 게 반려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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