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회 골든글로브] "감독상 불발 이변"..봉준호 수상에도 아쉬운 `1인치의 장벽`

글쓴이: blue dot  |  등록일: 01.06.2020 09:36:26  |  조회수: 562
서브 타이틀(자막)의 장벽을 1인치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6일 오전(한국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하 골든글로브)에 참석, '기생충'으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한국 자본, 한국 연출진, 한국 배우, 그리고 한국어로 구성된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가 골든글로브에서 후보에 오르고 또 수상까지 거머쥔 첫 번째 사례가 봉준호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의 파란은 지난해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도 펼쳐졌다. 씨네필의 축제 프랑스 칸에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칸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 전 세계 한국 영화의 저력을 널리 알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레이스는 한국 영화 100년 역사를 대표하는 역작으로서 열심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중. 그리고 한국 영화 101년의 해, 영화 산업의 성지로 불리는 미국 할리우드 한복판에서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 최초의 기록을 또다시 추가한 봉준호 감독이다.

한국 영화 최초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무대에 올라 "놀랍다. 믿을 수 없다"고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골든글로브에 참석한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를 비롯해 송강호, 조여정, 이정은, 한진원 작가 역시 자리에서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봉준호 감독을 축하했다.


그는 "서브 타이틀(자막)의 장벽을 1인치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오늘 함께 후보에 오른 많은 멋진 세계의 영화와 같이 할 수 있어 그 자체가 영광이었다. 우리는 한 가지 언어만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영화"라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인종, 성별, 문화의 경계를 넘어 "영화라는 한가지 언어만 사용한다"라는 봉준호 감독의 의미 있는 수상 소감에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물론 할리우드의 많은 영화인들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에 길이 남을 최초의 역사를 만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대목은 다름 아닌 바로 감독상 수상 불발이다. 감독상 후보에 오른 작품은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외에도 '1917'의 샘 멘데스 감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조커'의 토드 필립스 감독 등이며 최종적으로 '1917'의 샘 멘데스 감독에게 돌아갔다.



물론 누가 받아도 이견 없는, 전 세계 영화 팬들이 손꼽는 거장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일 부문이지만 쟁쟁한 거장들과 경쟁 속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감독상 수상은 외국어 영화상 못지않게 유력한 수상 부문으로 기대를 모았다. '기생충'이 북미에 개봉된 이후 할리우드 외신, 유명 배우, 감독들이 연이어 '기생충'에 대한 극찬을 SNS에 올려왔고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까지 '기생충'을 올해의 영화로 꼽으며 응원했기 때문. 또한 올해 최고의 작품으로 골든글로브는 물론 아카데미까지 유력한 수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아이리시맨'의 연출자이자 세계적으로 명망이 높은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역시 올해 경쟁작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기생충'을 언급했기 때문에 봉준호 감독의 감독상 수상 불발은 사실상 더욱 충격을 안긴 대목이었다.



한국인인 봉준호 감독이 외국어 영화상을, 중국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이민지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배우 겸 가수 이콰피나가 '더 페어웰'(룰루 왕 감독)로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부문)을 수상한 것 외엔 대부분 백인 배우와 감독들이 수상을 차지했다. 수상자 라인업 중 유색인종은 단 두 사람뿐이다. 봉준호 감독이 말한 보이지 않는 '1인치의 장벽'이 어떤 의미인지 절실하게 느껴지는 골든글로브였다.



비단 봉준호 감독뿐만이 아니다. 올해 골든글로브는 시상식이 끝난 직후 '넷플릭스 페널티'에 대한 논란도 들끓고 있다.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노아 바움백 감독) '두 교황'(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 등 공개 직후 언론과 평단,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수작으로 꼽힌 작품들이지만 '결혼 이야기'의 배우 로라 던이 여우조연상을 가져간 것 외엔 수상으로 이뤄지지 않아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제 봉준호 감독은 다음 목표로 오는 2월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 현지 시각 기준 13일 아카데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가운데 봉준호 감독은 '1인치의 장벽'을 넘고 다시 한번 한국 영화의 저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수상작(자)-영화>



▲ 작품상 드라마 - '1917'

▲ 작품상 뮤지컬/코미디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 감독상 - '1917' 샘 멘데스

▲ 남우주연상 드라마 - '조커' 호아킨 피닉스

▲ 남우주연상 뮤지컬/코미디 - '로켓맨' 태런 애저튼

▲ 여우주연상 드라마 - '주디' 르네 젤위거

▲ 여우주연상 뮤지컬/코미디 - '더 페어웰' 아콰피나

▲ 남우조연상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브래드 피트

▲ 여우조연상 - '결혼 이야기' 로라 던

▲ 각본상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 음악상 - '조커'

▲ 주제가상 - '로켓맨-I'm Gonna Love Me Again'

▲ 외국어영화상 - '기생충'

▲ 애니메이션상 -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 세실 B. 데밀 공로상 - 톰 행크스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수상작(자)-TV>



▲ 작품상 드라마 - '석세션'

▲ 작품상 미니시리즈/영화 - '체르노빌'

▲ 작품상 뮤지컬/코미디 - '플리백'

▲ 남우주연상 드라마 - '석세션' 브라이언 콕스

▲ 남우주연상 미니시리즈/영화 - '라우디스트 보이스' 러셀 크로우

▲ 남우주연상 뮤지컬/코미디 - '라미' 라미 유세프

▲ 여우주연상 드라마 - '더 크라운' 올리비아 콜맨

▲ 여우주연상 미니시리즈/영화 - '포시/버든' 미셸 윌리엄스

▲ 여우주연상 뮤지컬/코미디 여우주연상 - '플리백' 피비 월러-브리지

▲ 남우조연상 미니시리즈/영화 - '체르노빌' 스텔란 스카스가드

▲ 여우조연상 시리즈/미니시리즈/영화 - '디 액트' 패트리샤 아퀘트

▲ 캐롤 버넷상 - 엘런 드제너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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