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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시승] 통뼈 픽업, 쉐보레 콜로라도 오프로드 시승기

픽업트럭의 본고장 미국. 최근 미드-사이즈 픽업트럭의 성장세가 남다르다. 오늘 소개할 모델은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인 쉐보레 콜로라도다. 한 해 판매량만 14만 대에 이를 정도. 그동안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쌍용자동차가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콜로라도의 등장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과연 콜로라도는 성공할 수 있을지, 안팎으로 꼼꼼히 살폈다.

오전 7시 30분. 잠실 롯데호텔에 집결한 한국 기자단은 버스에 올라 강원도 횡성으로 향했다. 이날 쉐보레가 준비한 시승코스는 100% 오프로드다. 스키장 슬로프를 개조한 특별 코스에서 콜로라도의 험로주행 실력을 마음껏 느껴보라는 의미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푸른 숲을 배경삼아 루프탑 텐트, 카라반, 서프보드 등으로 한껏 멋을 부린 콜로라도가 우리를 반겼다.

먼저 외모 소개부터. 콜로라도의 체격은 예상보다 우람하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5,415×1,885×1,830㎜.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 10㎜ 더 길다. 반면 너비는 65㎜ 작다. 그래서 국내 도로사정에 더 알맞은 느낌이다. 또한, 휠베이스는 3,258㎜로 48㎜나 넉넉하다. 미국에선 중형 트럭에 속하지만, 한국에선 대형 트럭으로 불러도 손색없겠다.

‘트럭 전문가’다운 터프한 외모도 포인트. 거대한 그릴 끝마디에 네모난 헤드램프를 펼쳤고, 범퍼도 두툼하게 빚었다. 핵심은 옆모습. 렉스턴 스포츠와 달리 캐빈과 적재함이 완벽히 분리된 형태를 지녔다. 가령, 렉스턴 스포츠는 2열 도어가 ‘ㄱ’자 모양으로 꺾이는 등 어색한 부분이 있다. 반면 콜로라도는 휠하우스도 큼직해 보기에도 멋스럽고 비율도 만족스럽다.

실내는 담백하다. 눈을 자극할 화려한 기교나 고급감은 없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운전석에 앉으면 기대 이상 센터콘솔 위치가 높아 화물차보단 평범한 SUV에 오른 기분이 든다. 시원스런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각종 버튼은 가지런히 배열했고, 시트와 스티어링 휠의 조절 범위가 커 자세 맞추기도 좋다. 처음 탄 자동차지만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반면 뒷좌석은 넉넉하진 않다. 키 181㎝의 기자가 앞좌석을 맞추고 뒤에 앉았을 때, 무릎 여유공간은 주먹 1~1.5개 정도. 공간은 아쉽지 않지만 2열 도어 크기가 다소 작다. 그래서 타고 내릴 때 다리를 욱여넣어야 해 조금 수고스럽다. 단, 이를 빼면 픽업트럭 전문가다운 설계가 돋보인다. 가령, 뒷유리 중앙엔 작은 쪽 창문을 마련해 적재함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날 쉐보레는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모델도 함께 선보였다. 프리젠테이션을 맡은 GM 차량성능개발담당 브렌트 딥(Brent Deep)은 “미국에서 픽업트럭은 ‘만능’ 자동차다. 주중엔 통근 용도로 활용하며 주말엔 캠핑을 떠나거나 각종 짐을 싣는 화물 용도로도 쓴다”며 콜로라도의 매력을 어필했다. 특히 견인능력은 무려 3.2t(톤)에 달하는데, 대형 카라반을 물려도 끄떡없다.

렉스턴 스포츠와 지향점이 달라
안팎 디자인 감상을 끝내고 운전대를 잡았다. 이날 시승은 A부터 C까지 총 3개 조로 나뉘어 세 구역으로 나눈 오프로드 코스에서 진행했다. 내가 속한 B조는 먼저 너울처럼 자리한 지형을 통과하는 코스에서 시작했다. 한쪽 바퀴를 인위적으로 뜨게 만들어, 사륜구동 시스템의 탈출 능력뿐 아니라 차체의 비틀림 강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구간이다.

