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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역대 최고 판매 기록..아반떼 밀치고 '국민차' 꿰찼다

그랜저가 쾌속 질주 중이다. 지난 3~4월 연속 1만5000대 이상 팔리며, 내수 시장에서 최근 6개월 간 '월별 베스트 셀링 카' 1위를 지켰다. 현대차에 따르면 두 달 연속 1만5000대 이상 팔린 적은 1986년 그랜저 첫 출시 이후 처음이다. 또 올해(1~4월) 누적 판매 대수는 4만8500대로 역시 출시 이후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더 뉴 그랜저 출시이후 판매량 폭증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6세대 그랜저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를 출시한 후 판매량이 폭증했다. 신차가 아닌 업그레이드 에디션이지만, 완전변경 신차를 선보인 4년 전보다 판매 추이는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출시 35년째를 맞은 그랜저는 6세대 신차 출시(2016년 11월) 이듬해인 2017년(13만2080대)에 연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 부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악재 속에서도 그랜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내부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경쟁차인 일본차 판매 64% 감소
그랜저의 질주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출 길이 막히자 내수 시장에 집중하며 신차 할인 등 마케팅에 힘을 쏟았다. 또 '준대형'으로 분류하는 그랜저에 대항할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호재다.

특히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 기존 경쟁자였던 일본 차는 지난해 '보이콧 저팬' 이후 판매량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차 판매량은 지난해 4월보다 64% 감소했다.

그랜저는 코로나19 무풍지대였다. 내수 시장만 치면 코로나로 오히려 기회를 잡았다. 더 뉴 그랜저는 지난해 사전 계약 물량만 2만4000대에 달하는 등 '대기 수요'가 쌓였지만, 코로나19로 수출 차량 생산이 막히자 생산 라인을 내수용으로 돌려 공급을 늘릴 수 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은 울산공장과 달리 한 라인에서 생산한다. 쏘나타 물량이 줄면 그랜저를 늘리는 등 유연하게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아산공장에서 생산된 2만2000대 차량 중 그랜저는 약 1만5000대, 쏘나타는 7000대로 비중은 '2대 1'이었다. 차가 잘 팔리다 보니 그랜저 생산 대수는 코로나19 이전인 1~2월보다 50% 이상 늘었다.


국민차, 아반떼→그랜저급으로
국민소득이 증가하며 소비자가 선호하는 차급이 소형·중형차에서 중형·준대형으로 바뀐 것도 그랜저에 득이다. '국민차'의 기준이 아반떼·쏘나타에서 그랜저 급으로 옮겨간 셈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소비자의 큰 차 선호 현상은 변함이 없다. 소유한 차를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연결짓는 행태가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랜저는 2009년 4세대 그랜저(TG)를 출시하며 "성공한 사람들의 차"를 컨셉트로 내세웠다. 지난해 더 뉴 그랜저 출시 때는 이를 더 부각해 여러 편의 광고를 잇달아 내보냈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 정도는 타야 성공한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 있어 거부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랜저 판매엔 나쁘지 않은 역할을 한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 구매층은 40~50대 남성
그랜저는 누가 샀을까.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올해 국토교통부 신차 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그랜저의 주 구매층은 40~50대 남성이었다. 법인(1만4065대) 판매를 제외한 3만3805대 중 50대 남성은 전체의 26.4%를 차지했으며, 40대 남성(19.6%)과 60대 남성(19.4%)이 뒤를 이었다. 반면 20대 여성은 1%가 되지 않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소득 양극화로 중소형 차를 구매할 수 있는 소비 층은 줄어든 반면 중대형 이상 차를 살 수 있는 층은 늘었다. 그랜저 가격대에 마땅한 차종이 없는 것도 득이 됐다"며 ""광고한 대로 고소득 비즈니스맨, 퇴직 후 개인 사업을 하는 남성들이 선호하는 차가 됐다"고 말했다.

<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