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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알고 타면 '기똥차'

전기차 보급이 늘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연료비가 덜 들고, 소음과 진동이 적다는 장점이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주행거리 또한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몰기 위해 별도의 운전면허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는 구조적으로 적잖은 차이가 있다. 전기차를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서는 차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엔진 대신 전기모터, 변속기도 없어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이 동력을 만들지만 전기차는 전기모터가 그 역할을 한다. 엔진과 전기모터는 최대출력이 발생하는 시점도 다르다. 엔진은 회전수(rpm·분당회전수)가 어느 정도 올라가야 최대 토크(쥐어짜는 힘, 회전력)가 나오지만 전기모터는 작동 즉시 최대치가 나온다.

이런 특성 때문에 전기차는 초중반 가속력이 좋다. 전기모터는 동력을 발생시키지만 제동 시에는 발전기로 바뀌어 충전(회생제동)을 통해 주행거리를 늘려주기도 한다.

전기차에는 변속기도 없다. 엔진은 저회전 때 출력과 토크가 낮아 여러 개의 기어가 조합된 변속기가 있어야 시동이 꺼지지 않고 속도에 맞는 힘을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모터는 저속 영역부터 최대 토크가 나와 변속기가 필요치 않다. 다만 전기모터는 1분당 2만회 정도의 고회전을 하기 때문에 회전수를 10분의 1 정도로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개의 기어가 조립된 감속기가 사용된다.

전기차에는 인버터란 부품도 반드시 필요하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으면 인버터가 이에 맞는 전력을 공급해준다. 인버터는 교류인 전기모터가 작동하도록 배터리에 충전된 직류 전기를 교류로 바꿔주는 역할도 한다.

배터리가 연료탱크

전기차의 연료탱크는 배터리다. 이 때문에 배터리 용량과 성능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좌우한다. 배터리 용량을 높이려면 배터리에 들어가는 셀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무작정 셀을 집어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탑재 공간이 한정돼 있고, 중량이 늘어나 에너지 효율을 오히려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배터리 가격이 아직은 고가여서 차량 가격이 높아지는 단점도 있다. 최근에는 배터리 양극재를 개선해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소모되면 연료를 채우듯 충전해야 한다. 휘발유나 경유차는 대략 5분 정도면 탱크를 가득 채울 수 있지만 전기차는 220V로 완속 충전을 하면 완충에 반나절 정도가 걸린다. 속도가 빠른 급속 충전기는 50㎾ 용량이 주로 사용되지만 100㎾, 120㎾급 충전기가 설치된 곳도 있다. 충전기는 용량이 클수록 충전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차량마다 전력을 받아들이는 최대치가 달라 충전기 용량이 크다고 무조건 충전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보통 400V급 배터리에 급속 충전을 하면 완충까지 1시간 정도가 걸린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11월 350㎾급 초고속 충전기 ‘하이차저’를 선보이고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 충전기를 전압이 2배 높은 800V급 배터리에 연결하면 20분 이내로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히터의 따뜻한 바람도 전기로 만든다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을 난방에 사용한다. 냉방도 엔진 동력을 이용해 에어컨 냉매를 압축, 실내 온도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냉난방 모두 배터리 동력을 사용한다. 에어컨도 마찬가지다. 여름이나 겨울에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히터는 열선에 전기에너지를 가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백열등 필라멘트가 달아오르면서 열이 나는 원리와 같다. 냉방은 가정용 에어컨처럼 전기로 컴프레서를 돌려 온도를 낮춘다. 완성차 업체들은 주행거리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냉난방에 소요되는 전기에너지를 최대한 줄이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운전자만 탑승했을 경우 운전석 쪽으로만 바람을 내보내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줄이는 ‘드라이버 온리’ 기능, 배터리 등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폐열)을 이용해 난방에 활용하는 ‘히트 펌프 시스템’ 등이 공조장치가 잡아먹는 전기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기술들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3월 노르웨이자동차연맹이 발표한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 평가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SUV) 코나가 주행거리 편차가 가장 적은 모델로 꼽혔다”며 “고효율 히트 펌프 시스템이 전기에너지를 최대한 줄인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소음’이 필요한 전기차

전기모터는 엔진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매우 적다. 이 때문에 속도가 높아지면 타이어 소음과 풍절음이 내연기관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들린다. 최근 나오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전기차의 강한 초반 가속력에 대응하고 노면 마찰 소음도 줄이기 위해 트레드 패턴을 내연기관차와 달리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르노 전기차 조에에 적용된 미쉐린 타이어 트레드는 일반 내연기관차에 적용되는 패턴과 사뭇 다르다. 외형 디자인도 내연기관차와 차이가 있다. 공기와 부딪치는 차량의 모든 부위에서 소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후드(보닛), 윈드실드(앞유리창), 루프, 트렁크까지 차량의 전체 보디라인을 최대한 유선형으로 다듬는다.

반면 전기차는 저속 운행 때 소음이 거의 없어 보행자 안전을 위해 일부러 주행음을 만든다. 우리나라는 전기차가 시속 20㎞ 이하로 달릴 때 차량의 접근 상태와 속도를 주변 보행자가 알아차릴 수 있게 음압과 주파수로 특정한 소리를 만들도록 규정하고 있다.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