콜로라도의 보닛은 V6 3.6L 가솔린 엔진 한 가지만 품는다.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0㎏‧m를 뿜는다. 브렌트 딥에 따르면, 3.6L 엔진은 쉐보레와 캐딜락 등 주요 모델에 두루 얹는 엔진이지만, 픽업트럭에 걸맞게 성능튜닝을 치렀다. 가령, 저회전에서 토크를 늘려 견인력을 높였고, 짐을 싣지 않았을 땐 연료효율을 높이는 데 신경 썼다.

코스에 진입하자 콜로라도의 험로주파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처럼 스웨이바 분리 기능은 없지만, 휠 트래블 각도가 커 노면에 타이어를 꾹꾹 눌러놓는다. 또한, 한쪽 또는 두 바퀴가 허공에 떠도, 나머지 바퀴로 장애물을 꿀떡 삼킨다. 고요한 6기통 엔진은 풍성한 토크를 잔잔하게 토하며 밀어붙인다. 더욱이 앞바퀴엔 4피스톤 브레이크 캘리퍼를 물렸다.
이날 쉐보레는 차가 비틀리는 정점에서 의도적으로 차를 세웠다. 그 다음 도어와 트렁크 해치를 열고 닫는 시범을 보였다. 가령, 비틀림 강성이 약한 차는 이런 상황에서 도어가 안 열리거나 제대로 닫히지 않는 현상이 있다. 반면 콜로라도는 여닫는 게 무척 쉽다. 돌덩이 같은 차체 강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장기적인 내구성능에도 유리하다.

풀타임과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의 장점을 아우른 점도 매력이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 왼쪽에 자리한 ‘동글이’ 버튼으로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2H와 4H(하이), 4L(로우) 등을 고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륜 오토모드도 자리했다. 즉, 눈길이나 빗길에선 오토모드에 놓고 편하게 달릴 수 있다. 또한, 2H에서 4H로 바꾸는 건 속도와 관계없이 언제든 가능하다. 픽업트럭과 주말 오지캠핑을 꿈꾼다면, 콜로라도를 적극 권할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은 능력은 트레일러 견인이다. 쉐보레는 1.8t 카라반을 준비해 콜로라도 뒤에 이었다. 앞서 설명했듯 콜로라도의 최대 견인능력은 3.2t으로 4인용 이상 대형 카라반 견인도 ‘누워서 떡 먹기’다. 게다가 ‘트레일러 견인’ 버튼도 별도로 마련했다. 덕분에 카라반의 존재를 의식하기 힘들 정도로 손쉽게 이끈다. 압권은 회전반경. 길이 5.4m가 넘는 육중한 체격을 지녔지만, 회전반경이 작아 좁은 골목길 주행이나 유턴도 부담이 없다. 또한,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을 쓰는 렉스턴 스포츠와 달리 전자식 스티어링 R-EPS를 쓴다.

사실 시승 전 콜로라도에 큰 기대를 안 했지만, 이날 행사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300마력이 넘는 넉넉한 출력을 지녔지만, 연간 세금은 2만8,500원에 불과하다. 참고로 비슷한 배기량의 현대 팰리세이드 가솔린의 연간 세금이 약 100만 원에 달하는 점을 미루어볼 때, 연료비는 세금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다. 더욱이 취득세도 차 값의 5%로, 일반 승용 모델보다 낮다. 이날 온로드 주행은 없어 실제 연비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정부공인 복합연비는 8.1~8.3㎞다. 2t 남짓 육중한 체구와 배기량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이다.
콜로라도는 총 3가지 트림으로 나눈다. 가장 기본인 익스트림(2WD)는 3,855만 원, 익스트림 4WD는 4,135만 원, 익스트림-X는 4,265만 원이다.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표다. 과연 콜로라도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또한 위기의 쉐보레를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을 모은다.

<출처 : Daum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