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신애 "`인간실격`, 시청률로 평가할 수 없는 작품..대사 100번 하고 민자가 됐다"

글쓴이: Pecoke  |  등록일: 10.29.2021 09:34:47  |  조회수: 564
우리 모두가 자기 인생의 배우예요. 지구가 우리의 무대고요. 누구는 부잣집에서 태어나는데, 누구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렵게 살고 싶었겠어요. 하지만 남과 비교하면 불행의 시작이죠. 타고난 대로, 자기 역량 대로 살아가면 돼요. 잘난 놈은 잘난 대로 살고, 못난 놈은 못난 대로 사는 거죠."

'세상은 요지경'으로 세상을 뒤흔들었던 신신애는 사실 고려대 간호학과 출신의 MBC 공채 탤런트다. '세상은 요지경'도 KBS 2TV 드라마 '희망'에서 맡은 '뽕짝네' 역할 덕에 탄생했다. 극 중 뽕짝네가 부를 노래가 바닥나 모친한테 하소연했더니 "이거 불러봐" 하고 들려준 노래가 계기였다.

활약한 작품이 나열하기 힘들 만큼 수두룩한 베테랑인데, 그 사실이 무색했다. JTBC 드라마 '인간실격'을 마친 신신애에게 전화를 걸자 "네, 신신애입니다" 하더니 "집이 공사 중이라 시끄럽지요?" 한참 나이 어린 기자에게도 넘치도록 공손해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신신애는 "민자의 세계는 아들로 꽉 차있었다"고 했다. 신신애에게 '인간실격'은 민자 그 자체였다. 남편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뒤 멸시 받고 고생하며 역경 많은 삶 속에서, 아들 하나 보고 버틴 어머니 민자다. 평생을 가슴 아리도록 아들만 사랑했다. 실제로는 비혼인 신신애는 "민자를 보며 배웠다"고 고백했다. 민자를 통해 어머니의 사랑을 절절하게 이해했단 것이다.

신신애의 얘기를 들으며 놀라웠던 건, 작품을 분석하고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자세였다. "대사를 대여섯 번 외웠을 때와 오륙십 번 외웠을 때, 그 맛이 다르다"며 "대사를 백 번을 하니 민자가 됐다"고 했다.

단순히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민자의 세계를 창조하고, 민자뿐 아니라 '인간실격' 모든 캐릭터의 감정을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 신신애가 곧 민자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이 베테랑 배우는 "작가님이 대단하시고, 감독님이 훌륭하시다"고 공을 돌린다. 넷플릭스에서 작품을 계속 만날 수 있단 사실도 강조하며 '인간실격' 애착을 드러낸 신신애다.

"너무 만족스러운 작품이에요. 제 역할도 만족스럽고요. 혹여라도 그럴 일 없겠지만, 만약 저 보고 부정이(전도연) 역할 하라고 해도 전 싫어요. 전 민자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연기하면서 '아, 내가 숨쉬고 살아있네' 싶더라고요. 참으로 '삶이 감사하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때문에 신신애는 '인간실격'을 "시청률로 평가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했다. "요즘은 시청률이 없으면 작품으로 치지도 않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시청률 상관없이 많은 마니아층이 생겼을 정도"라며 '인간실격'을 가리켜 "한 편의 영화를 긴 호흡으로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정의했다.

후배들 칭찬도 아끼질 않았다. 전도연을 '칸의 여왕'이라 칭한 신신애는 그의 연기를 "'역시 전도연 배우다' 싶더라"고 치켜세웠다. 아들 정수 역의 박병은을 두고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연기를 해낸다"며 "진짜 아들처럼 절 깍듯하고 살갑게 대해줬다"고 고마워했다. 강재 역 류준열을 떠올리면서는 "개성 있게 연기를 잘한다"며 특히 "핏이 참 좋더라"고 웃은 신신애다. 또한 "조은지, 양동근 배우들과도 재미있게 촬영했다"며 후배들 이름을 언급하는 걸 빼놓지 않았다.

작품을 대하는 자세는 어떤 신인보다 겸손하고 열정적이었고, 요지경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치 통달한 어른 같았다. '인간실격'에는 "주인공, 조연이 따로 없을 정도로 모든 캐릭터의 개성이 강했고, 나름의 사연이 있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었다"는 신신애는 '세상은 요지경'을 부르듯 '인간실격'의 세상을 살아왔던 것이다.

"꿈을 이루고 성공해서 잘난 사람은 성공한 대로 살면서, 그렇지 못한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살면 좋겠어요. 자기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이루지 못한 대로 다른 일을 하면서 살아 나가야겠죠. 잘난 사람을 미워하고 시기, 질투하면 결국 자신에게 실망하고 분노가 일어나니까요. 비교가 자동적으로 되겠지만 자기 인생 살아가야지 어쩌겠어요. 세상은 공평할 순 없어요. 하지만 역지사지로, 서로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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