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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로 '한방' 노리는 도요타

전기차 UX300e 연내 출시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며 앞다퉈 최신 전기차를 쏟아내는 가운데, 일본 대표 자동차 기업 도요타는 다소 잠잠하다.

판매 중인 순수 전기차는 중국에 출시한 소형 전기 SUV 한 종뿐이고, 중국 외 글로벌 무대 데뷔작인 UX300e 모델은 올해 중 출시될 전망이다. 도요타는 8일 국내 서비스센터에 전기차 충전망을 구축하겠다고 했는데, 이 역시 테슬라·포르셰 등에 비하면 한참 늦다는 분석이다.

그러면 도요타가 전기차 경쟁에서 도태될까. 업계에선 ‘도요타가 의도적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있을 뿐, 전기차 시대가 완전히 개화하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전기차 기술력과 인프라를 완비해 둔 상태에서, 경쟁자들의 움직임을 보고 맞춰가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느리지만 착실히 간다’는 도요타의 전략이 반전을 만들 수 있을지 들여다봤다.

◇'꿈의 배터리'는 도요타가 가장 앞섰다

겉보기엔 순수 전기차에 관심 없는 듯 보이는 도요타는 실제로는 10년 넘게 전기차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그중에서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全固體) 배터리’다. 현재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로 돼 있어, 열과 충격에 약하고 화재 위험도 있다. 전해액을 고체로 바꾸면 폭발 위험성이 대폭 낮아진다.

배터리 부피가 작아지며 더 많은 배터리를 넣을 수 있어 에너지 용량이 늘어나고, 충전 속도도 빨라진다. 도요타는 작년 말 “현재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하면 10분만 충전해도 500㎞를 달릴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대비 충전 속도가 3배 이상 빠른 것이다.

도요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시작했으며, 2008년부터 상용화를 위한 본격적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가 갖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특허는 1000개가 넘는데, 이는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특허의 40% 정도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 특허를 피해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게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올해 안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제품을 공개하고, 2025년까지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대 교수는 “양산 기술을 갖추기만 한다면 전기차 업계 판도를 뒤집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 계획이 있구나'

도요타가 전고체 배터리를 대량으로 생산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벌기 위해 택한 것이 ‘하이브리드카’라는 분석이다. 도요타는 앞으로 10년은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에 비해 수익성·대중성에서 앞선다고 보고 있다. 기술적으로 완성된 하이브리드차로 꾸준히 수익을 내고, 이를 전기차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가 내장된 ‘차세대 전기차’를 출시하면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한순간에 뺏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장조사 업체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규모는 작년 300만대 수준에서 2025년 850만대, 2030년엔 2600만대로 커질 전망이다. 2025년 이후 시장에 진입하면 시장 성장기와 맞물려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기차 전환에 성공하고, 수익성도 극대화하는 ‘신의 한 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내 부품 업계도 도요타엔 든든한 우군(友軍)이다. 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배터리 관련 사업을 하는 30여 개 회사가 참여하는 ‘전지 공급망 협의회’가 다음 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니켈·리튬 등 배터리 원재료를 조달하고, 배터리 생산·유통망을 구축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협의 기구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도요타 1차 부품 협력 업체 800여 곳 중 300여 곳이 전통 자동차 부품에서 첨단 전장 부품·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신을 마쳤다. 첨단 부품 업체 수는 한국(50여 곳)의 6배 수준이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차량 내 전장 부품 비중이 높아질 것을 미리 예측한 도요타가 협력 업체들의 사업 전환을 지원해왔다”며 “산업 인프라가 갖춰진 만큼 도요타가 마음먹고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면 선두 업체를 금방 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고체(全固體) 배터리

열이나 충격을 받으면 폭발할 수 있는 전해액을 고체(固體)로 바꾼 배터리. 양극·음극·전해질·분리막 등 주요 부품이 모두 고체라서 ‘전고체’ 배터리로 불린다. 폭발 위험성이 낮을뿐더러, 충전 시간이 짧아 대표적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출처 : CHOSUN.com>